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아우라 ㅣ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29
카를로스 푸엔테스 지음, 송상기 옮김 / 민음사 / 2009년 11월
평점 :
· 카를로스 푸엔테스(1928년 파나마시티 출생)
· 작품 : 의지와 운명, 디아나, 고독한 사냥꾼 등
· 옮긴이 : 송상기
· 출판사 : 민음사(1판 2쇄 2010.7.19), 106쪽
보르헤스의 책을 읽다가 알게된 푸엔테스의 환상문학중 하나를 읽어보았다.
"이 세상에 아비 없는 책, 고아인 책이 있는가? 어떤 책의 후손 아닌 책이?
인류의 문학적 상상력이 이룬 거대한 가계도에서 벗어난 단 한 페이지라도 있는가?
전통이 없는 창조가 가당키나 한 일인가?" 라는 작가가 말처럼 이야기의 재탄생, 새로운 창조가 되어 문학은 계속되는 것이다. 이 책을 읽어가다보니 주인공들과 챨스 디킨스의 <위대한 유산>의 주인공들이 오버랩되었다.
미스햐비샴과 콘슈엘로부인, 스텔라와 아우라 , 핍과 몬테로 등의 관계가 구조적으로 아주 유사하다.
그런 나의 추측이 전혀 터무니 없는 것이 아님을 알게된건 뒷장에서 작가가 "나 자신을 읽고 쓰기에 관하여" 라는 장에서다.
'아우라' 는 실체적 존재가 아니라 '가벼운 바람' 환영이자 제식을 행하는 대리인이다. 또한 예술작품이 지니는 범접할 수 없고 일회적인 신비한 분위기라는 의미를 갖는다.
산업사회가 되면서 예술이 기계를 통해 복제되기 시작하면서 아우라를 상실해 가는 것을 푸엔테스는 아우라의 의미를 육화시켰다.
이 책은 고딕소설(공포와 로맨스를 조합한 문학)의 계보에 속하는 장르에 해당되기도 한다.
짧으면서도 아주 독특한 색다른 느낌을 주는 책이다.
<밑줄>
사람들은 자신이 외롭길 원하지요. 신성함에 다다르기 위해 고독이 필요하다면서 말이지요, 고독속에 있을때 유혹이 가장 강력하다는 것을 모르면서 하는 말이에요(39)
이 알수 없는 우수, 횡격막을 누르는 압박감, 네 상상의 나래를 옭아매는 까닭모를 슬픔을 꿈속에서 온전히 느끼지.(51)
너는 이제 다시 시계를 보지 않을 거야. 그 쓸모없는 물건은 인간의 허영심에 맞게 조정되어 거짓시간을 재고, 지겹도록 긴 시간을 표시하는 바늘들로 진정한 시간, 즉 모욕적이고 치명적으로 흘러서 그 어떤 시계로도 잴수 없는 시간을 속이는 것에 불과해(59)
밤이야. 저 높은 유리창 너머로 먹구름이 속력을 내며 지나가. 구름은 자신을 증발시키려 하고 창백하게 웃는 달이 둥근 얼굴로 홀리는 불투명한 빛을 찢어 버려. 하지만 어두운 수증기가 내뿜는 빛이 약해지기 전에 달은 스스로를 드러낼거야.(59)
어제는 사라졌고 내일은 오지 않는다. 오늘은 끝이 없이 달아난다. 나는 나였고 나일 것이며 피곤한 채로 나는 남아 있다.(81)-케베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