라이트 보이 블랙홀 청소년 문고 12
리사 톰슨 지음, 김지선 옮김 / 블랙홀 / 2019년 11월
평점 :
절판


우연한 기회로 읽었던 『골드피쉬 보이」의 작가 리사 톰슨은 자칫 어른들이 간과하기 쉬운 청소년들의 섬세한 마음 상태와 상처, 트라우마를 소재로 기발한 아이디어의 글로 따뜻한 위로와 응원을 전하는 작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신간 『라이트 보이』 역시 부모의 외도와 이혼, 가정폭력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다루면서도 판타지 요소를 포함한 뛰어난 스토리텔링으로 청소년뿐만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깊은 생각을 하게 하는 소설이다. 판타지 요소와 의외성, 스릴 면에서 이전 작품인 『골드피쉬 보이」보다 더 흥미로웠던 것 같다.

휴가여행이라고 하지만 도망치듯 서두르는 엄마의 태도에 휴가여행이 아님을 깨닫는 11살 소년 네이트. 네이트는 교묘하게 네이트를 학대하고 엄마를 조종하는 엄마의 새 남편 게리로부터 도망하는 것이라는 것을 어렴풋이 느낀다. 사람이 살 수 없을 것 같은 외딴 숲 속의 쥐와 닭이 서식하는 더럽고 오래된 집으로 와서 청소를 시작하는 엄마. 할머니 집으로 가고 싶었지만 할머니와 엄마는 서로를 향한 서운함으로 대판 싸운 상태여서 갈 수가 없다. 식료품을 사러 간다던 엄마는 돌아오지 않는다. 네이트를 버려두고 게리에게 돌아간 걸까? 네이트는 비상 식량을 조금씩 먹으며 불안하지만 그럴 리 없다며 애써 엄마를 믿으며 기다린다. 그런 네이트에게 6년이나 잊고 있었던 환상 속의 친구 샘이 나타난다. 그리고 숲 속에서 당돌한 여자아이 키티가 나타나 함께 보물찾기를 하자고 한다. 네이트는 몹시 내키지 않지만 여자아이가 찾아낸 암호들을 하나둘씩 척척 풀어낸다. 하루하루 지나가도 엄마는 오지 않는다. 네이트는 상상 속의 친구들과 대화를 하면서 이겨낸다. 그리고 키티를 구하기 위해 어둠을 두려워하는 트라우마도 부인한다. 자기 자신을 이겨내는 것이다. 그러다가 알게 된 캐티의 정체... 그리고 캐티가 이끌어 준 엄마의 소재. 그리고 엄마와 할머니의 화해와 관계의 회복과 재건. 살짝 눈물이 날 뻔했다.

네이트가 암호를 풀어가는 과정, 키티, 그리고 샘과의 대화. 그리고 마지막까지 엄마는 어디로 간 것일까, 하는 궁금증이 단숨에 책장을 넘기게 했다.

게리와 같이 정말 나쁜 사람들도 있긴 할 것이다. 그러나, 어른도 완벽하지 않은 이상, 네이트의 아빠, 엄마, 할머니처럼 원치 않은 상처를 주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아픔 없이 성장하는 사람은 없겠지만 아이들은 자신만의 치유방법을 찾아내는 용기와 힘이 있는 것 같다. 뉴베리상 수상작인 『안녕, 우주』에서도 깊고 깊은 우물에 빠진 주인공에게 환상의 친구가 나타나 용기를 북돋워주고 우물에서 빠져나온 주인공은 이전과는 다른 용기 있는 아이가 된다. 책 속에서 만난 친구가 상상 속의 친구가 되어줄 수도 있고 애착인형이 친구가 되어줄 수도 있을 수도 있다. 그렇게라도 아이들이 희망을 가지고 컸으면 좋겠다는 간절한 바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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