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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자 - 상
오타 아이 지음, 김은모 옮김 / 엘릭시르 / 2018년 3월
평점 :
<잊혀진 아이>로 국내에 처음 소개된 일본의 각본가 출신 작가 오타 아이의 책이다. 원래는 <범죄자>를 냄으로써 작가로 데뷔하였다. 상, 하권으로 나뉘어 약 1,200페이지에 육박하는 분량 중 240페이지 정도 티저북으로 나왔다.
작가가 자신의 작품들에 있어, 사건은 새롭게 구성하되 메인 캐릭터는 일정하게 가져가기로 한 것 같다. <잊혀진 아이>에서 사건을 추적하고 해결하는 삼 총사 즉, 왕따 형사 소마, 전직 방송국 직원으로 넉살좋은 흥신소 사장 야리미즈, 야리미즈 밑에서 조수로 일하는 영민하고 총명한 10대 소년 슈지가 이 책에도 나온다. 나온다기보다 이 책에서 어떻게 이 삼 총사가 결성되었는지가 사건과 함께 소개된다. 미번역된 작가의 다른 책 <천상의 갈대 상, 하>까지 보면 이들 셋이 계속 트리오로 사건을 해결하는지 확실히 알 수 있을 것 같다.
훤한 대낮, 역 앞 광장이라는 열린 공간에서 발생한 잔혹한 무차별 살인사건. 네 명이 회를 뜨는 칼 한 방에 즉사하고 한 명이 간신히 목숨을 건진다. 그 한 명이 슈지이다.
사건의 변두리로 밀려나 피해자를 담당하게 된 형사 소마가 유일한 생존자인 슈지를 만나 사건에 대한 설명을 들으며 경찰이 정리하고 있는 방향과는 다르다는 것을 알아챈다. 그것은 즉, 거대한 힘이 사건의 방향키를 잡고 다른 방향으로 틀고 있으며 그것은 슈지의 생명이 위험할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에 오랜 친구인 야리미즈를 찾아와 슈지를 맡긴다. 태연자약, 능글능글 넉살좋은 야리미즈이지만 그는 소마와는 다른 신선한 시각과 매스컴 쪽 인맥을 가지고 있어 사건 해결에 도움이 된다.
그리고 슈지가 병원에 있을 때 슈지의 모습이 방송에 나오지도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병원 로비에서 그에게 바로 다가와 슈지가 마지막 한 명의 피해자이며 앞으로 열흘간 꼭 버티라고 말하고 떠난 무테안경을 쓴 남자.
거물 정치가와 거물 기업가 등 사건에 필요한 모든 캐릭터가 정렬되었다. 무차별 살인사건이 아닌 처음부터 그 광장의 5명을 노린 사건임이 분명하다. 노부인, 상점 주인인 중년 남성, 20대 여성, 30대 주부, 그리고 18세 소년 슈지. 대관절 이 5명은 무슨 공통점이 있어 살인자의 타겟이 되었을까?
이제 본격적으로 사건의 추적이 시작된다. 그런데 여기서 티저북이 끝난다.
울고 싶다. 책 사러 서점으로 달려가야겠다.
역시 소마, 야리미즈, 슈지의 캐릭터가 손에 잡힐 듯 그려지는 매력적인 묘사, 정치, 경제, 언론을 아우르는 비판적 시각, 시종 독자가 눈을 떼지 못하게 하는 흡인력 있는 사건 전개, 이 모든 것이 각본가 출신의 오타 아이 작가의 큰 무기인 것 같다. 정식 출간본 읽고 다시 서평 써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