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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사람은 거짓말쟁이
알베르토 망구엘 지음, 조명애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11년 8월
평점 :
절판
박학다식한 에세이스트 알베르토 망구웰은 <독서의 역사>, <독서일기>를 통해 알려져 있지만 소설은 처음이다. 대부분이 아는 사실이지만 그는 서점에서 점원으로 일하다가 후르헤스 루이스 보르헤스를 운명적으로 만났고, 시력을 잃어가는 그에게 책을 읽어준 일화가 내게는 무엇보다 감동적이어서 그에게 호감이 갈수 밖에 없었다.
이런 그들의 만남은 망구웰에게 있어 독서의 탐구와 문학적 영감을 가져다 준것으로 알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마치 보르헤스와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를 혼합해 놓은듯한 몽환적이면서 환상적인 느낌을 받았다.
첫장부터 흥미진진한 소재로 어느날 아르헨티나 출신의 작가가 마드리드의 아파트에서 투신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이러한 사건 발생이후 그의 삶과 죽음에 대한 진실을 밝히고자 기자인 테라디요스가 생전에 알레한드로 베빌라쿠아를 알고 있던 네명의 진술을 통해 어디까지가 진실이고 거짓인지 알게 된다.
특히 이 책의 전개방식, 인터뷰, 편지, 망자의 꿈, 그리고 테라디요스 자신의 느낌을 정리하여 들려주는 방식이 나로써는 상당히 흥미롭게 보였다. 좀 과장되게 말하면 그 어떤 추리소설보다 흡인력있게 빠져들게 한다. 물론 누가 범인인지 원인제공자인지 밝혀내는것이 이 책의 의도는 아니지만 말하는 자의 입장에서 때론 진실이 거짓이 되고 거짓이 진실이 된다는 것을 알수 있었다.
옮긴이의 말을 인용하자면 '거짓말'은 '사실이 아닌 것을 사실인 것처럼 꾸며대어 하는 말'이라는 사전적의미보다는, 각자가 저마다의 관점에서 파악한 '부분적 진실'이라는 의미이다.
네명의 화자의 주관에 따라 인식하고 그들이 말하는 진실은 절대적 진실일수 없으며, 그걸 거짓말을 하는 모두는 '거짓말쟁이'일 수 밖에 없다는 메시지를 던진다.
요즘처럼 정치권에서 사회여러 전반에 걸쳐 자신의 입장에서의 그들이 진실이라고 생각하는 이념들은 상대방의 입장에서는 거짓일수 있다는 것을 인지게 될 것이다.
첫장의 몽테뉴의 수상록에서 인용하였듯이 "이 산맥 이쪽에서만 진실이고 그너머 세상에서느 거짓말인 것이 어떻게 진실이란 말인가?" 처럼 절대적 진실도, 절대적 거짓말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거짓과 진실의 양면성을 이야기해 주고 있다.
<책속밑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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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인생드라마가 그 긴 세월에 걸쳐서 한장면 한장면 모든 인물들을 되새기게 하는 한정된 수의 출연진마으로 그려질수 있다는 것은 참으로 기묘한 일이요.(82)
밀물처럼 밀려오는 하찮은 의무들, 따분한 약속들, 좌절된 소명들이 없다면 삶이란 무엇이겠는가!.(117)
글을 쓴다는 것은 침묵의 , 말을 하지 않는 것의 한 형태이지. 말들이 날아가 버리는 것을 막고, 페이지 위에서 뿌리내리도록 하는 한 방식이지. 큰소리로 발설되지 않는 것을 가지고 하는 , 행간에서 우리를 괴롭히는 글자들의 그림자를 가지고 하는 협박의 한 유형이지.(183)
나는 사랑을 번역에 비교합니다. 나 전체가 다른 어어로 쓰여져서, 이제는 예전에 처음으로 글자를 배웠을 때처럼 지금부터 배워야만 하는 그녀의 언어로 읽히게 되는것.(216)
우리는 모든 것에 익숙해지지. 우리는 절망에 빠진 다른 사람을 보는 것에, 눈물에, 비명에, 자해에, 구토에, 피에, 마치 색분필로 그림을 그리듯 다른 사람의 고통을 마음 속에 그려보는 것에 익숙해지지. 시간이 흐르면 우리는 잊오버려. 아니면 잊어버린 척해. 시간이 상처를 치유해 준다는 진부한 믿음은 잘못된 거야. 우리가 상처들에 익숙해지는 것일뿐, 그것은 같은 것이 아니지.(308~311)
항상 돌들의 보이지 않는 면을 쳐다보아라. 거기에서는 그 단단한 것이 흙과 이끼와 벌레들에게 자리를 내어준다.(3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