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비 딕
허먼 멜빌 지음, 김석희 옮김 / 작가정신 / 2011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수많은 날들을 모비딕을 잡기 위한 격렬하고 슬프고 고독한 긴 항해가 끝났다.

안개에 가리워져 보이지 않는 공포와 외경심을 불러 일으키는 거대한 어떤 대상을 향해 두려움을 느끼면서도 맞서는 애이해브선장과 선원들의 처절함이 너무도 잘 나타나 있다.

보르헤스가 추천하기도 했던 <모비딕>은 <리어왕>, <폭풍의 언덕>에 이은 영문학 3대비극의 하나로 어릴적 동화로 읽은후 완역본으로 나왔다는 소식을 듣고 다시 읽게 되었다.

올해초 이책을 읽기 시작해서 지난 달에야 완독을 했는데 분량도 방대하지만 대서사적인 내용과 고래와 해양에 관한 백과사전적 지식, 인간과 삶에 대한 깊은 철학적 통찰을 담고 있다.

이렇게 내 마음을 송두리째 삼킨 책이라서 아직까지도 그 여운에서 빠져 나오는 데는 아마도 저 깊은 심연에서 올라오는 정도의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독자는 정말이지 좋은 책과의 조우에서 진정한 행복을 느낀다는 것을 다시한번 실감케 한 책이다.

책 속 인물들중 에이헤브선장은 카리스마적이면서도 폭군적인 성격인  그는 그 이면에 고독하면서도 쓸쓸한 어떤 모습을 갖고 있기에 더 관심을 갖게 만든다.

또 한 사람은 주인공 이슈메일의 친구인 퀴케그 야만인 임에도 어떤 설명할수 없는 매력과 신뢰감을 갖게해서 그에 대한 깊은 우정을 느끼게 되었다.

 

<밑줄>

실컷 웃는 것은 아주 좋은 일이다. 보기 물게 좋은 일이다. 그래서 더욱 유감이다. 어떤 사람이 자신을 유쾌한 웃음거리로 제공한다면, 그 사람이 부끄러워서 꽁무니를 빼지 않고 기꺼이 자신을 웃음거리로 삼고 남의 웃음거리가 되게 해 주어라 자신에 대해 실컷 웃을 거리를 갖고 있는 사람에게는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많은 것이 들어 있을게 분명하다.(63)

 

모든 고통의 우현 쪽에는 확실한 기쁨이 있습니다. 고통의 바닥이 깊은 것보다도 그 기쁨의 꼭대기가 더 높습니다. 기쁨은 이 지상의 거만한 신들과 선장들을 거역하고 그 자신의 확고한 자아를 내세우는 자에게 있습니다.(86)

 

그(퀴케그)는 야만인이었고 얼굴은 보기 흉하게 손상되어 있었지만 그의 표정에는 결코 불쾌하다고 할 수 없는 무언가가 있었다.

사람은 영혼을 감출수 없다. 괴상하고 무시무시한 문신에도 불구하고, 그 속에서 순박하고 정직한 마음의 그림자가 보이는 것 같았고, 크고 깊은 눈 , 불타는  듯한 검고 대담한 눈 속에는 수많은 악귀와도 맞설수 있는 기백이 드러나 있는것 같았다. 그 이교도의 태도에는 어딘지 모르게 고결한 데가 있었고, 그의 거친 무례함조차 그 고결함을 손상시키지는 못했다. 그는 지금껏 누구에게도 굽실거리거나 빚을 진 적이 없는 사람처럼 보였다.(87) 

 

세상에서 가장 위험하고 긴 항해가 끝나면 , 두번째 항해가 시작된다. 두번째가 끝나면 세번째가 시작되고, 그렇게 영원히 계속된다.그렇게 끝없이 이어지는 것, 그것이 바로 견딜수 없는 세상의 노고인 것이다.(99)

 

잘 웃는 나쁜 선장보다는 침울하지만 좋은 선장과 항해하는 편이 나아. 에이헤브는 고통에 시달려 망가졌을지는 몰라도 나름대로 인간미가 있는 사람이라네(123)

 

자네는 좀더 낮은 층을 볼 필요가 있어. 눈에 보이는 것은 모두 판지로 만든 가면일 뿐이야. 하지만 특히 의심할 여지가 없는 진정한 행위를 하는 경우에는 , 그 엉터리 같은 가면 뒤에서 뭔가 이성으로는 알지 못하는, 그러나 합리적인 무엇이 얼굴을 내미는 법이야, 공격하려면 우선 그 가면을 뚫어야 해(217)

 

내면에 슬픔보다 기쁨을 더 많이 가진 인간은 진실할 수 없다. 진실하지 않거나 아직 인간이 다 되지 않았거나 둘중 하나다.(512)

 

불행과 god복사이에는 불평등이 존재하는 rjt같다. 지상 최고의 행복도 그 속에 무의미한 찌꺼기를 감추고 있지만, 모든 슬픔의 밑바닥에는 신비로운 의미가 숨어 있고, 어떤 사람에게는 대천사같은 장려함이 깃들어 있는 경우도 있다.(555)

 

큰 바보는 항상 작은 바보를 나무라는 법이지. 인간은 불멸의 영혼들이 체에 거르는 존재로군요(619)

 

내 인생을 생각해보면 그야말로 황량한 고독이었어. 선장이라는 직책의 배타성은 돌로 지은 성벽도시나 마찬가지야. 성밖의 푸른 들판에서 동정심이 들어올 여지는 거의 없어. 오오, 그 지루함, 그 무거움, 고독한 지휘관은 기니해안의 노예와 다를게 없어!(643)

 

우리 인간은 저기있는 양묘기처럼 세상에서 빙글빙글 돌려지고, 운명은 그 기계를 돌리는 지레라네.(646)

 

오오, 고독한 삶의 고독한 죽음! 오오, 내 최고의 위대함은 내 최고의 슬픔속에 있다. 모든것을 파괴하지만 정복하지 않는 고래여!. 나는 너에게 달려간다. 나는 끝까지 너와 맞붙어 싸우겠다. 지옥 한복판에서 너를 찔러 죽이고, 증오를 위해 내 마지막 입김을 너에게 밷어주마.(6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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