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침을 해도 나 혼자 그리고 고양이 한 마리
무레 요코 지음, 장인주 옮김 / 경향BP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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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무레 요코의 작품들을 보면 고양이가 거의 언제나 빠지지 않는 것 같다. 4부작 드라마로 방영되기도 했던 <빵과 수프, 고양이와 함께 하기 좋은 날>, 그림책인 <아저씨 고양이는 줄무늬>, 에세이 <고양이 '비'의 이야기> 등등 제목에서부터 아예 고양이가 등장하기도 한다.



이 작품은 1954년생 소설가 무레 요코가 19년간 함께해 온 고양이 C와의 생활을 숨김없이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에세이이다. 길지 않은 책인데 묵직하여 책장을 들춰보니 빳빳한 화보같은 종이에 컬러로 삽화가 인쇄된 아주 예쁜 책이었다. 그러다 보니 책이 묵직했던 것이다.



고양이가 19세라는 건 사람으로 치면 90대에 해당한다고 한다. 길고양이를 거두어들여 19년간을 동고동락해 온 정든 가족인 것이다. 그리고 언제 닥쳐와도 이상하지 않을 이별을 각오하고 있다고 했다. 내 경우를 생각해 보면 남편과 12년, 큰 아이와 9년, 작은 아이와 4년째 살고 있는데 저자가 고양이와 19년을 함께했다는 것이 새삼 찡하게 느껴진다.



막 감상에 빠져있는 슬픈 글이 아니다. 이 둘의 삶이 여간 재미있는 게 아니다. 이제는 고령묘인, 도도하기 이를 데 없는 여왕님같은 고양이와 모성애를 넘어서 거의 성자와 같은 돌봄을 보여주는 60대 '시녀' 저자의 모습이 얼마나 웃긴지 모른다. 저자의 문학적 상상력이 십 분 발휘된 듯 말 못하는 고양이 마음을 통역하여 서로 대화와 소통을 하고 그걸 말로 기록해놓으니 너무나 웃기다.



건강을 생각하여 혼자 일본의 여자 아이돌 그룹AK848의 아이돌 댄스를 추고 공전의 히트를 친 일본드라마 <도망치는 것은 부끄럽지만 도움이 된다>에 나왔던 호시노 겐의 '사랑'이라는 노래에 맞춰 추는 '사랑 댄스'를 추는 저자와 그걸 지켜보며 '그게 뭐하는 거냐?'라는 눈빛으로 소리를 빼엑 지르는 고양이의 모습은 한 편의 시트콤 이상이다. 사랑스러움의 현신 아라가키 유이가 춘 '사랑 댄스'를 나도 해봤지만 나도 몸치인지라 따라 가는 것조차 쉽지 않았다. 눈으로 보기만 해도 몸이 피곤한데 그걸 따라 출 생각을 하다니 대단하다.



번역되지 않은 저자의 다른 에세이도 읽어봤었는데 독신으로 살아가는 삶이 녹록치는 않은 것 같지만 19년간 동반자였던 고양이와 함께 하며 알콩달콩 살아가는 모습이 소설가라는 프리미엄이 더해져서인지 내게는 참 멋지게 보였다. 마치 여자친구 두 명이 아옹다옹 티격태격하면서도 서로를 아끼며 살아가는 모습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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