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에 울다
마루야마 겐지 지음, 한성례 옮김 / 자음과모음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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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마루야마 겐지는 작품을 시작하면서 끝낼때까지

지독할정도로 고립된 생활을 하며 작품에 몰두한다고한다

작품에 정성을 쏟고 몰입을 위해서라고만 생각했는데

"달에 울다"를 읽고 난 후 생각이 조금은 바뀌었다

작가가 직접 고립되어서 몸과 마음으로 느껴지는

외로움과 감정들을 작품속 인물들에게

이입시키기 위한 마루야마 겐지만의 과정일수도있겠다는 생각이다

그림 속의 법사, 하늘에서 내리는 눈, 사과꽃 향기,

백구에게 주인공은 자신의 감정을 이입시키고있다

가장 매력적으로 느껴진 부분은 '시 소설'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접하게되었다는 사실이다

작가의 감정이 이입 된 문체들을 간결하게 정리시켜

한 문장을 읽을때마다 아름다운 화면을 보는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킨다

자칫 지루해질수도있는 변화없는 평범하고 변화없는 일상을 주제로

다루고있지만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이뤄지는 이야기구성이

읽는 속도감을 늦추지 않는데 도움을준다

살아가며 자신이 태어난 곳을 단 한번도 떠나본적 없는

우리의 주인공은 오늘도 사과밭에서 사과꽃향기를 맡으며

내일의 아침을 시작할것이다

변화하는건 하찮은 것이라고 말하는 주인공의 말이

바쁘게 살아가는 나에게 다시한번 내 생각, 내 생활을

뒤돌아 볼 수있게 도와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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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과 개
하세 세이슈 지음, 손예리 옮김 / 창심소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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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과 개"

지진으로 주인을 잃은 개 다몬이 그리워하는 사람을 만나기위해

돌아다니며 만나게 된 사람들과의 이야기를 짧은 단편으로 보여주고있다

'막막한 현실에 좌절하는 사람'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사람'

'연인에게 버림받고 죽음을 앞두고있는 사람'

다몬은 여러가지 이유로 고통과 외로움으로 힘들어하는

사람들을 만나며 그들의 상처를 치유해준다

갑자기 닥친 재앙으로 일자리를 잃어버린 가즈마사

집에는 치매에 걸려 아픈 엄마와 엄마를 간병하는 누나의 모습..

같은 이유는 아니지만 바이러스로 힘들어하는

우리들의 현재 모습이 보이는것같아 왠지 모르게 공감이갔다

치매로 아픈 엄마가 다몬을 보며 예전에 길렀던 개를 떠올리고

오랫만에 활기찬 모습을 보일때에 나도 모르게

전에 키웠던 나의 반려견이 떠오르며

내 옆에서 자리를 지켜주었던 반려견에게

나도 모르게 의지하고 있었던것이라는걸

새삼 깨닫기도했다

가즈마사가 고민할때나 식구들과 산책을 할때 다몬은

그져 옆을 지키며 같이 걸어주기만했을 뿐인데

그 자리를 진심으로 지켜주어서 그들을 마음속으로

가족이 될수있었던것같다

뜨거운 물이 시간이 지나면 식는것처럼

십수년 시간이 흘러 형태를 잃어버린 사랑에

힘들어하는 부부와 다몬은 함께 지내게된다

다몬을 남편과 부인은 서로 다른 이름으로 부른다

그 모습을 보며 같은집에 살아도 의견이 맞지않고 생각이 틀리다면

힘들게 맞추려고 하는것보단 서로가 행복할 수 있게

놓아주는 것이 현명한 선택일 것이라는 생각이들었다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친절한 남편 다이키와 자신에게

좀더 관심을 바라는 부인 사에

그들의 사이에서도 눈빛과 옆에 누워있어주는 것 만으로도

다몬은 많은 위로를 건넨다

자신이 부족한 남편이라는걸 알지만 고치지 못하는

다이키는 노력은 정말하고 고쳐지지 않는다는

변명을 하는것인지가 알고싶었다

그들이 다몬을 진심으로 받아들일수있었던건

우리가 사는 세상속 사람과의 관계에서 받은 상처들을

다몬은 아무런 대가를 바라지않고 진심어린 위로를

보내주었기때문이 아닌가싶다

어떤 말을 건네지 않고 옆에 있어주는 것만으로도

진심이 전해진것이라는 교훈을 사람이 아닌 개를 통해

알려준 "소년과 개"

이 책을 읽은 독자들이라면 세상에 모든 개들이 사랑스러운 존재로

보이게 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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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의 수법 - 살인곰 서점의 사건파일 하무라 아키라 시리즈
와카타케 나나미 지음, 문승준 옮김 / 내친구의서재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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꼼꼼한 디테일이 매력적인 와카타케 나나미의

새로운 신작 "이별의 수법"이 발행되었다

추리소설이지만 유머코드도 적절히 들어가

읽기 지루하지 않으면서도 가볍지 않은 주제들로

사회문제를 적절히 다뤄주는 작가의 능력이

돋보일거란 생각에 기대가되었다

우리의 주인공 '하무라' 탐정은 예전에는

하세가와 탐정 사무소에서 일했었지만 탐정 사무소가

문을 닫고난 후, 현재는 살인곰 서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근근히 지내고 있는 형편이다

