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도를 기다리다
코이께 마사요 지음, 한성례 옮김 / 창비 / 2010년 10월
평점 :
절판


- 한성례 옮김 

 

<타따도>, <파도를 기다리며>, <45자>, <언덕무리> 4편의 소설집이다 그중 타타도는 카와바타 야스나리문학상 수상작이다.

마사요의 소설에서는 무언가 잃어버린, 사라져 가는 것에 대한 것을 담담히 이야기하고 있다. 오히려 그런 담담함이 더 서글프고 서늘하게 다가오는 느낌을 가져다 준다.

내 개인적으로는 <파도를 기다리며>가 가장 인상적이었다

 

<밑줄>

1 타따도

 

자신의 얼굴이 마치 낡아빠졌지만 내다버리지는 못하는 가방같다고 생각했다. 활짝 열어보면 내장도 아무것도 없는 빈가방. 오싹했다,(10)

 

대부분의 인간들은 늘 서두르죠. 하지만 그건 핑계일 뿐이죠, 세상에는 그렇게 서둘러서 갈 곳이 어디에도 없으니까요.(19)

 

2. 파도를 기다리며

 

어쟀든 여자는 폐경이 지나도 계속 살아가니까...... 슬픈것도 아니고 기쁜 것도 아니었지. 내가 곡 무거운 짐짝 같아서, 끌고 다니기가 고됐지. 지금은 자유로워. 바다위를 둥둥 떠다니는 것 같아.(74)

 

나는 누구일까? 해변에 오면 알수 없게 된다. 알든 모르든 상관없게 된다. 나는 멀지 않은 언젠가는 죽는다, 해변에 오면 그걸 알수 있다.(76)

 

파도가 빠져나갈 때면 발 주위에 있는 모래가 쓸려나가 마치 자신이 빠르게 뒤로 물러나는 것 같은 착각이 든다. 무언가 크고 터무니없는 힘에 의해 자신이 이 세상에서 억지로 끌려나가는 것 같다.(85)

 

인간은 항상 속으로는 모순된 것을 기대한다. 소중한 사람이 변함없이 그 자리에 있어주는것, 그리고 그 사람이 사라져 주는것.(94)

 

 거울이 없는 해변을 지나면서도 어딘가에서자신을 무섭도록 사실적으로 비추는 커다란 거울이 있는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여름해변은 왜 이처럼 잔혹한 것일까? 자신의 계절은 벌써 끝나버렸다는 것을 안다.(108)

 

3. 45자

 

가끔 살다보면 이 세상 밖으로 밀려나가는 느낌이 들때가 있지 않아?

특별히 나쁜짓을 해서 밀려나가는 게 아니라, 그저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는것 같은 기분 말이야. 그럴 때면 난 보결이 되는 것 같아.(169)

 

4. 언덕무리

 

다발처럼 묶여 있던 것들이 요즘은 하나둘씩 풀어져서 따로따로 흩어져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시간에 대한 관념도 그중 하나다. 묶여 있음으로써 나 자신을 지켜왔지만 흩어져 있다 해도 나는 나일 뿐이다.(174)

 

도움이 되지 않는 인간이 세상에 필요 없다는 예기는 아니다. 도움이 되지 않는 인간이 어쩌면 더 귀중하고 고귀한 존재인지도 모른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아무것도 할수 없고, 단지 그곳에 있는 것만으로 충분한 사람(1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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