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농장 클래식 오디세이 9
조지 오웰 지음, 뉴트랜스레이션 옮김 / 다상출판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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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어난 풍자와 날카로운 현실 고발이 백미인 조지 오웰의 오랜 걸작을 이제야 읽어봤다. 학창시절에 읽었더라면 더 좋았겠다는 생각과 동시에 어쩌면 그때는 체제와 세계사를 더 몰랐기 때문에 지금 읽는 것도 의미가 있다는 생각도 든다.

악덕 농장주 존스 씨를 향한 동물들의 반란이 시작됐다. 메이저 영감의 짧지만 강력한 스피치에 의해 동물들은 자신들의 노동의 대가를 착취하는 인간에 대항하여 반란을 일으키고 모든 동물은 평등하다는 사상을 기초로 7가지 계명을 공포한다. 그러나 곧 혁명의 주축인 두 돼지 나폴레옹과 스노볼 중 나폴레옹이 스노볼을 축출하고 전제적인 지도자의 자리를 차지하며 동물 농장은 왜곡되어 간다. 나폴레옹은 점점 자신의 배만 채워가고 공포정치를 시작하면서 동시에 처음 공포했던 계명들의 어구를 조금씩 바꿔가며 자신의 입맛에 맞게 고쳐간다. 이에 반응하는 각 동물들의 모습에서 각 사회계층 인간군상을 엿볼 수 있다.

알다시피 이 동물들은 러시아 혁명기의 러시아의 각계 각층의 사람들을 상징한다. 메이저 영감은 공산주의의 이론적 틀을 확립한 마르크스를, 나폴레옹은 스탈린을 상징한다. 프롤레타리아 계층을 상징하는 말 복서가 너무나 안타까웠다. 그리고 나폴레옹이 점점 타락하여 그들이 대항했던 대상인 사람들과 똑같은, 오히려 악독한 짓을 일삼는 것을 보고 경악했다. 전체주의가 얼마나 공포스러운지 멋진 작품을 통해 실감했다.

그리고 나폴레옹이 그렇게 할 수 있었던 베이스가 된 것은 바로 언론 통제였다는 것에 우리가 살아가는 민주주의 사회에서도 횡행하고 있는 일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래서 그렇게 재벌들이 언론사 하나씩은 갖고 싶어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참 묘하게 문구 하나둘씩 바꾸고 뉘앙스와 어조를 통해 사람들의 기억을 조작하고 말살하고 통제한다는 사실에 경악했다. 우리가 언제나 깨어있지 않으면 동물농장의 수많은 종의 동물들처럼 "그랬었나?"하면서 당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인터넷 시대가 도래하며 언론이 예전처럼 그렇게 좌지우지하지는 못할 것 같은데 여전히 해야 할 말을 하지 않고 하지 말아야 할 말을 하는 언론의 모습은 건재한 것 같다. 무엇이 진실인지 100% 알 수는 없지만 그럼에도 의심해보고 경계하는 자세는 절대적으로 필요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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