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 피넛 1
애덤 로스 지음, 변용란 옮김 / 현대문학 / 2011년 3월
평점 :
절판


'결혼은 미친 짓이다'라는 말이 한때 유행한 적이 있다.

노래제목으로도, 영화로도 나올만큼 '결혼'의 의미와 '사랑'은 지금도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

이 책은 세 부부의 결혼생활에서 일어날수 있는 여러가지 상황을 각각 다른 각도에서 나타냈다.

데이비드는 아내에 대한 살해를 자신이 아닌 신의 섭리에 의해 일어나기를 꿈꾸었다. 아내인 앨리스는 땅콩 알레르기를 가진 여자였고, 결혼후 늘어난 체중을 줄이기 위해 다이어트를 하다 어느날 데이비드에게 자유를 주겠다며 얼마간 집을 떠나게 된다.

처음엔 데이비드는 여비서와 즐기면서 자유를 느껴보지만 어느 순간엔가 자신의 아내를 잊지 못하는 자신을 발견하고 아내를 찾기위해 사람을 고용한다.

그러나 그가 고용한 사람은 살인청부업자로 자신의 아내를 죽일거라는 걸 깨닫고 아내를 구하려 하지만 이미 늦어버린 뒤였다.

아내의 죽음을 앞에두고 그는 죽기전에 그들 부부사이에 있었던 일들을 회상하며 그녀가 무엇을 원했는지 그제서야 깨닫는다.

또 다른 커플인 헤스트롤 형사는 집에 누워서만 지내는 아내인 한나를 순간적으로 살해하고픈 마음이 들기도 했다. 그의 아내인 한나는 상대인 헤스트롤이 존재하지 않는 것 같다고 마치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느끼는 그들사이에 데헤 견딜수 없어 했다.

마지막 커플인 세퍼드와 마릴린은 실제 TV시리즈와 여러번 리메이크된 영화로 잘 알려진 <도망자>의 실제 주인공 샘 세퍼드의 이야기를 재구성한 것이다.

세퍼드는 클리블랜드 출신의 의사인 새뮤얼 세퍼드는 아내를 살해한 협의로 10년간 복역하다 무죄로 풀려난 형사이다. 그는 다른 여자와의 외도를 즐기면서도 어느 순간 아내가 그를 기다리고 있음을 깨닫게 되고는 모든 관계를 정리하고 아내에게 돌아오지만 어느날 아내는 살해되어 죽고 만다.

이 책은 누가 죽였는지, 누가 진범인지의 추적보다는 어째서 그런 일이 일어났는지를 파헤치고 있다.

가장 가깝다고 생각하면서도 먼 사이인 부부는 그들간의 무관심과 무지가 서로를 죽이는 결과를 낳게 된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아무리 달아나려해도 결국은 원점으로 돌아 올수 밖에 없는 뫼비우스의 띠처럼 우리의 삶도 어쩌면 그와 닮았다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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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는 변덕스러운 멈춤과 출발, 폭발과 몰두, 끔찍한 막다른 골목이 반복되는 과정이었다.(1권-17)

살인은 습관의 중단, 또는 그 정점이라고 생각했다.(1권-21)

중간은 원래 그런거야. 스스로 할 수 있다고 생각한 것보다 숨을 더 오래 참을 때랑 같아. 정신을 잃기 직전, 수면으로 올라오기 직전의 지점이지. 고개를 오르는 마지막 단계. 내려가기 직전에 제일 높은 부분.(1권-30)

우리는 다른 사람의 결혼생활은 쉽게 이야기하며, 누구나 결혼 뒷이야기와 우여곡절에 전문가다. 하지만 본인의 결혼생활은 털어놓을수 있을까?(1권-35)

살인은 사람들의 성격을 가장 단순한 욕망의 형태로 축소시킨다.(1권-87)

기이하게도 결혼은 시간을 납작하게 압축해 세월의 흐름을 감추는 재주가 있다(1권-165)

인생이 언제나 이렇다면, 언제나 이렇게 조용하다면, 그는 지금 여기 앉아서 소음을 그리워할까?

결혼은 긴 기다림이었다.(2권 120)

기쁨은 완전한 부재 속에서 드러나는 것이다.(2권 125)

영화예술에 담긴 사랑과 천재성에 마음이 따뜻해지면서 살아 있다는 느낌이 들어, 깊이 감사하는 마음에 거기 서서 그런 느낌이 지나가기를 기다리고 싶어져 어두운 길에 자전거를 세웠던 것만은 또렷하게 기억했다. 이것이 바로 인생이며, 공허함을 채우는 베풂이라고 생각했다. 예술가가 작품울 만들어 베풀어주었고 내가 받았으니, 내 인생, 이 인생은 무언가를 어떻게든 되돌려주지 않고는 아무 의미도 없을 것이다.(2권 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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