그녀가 다시 탐정일을 하게되는 계기는 우연한

사건으로 시작된다

한 노인이 죽고 그 노인의 집에 모아두었던 고서들을

찾으러 갔다가 그 집이 무너지면서 그녀가

백골사체에 부딪히게된다

이 사고로 병원에 입원을 하게 된 하무라에게

찾아온 경찰들에게 놀라운 추리력으로 백골의 정체와

함께 범인까지 밝혀내는 능력을 보여준다

시간이 오래 지났지만 탐정의 추리력은 없어지지

않는 걸 보여주는 우리의 주인공이 멋져보였다

하지만 아직 놀라기에는 이르다

그녀의 추리를 눈여겨 보던 '후부키'라는 여인이

사건을 의뢰하게되고 탐정일도 시작할 생각이었고

병원비도 필요했던 하무라는 의뢰를 받아들인다

사건은 20년전에 실종 된 후부키의 딸을 찾아 달라는

것이었다

후부키는 과거에 화려한 인기를 누리던 여배우였지만

현재는 살 날이 얼마남지않은 말기암 환자이다

20년 전 그녀는 거물 정치인과 염문설이 돌게되고

그녀의 딸아이인 '시오리'의 생부가 누구인지 메스컴은

멋대로 기사를 써대며 그녀를 괴롭힌다

그러던 중 딸아이가 실종되었고 그때 찾지못한 딸을

죽기전에 보고싶어 찾으려하는 후부키

사건을 추적하며 그 때 시오리 사건을 맡았던 탐정을

찾아가는데 그 탐정은 20년전에 실종이 되었고

시오리의 이모할머니, 집에서 일하던 가정부도 모두

실종 상태라는 것을 알게된다

사건을 파헤칠때마다 하무라에게는 더 이상 이사건에

관여하지 말라는 협박을 받기도한다

사건이 일어난지 너무 오래되서 시간적 공백도 길어

증거수집이 어려웠지만 탐정 하무라는 차근차근 증거들을

모아나가고 새로운 인물을 만나며 배신을 당하기도하고

무서운 협박에 시달리기도한다

여자탐정이라 수사가 더욱 꼼꼼히 진행된 부분도 있어서

이번 시리즈'이별의 수법'은 지루한 느낌이 많이들었다

필요없는 인물들의 등장이 많았던게 책의 늘어짐에

보탬이 된 듯하다

디테일 한 추리를 좋아하는 분들께 추천드리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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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멈춘 방 - 유품정리인이 미니어처로 전하는 삶의 마지막 이야기들
고지마 미유 지음, 정문주 옮김, 가토 하지메 사진 / 더숲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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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나와 다른 직업을 가지고있는 사람을 만나서

그들과 대화하며 모르고있던 이야기들을 듣는걸

좋아하는편이다

'유품정리인'이라는 처음 들어보는 직업을 가진

작가분의 실제 이야기를 담고있다는 점이 흥미가생겨

"시간이 멈춘 방" 이란 책을 읽게되었다

제목은 죽음을 다루고 있어서 무섭게 느껴져야하는데

무섭기보다 슬프다는 생각이들었다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죽음이지만 혼자 맞이해야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외로웠을지를 제목에서

느낄 수 있었다

책 속에 글은 담백하게 내용만 말해주고있고

작가분이 고독사의 현장을 미니어처로 직접 만든

사진이 많이 실려있다

처음 한장 두장의 사진들을 볼때는 '죽음의 현장' 이라는

생각이 전부였는데 뒤로 갈수록 내용과 사진이

점점 충격적으로 다가와서 사진을 여러번

살펴보며 읽게되었다

"죽기 전에 나한테 준다고 한 거야!

고인은 어떤 약속을 했을까?

그는 정말 친구였을까?"

작가가 고인의 유품정리를 할때 생기는

에피소드 중 하나이다

고인의 집 앞을 어슬렁거리다 돈이 될 만한

물건이나 자신이 쓰고 싶은 물건을 가져간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루고있다

고인은 말이 없으니 진실을 알 수 없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사람이 저렇게 뻔뻔한 모습을 보일수

있는지 가슴이 먹먹해진다

"먼저 죽어 미안해

슬프게 해서 미안해

폐 끼쳐서 미안해"

자살로 생을 마감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도

다루고있다

자신의 물건을 잘 정돈하고 냉장고도 비워놓고

자신의 체액때문에 바닥이 더러워질까 바닥에

방수포를 깔아 놓은 경우도 있었다고한다

그들이 자살을 택한건 이유가있겠지만

남아있는 가족들을 생각한다면 죽음을 준비할

기운으로 다시한번 삶을 살아보려고 노력

할 수는 없었을까하는 안타까운 생각도든다

우리나라도 고독사가 점점 늘고있어 이제는

남의일이라고 지나치며 무관심으로 넘길수있는

주제가 아니다

고독사로 생을 마감하는 사람이 특별한 누군가가

아니라는것을 다시한번 생각해보고 서로간의

의사소통이 단절 될 때 누구에게라도 생길 수 있는

문제라는 걸 인식하고있어야 할 것이다

우리가 다시한번 생각하고 늦기전에 서로에게

관심을 주면 책속에 나오는 이야기처럼

가슴아픈 죽음을 맞이하는 일은 없을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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