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불륜을 소재로 한 책이다 이 책을 일고 나서 장수정이라는 작가가 궁금해 찾아보니 지금까지 3권의 책을 집필했는데 수필집 한권과 소설 2권이었다. 근데 소설 2권 모두 불륜에 관한 이야기이다. 불륜이라는 소재는 여러 영화, 소설 등에서 자주 나오는 터라 불편하지만 읽기에 부담이 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 불륜을, 욕정을 정당화하는 주인공에 대해서는 불편했다. 주인공인 한주는 남편을 피해 도망가는 와중에도 하다만 저녁찬거리를 걱정하고 신발을 신지 않고 나온 것에 대해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다가 결국에는 예쁜 슬리퍼를 생각하고 알몸으로 슬리퍼를 신고 도망쳤다면 얼마나 웃겼을까라는 생각을 한다. 주인공의 성격이 희한하다는 생각만 들었다. 하지만 책을 읽어가는 동안 드는 생각이 있었다. 주인공 한주는 모든 행동과 생각에 악의가 없다. 천진난만하다고 해야할까. 본능에 충실하다고 해야할까.하지만 한주도 사람이었다. 결국에는 자살을 하기 위해 빨랫줄을 사서 산으로 올라간다. 하지만 그 산에서 알콜중독자인 구조대장을 만나 죽으려는 마음을 접고 산의 미화원으로 살아가게 된다. 그 곳에서 4계절을 겪으며 계절마다 변해가는 산의 아름다움을 보며 다른 삶을 살아가기로 마음을 먹지만 본성은 변하지 않았고 계속에서 죗값을 치르기를 강요하는 남편으로 인해 힘들어한다. 남편의 말대로 한주는 악마일까. 유일한 친구인 영주의 말대로 죄의식 없은 인간일까. 한주는 남편을 사랑하지 않는 것도, 가정을 파탄시키려는 것도, 딸아이를 버리려는 마음도 없다. 다만 자유로운 영혼이라는 표현밖에 어울리지 않는다. 하지만 자유로운 영혼이라는 말로 그녀를 단정지을 수 있을까. 유년기에 초등학교 선생님이었던 아버지에게 받은 교육은 그녀의 가치관 형성에 도움을 주지 않았던걸까. 남녀간의 정을 통하는 것에서는 자유로운 영혼이고 죽음에 있어서는 법도와 예의를 지켜야한다는 건 도데체 어떤 가치관을 가진 것일까. 주인공 한주는 불륜을 저질렀다. 하지만 죄의식을 느끼지 않는다. 꽤나 특이한 캐릭터이다. 작가는 그러한 캐릭터를 통해 욕망이란 무엇인지 설명하고자 하는 것일까? 책을 읽으면서 고민의 연속이었다. 불륜과 산의 어떠한 연관성이 있는 것일까. 불륜으로 인해 산에 들어온 한주가 그 곳에서 본인의 삶을 바꿔보려는 노력을 하게 된다는 것은 그 산이 한주를 품어주었기에 가능한 것이었을 것이다. 그러고보니 산은 항상 한주의 옆에 조용히 있었다. 산은 다만 한주를 품어주는 존재인걸까.이 글은 컬처블룸을 통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