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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장에 갇힌 새가 왜 노래하는지 나는 아네
마야 안젤루 지음, 김욱동 옮김 / 문예출판사 / 2009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마야 안젤루 지음/ 김욱동 옮김/ 문예출판사
남부의 흑인 여자아이에게 성장한다는 것이 고통스러운 일이라면, 추방당한 느낌을 의식한다는 것은 목구멍을 위협하는 면도날에 슬어있는 녹이다. 그것은 불필요한 모욕이다.(13)
이 책을 읽기전 조라 닐 허스턴의 <그들의 눈은 신을 보고 있었다>를 읽고 나서 흑인 여성의 문학에 관심을 갖게되었다.
현재까지도 미국뿐만 아니라 유럽에서도 흑인에 대한 차별은 눈에 띄지는 않지만 근본적으로 사라지지 않았음을 알수 있다.
마야 안젤루는 미국에서 영향력 있는 흑인 여성이며, 소설가이자 시인 극작가, < 포기와 베스>에 배역을 맡기도 했으며, <뿌리>에 영화 출연하기도 하는등 다양한 분야에서 가히 르네성스적인 인물로 평가받는다.
안젤루는 당시의 배경으로 볼때 흑인이면서 여성인 불리한 조건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처지에 대해 좌절하지 않고 자신의 삶을 이어나갔다.
이 책은 안젤루 자신의 이야기를 거의 사실적으로 진솔하게 엮은 그녀의 자전적 소설이자 성장소설이다.
많은 작가들의 자전적 소설을 읽어 보았지만 안젤루처럼 자신의 이야기를 그대로 적나라하게 소설에 담은 것은 처음이다.
사실 여성으로서 자신의 감추고 싶은 고통스런 아픔까지도 너무 솔직하게 고백하고 있어 독자로서 조금은 당황스럽기까지 했다.
하지만 안젤루는 보다 다른 것을 보여주고자 했다. 그녀의 고통스런 성장과정과 아픔이 자신의 삶에만 국한하는 것이 아닌 다른 누구에게도 잇을수 있다는 것을 보여 주고자 했다.
무엇보다도 그녀 주변 인물들의 도움도 그녀가 성장하는데 많은 영향을 끼쳤다고 본다. 어린시절 할머니의 흔들리지 않는 용감성, 어머니의 긍정적인 지지와 도전정신, 그리고 마야가 어려울때마다 늘 기대었던 오빠 베일리, 무엇보다 마야가 문학의 길로 인도하는 인물인 플라워즈 부인 등 그녀의 주변에는 이런 인물들이 존재했기에 오늘의 마야가 되지 않았을까 한다.
이 책의 제목에서 나는 얼마간의 암시를 받았는데 시인 폴 로렌스 던바가 쓴 <동정>이라는 작품에서 따왔다.
새장에 갇힌 새가 왜 노래를 부르는지 그것은 기쁨이나 환희의 축가가 아니라 자유롭고 싶은 이유라는 것을 말이다.
고통받고 상처받은 사람들은 어떤 방법으로든 그것을 표현하고자 한다 그것은 자신을 짓누르고 있는 것에서 자유롭기 위해서이다.
어떤 작가도 너무도 행복에 겨운 작가는 글을 쓸수 없을 것이다. 고통과 슬픔, 좌절을 겪에 보지 않고 글을 쓸수는 없을 것이다.
책을 다 읽고 나자 마야의 노래가 가슴저리게 들려왔다. 자유롭게 하늘을 훨훨 날고 싶다며
<본문 속 밑줄>
백인들은 우리를 정말로 미워하는게 아냐. 그들은 우리를 잘 알지 못하거든. 그러면서 어떻게 우리를 미워할 수 있겠니? 대부분은 겁을 내고 있는거야.(260)
누런 황토빛 낮은 하늘을 쓸어내리며 마침내 비가 오면 자연현상을 지배할 수 없는 우리는 결국 안도감을 느끼게 된다. 세상의 종말을 목격하는 것 같은 신비에 가까운 느낌도 결국에는 빗방을이라는 현실적인 것들에 굴복하고 만다.(340)
젊음의 무지라는 팽팽한 곡예사의 밧줄위에 홀로 남아 있는 것은 곧, 완전한 자유라는 극도의 아름다움과 영원한 망설임이라는 위협을 동시에 경헙하는 것이다. 성숙이라는 우월한 세력과 끝없이 전쟁을 벌이는 것보다는 차라리 죽어서 싸움을 피하는 쪽이 더 쉽다.(355)
어머니는 자신의 인생비결이 '최고를 바라면서 최악에 대비하는 것'이고 , 따라서 그 중간에 해당하는 어떤 일이 발생해도 그렇게 놀라지 않는다고 언제나 알하곤 했다.(359)
"봐라. 옳은 일을 할때는 생각할 필요가 없는 거야. 만약 네가 하려는 일이 옳은 일이라면 생각하지 않고서도 저절로 하게 된단다." (3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