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어디선가 누군가 울고 있다 - 장석주의 문장 예찬 : 동서고금 명문장의 치명적 유혹에 빠지다
장석주 지음, 송영방 그림 / 문학의문학 / 2009년 12월
평점 :
품절


책방지인이 선물해준 책을 월드컵 개막일에 읽었다.
장석주님의 글에 대한 섬세한 예찬은 더 말이 필요 없을것 같다

누군가 권해주는 책을 읽을때는 권해준 사람의 마음과 책 속에서 발견되는 또다른 의미가 전달되어 진다.

나의 경우 책 읽기에 빠져든 것은 얼마되지 않았었다.

요즘처럼 책에 대한 정보가 넘쳐나고 있지만 예전에는 서점 베스트셀러코너에서 책을 고르는게 전부였던 내게 대부분의 책은 흥미를 잃게 만들었다.

그러던 중 누군가로부터 좋은 책을 추천 받아서 읽게 된후부터는 책을 선정하는 나만의 기준이 생기게 되었던 것이다.

처음에는 책을 불도저처럼 먹어치우다보니 책을 음이할 여유가 없었다.

책 속의 문장들은 채 소화가 되기도 전에 흩어졌다.

장석주님의 경우 수만권의 책을 읽은 다독가이면서, 그가 읽은 문장중 주옥같은 문장들에 대한 예찬을 이 책에 제시하고 있다.

몇몇 책들은 아직 많이 읽혀지지 않은 책중의 하나인 <미국의 송어낚시>가 들어있어  반가운 마음이 들기도 했다.

그는 책이란 내밀한 쾌락으로 정신을 마비시키고 얼을 빼놓는다고 했다.

또한 놀라운 영감을 가진 책을 만났을때는 그 경이로움에 멍한 느낌에 빠지기도 했던 저자의 글을 보며 내게도 그런 경험이 있었다는 것이 동지의식을 느끼게 해서 저자가 더 가까워지는 것을 느낄수 있었다.

문장들이 살아 움직이는 듯한 그 참을 수 없는 유혹에 빠져들다.
--------------------------------------------------------------------추억이 많으면 그것을 잊을 수도 있어야 한다. 추억 그 자체만으로는 시가 될수 없기 때문이다. 그 추억이 우리들의 몸 속에서 피가 되고, 시선과 몸짓이 되고, 이름도 없이 우리들 자신과 구별되지 않을 때에야 비로소 몹시 드문 시간에 시의 첫마디가 그 추억 가운데서 머리를 들고 일어서 나오는 일이 일어날수 있다(15-16)-라이너 마리아 릴케<말테의 수기>중

문학하기의 어려움은 말할수 없는 것을 말하려는 것의 어려움이다. 문학은 여전히 내 첫사랑이다(24)

책이 가진 자연스럽고 억누를 수 없는 소명이 있다면 그것은 널리 퍼져나가는 것이다. 한 권의 책은 한 명의 저자를 가지는 것이 아니라, 무한한 수의 저자들을 갖는다. (59)/ 미셸투르니에의 <흡혈귀의 비상>중

길을 걷는 것은 때로 잊었던 기억을 다시 찾는 기회이기도 하다. 걷는 것에 의해서 시간의 흐름을 거슬러 올라가는 길이 트이고 추억들이 해방되기 때문이다.

걷는 것은 죽음, 향수, 슬픔과 그리 멀지 않다. 한 그루 나무 , 집한채, 어떤 강이나 개울, 때로는 오솔길 모퉁이에서 마주친 어느 늙어버린 얼굴로 인하여 걸음은 잠들어 있던 시간을 깨워 일으킨다(1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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