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테의 이탈리아 기행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지음, 박영구 옮김 / 푸른숲 / 1998년 4월
평점 :
품절


 

▷ 괴테(1749~1832)지음/박영구 옮김

▷ 펴낸곳 : 도서출판 푸른숲(8쇄 1998.6.5), 702쪽 

 

작년 이맘때 이탈리아 여행을 떠나기전 초입부만 읽고 일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완독을 했다.

다 읽고 가지 못한 아쉬움도 있었지만 괴테가 이탈리아 여행에서 보고 느낀 것에 대한 것들을 나의 그것과 비교해 보는 것도 흥미가 있을것 같았다.

그래서인지 이탈리아 여행에서 비록 단체여행이었지만 모두들 우루루 사진찍을때 만큼은 철저히 나호자만의 감상을 즐길수 있었다. 가령 종탑의 종소리를 들을때의 시대를 거슬러 올라가는 듯한 그 환각적인 느낌과 길위의 포도에 울리는 공허한 발자국소리, 바람에 흔들리는 사이프러스 나무, 페허가 되어버린 황폐한 집들에 눈길을 주었다.

무엇보다 이 책은 단순한 여행안내서나 지침서가 아닌 괴테의 생각과 삶의 일부분이 담긴 자서전적인 일기형식이어서 더욱 나의 관심을 끌수밖에 없었다.

몇몇 여행에세이들을 보면 짧은 기간동안 여행에서 마치 모든 것을 다 아는 것처럼 경솔하게 그나라의 문명을 경멸하는 투의 글을 읽을때면 조금 화가 치밀곤 한다.

그 어떤 나라도 심지어 우리가 생각하는 문명의 혜택을 받지 못한 나라라고 해도 그들의 전통과 관습을 무시해서는 안되는 것이며 오히려 겸손한 마음으로 존중해 주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괴테가 37세 때인 1786년 자신의 생일날에  축하파티장소를 몰래 빠져나오면서 이탈리아로의 여행을 시작한다. 그는 1년9개월동안 자신의 신분을 숨기고 마치 완전한 이방인이 되어 오랫동안 갈망해 왔던 고독을 충분히 누리는 그 모습에서 더욱 흥미를 끌었다.

나 또한 그런 경험을 해보고 싶어서 가끔 혼자서 여행을 꿈꾸곤 한다. 사람들은 어떻게 혼자서 여행을 가는지, 심심하지 않냐고 묻곤한다. 그러나 말할수 없는 그 어떤 진한 고독을 느껴보기엔 그보다 더 좋은 것을 없다고 생각한다. 인간이란 누구나 외롭다 하면서도 고독을 다소간 즐기고 있기 때문이다.

괴테는 이탈리아 여행을 대부분 도보로 다니면서 끊임없이 탐구하고 관찰하면서 나름대로의 견문을 넓혀갔다. 그가 관심을 가지는 것은 너무도 다양해서 나같은 사람은 감히 꿈도 꿀수 없는 깊이있는 여행을 보여주었다.

괴테는 문학외에도 건축, 미술, 식물학 등 폭넓은 예술가적인 기질과 관심을 가지고 있어 그토록 훌륭한 작품을 쓸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밑줄>

 

내가 이처럼 놀라운 여행을 하는 목적은 나 자신을 기만하려는 것이 아니라 내가 보는 대상들에 비추어 나를 재발견하자는 것이다.(69)

 

내가 그토록 오랫동안 갈망해왔던 고독을 이제야 충분히 누릴수 있게 되었다. 아무도 모르는 완전한 이방인이 되어 군중속을 헤치고 돌아다닐 때보다 더 진한 고독이 느껴지는 곳은 어디에도 없기 때문이다.(94)

 

부분적으로는 속속들이 알고 있는 것을 실제로 눈앞에서 전체적으로 바라보는 순간, 바로 거기서 새로운 삶이 시작되는 것이다.(162)

 

콜로세움을 한번 보고 나면 다른 것은 모드 자그마하게 보인다. 콜로세움은 너무 커서 그 광경을 마음에 모두 담을수가 없다.(183)

 

세계의 전 역사가 이 도시와 연관되어 있는 로마땅을 밟게 된 그날이랴말로 나의 제2의 탄생일이자 나의 진정한 삶이 다시 시작된 날이라고 생각한다.(196) 

 

길을 떠날때는 언제나 과거의 모든 이별과 미래의 마지막 이별이 무의식적으로 머릿속에 떠오르는 법이다. 살아가기 위해서 우리는 너무 많은 준비를 한다는 말이 더욱 절실하게 마음에 와닿는다.(240)

 

사람은 언제나 본연의 모습으로 되돌아 갈때에 감각적이며 도덕적인 모든 인상이 가장 강렬해진다는 사실이 입증된 것이다.(333)

 

예술이란 얼마나 넓고 영원한 것이며, 세계는 얼마나 무한한 것인가? 그럼에도 우리들은 단지 유한한 것에만 매달려 있다. 근본적으로 예술가 자신말고는 아무도 예술의 어려움을 이해하지 못한다.(521)

 

큰 이별에는 언제나 광기의 싹이 배태되어 있는 법이기에, 우리는 그것을 신중히 배태하여 우리의 것이 되도록 해야한다.(659)

 

고귀하고 아름다운 것에 대한 인상은, 그것이 아무리 유익한 것이라 할지라도 우리를 불안하게 만든다.(680)

 

고귀한 것은 모두 고귀함과 동시에 독특한 인상을 보여준다. 이것은 내 흥분된 마음 속에 심오하고 숭고한 감정을 불러 일으켜 영웅적이고 비가적인 정취를 맛보게 했다.(6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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