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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나운서, 오늘을 전합니다 ㅣ 비기너 시리즈 9
김설 지음 / 크루 / 2024년 5월
평점 :
이 책은 지금 이 순간 일어나는 일들을 세상에 전하고 싶은 예비 아나운서들을 위해 쓰였다. 아나운서가 되는 방법부터 아나운서의 업무와 일상, 아나운서들의 숨은 노력과 고충까지 넓은 스펙트럼의 이야기를 한 권에 담아냈다. 이를 통해 직업 세계의 큰 틀을 이해하고 방송국 안팎에서 일어나는 모습을 엿볼 수 있다. 아나운서가 되고자 하는 이들은 물론, 방송과 관련된 일에 높은 관심을 가진 이들에게도 친절한 참고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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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나운서를 정의할 때 ‘미디어’라는 말을 빼놓지 않는다. 전문적인 음성 기술을 활용해 콘텐츠를 전달하는 일을 하기 때문이다. 미디어 환경에 적합한 음성적 기술을 운용할 줄 알아야 하고, 마이크 수음에 최적화된 소리 구사 능력을 갖춰야 한다. 카메라로 비추었을 때 신뢰감과 안정감ㄴ을 줄 수 있는 이미지를 만드는 것도 필요하다.
우선 아나운서는 프로그램 진행자로서 프로그램과 관련된 모든 것들을 통솔할 수 있어야 한다. 기본적으로 요구되는 전달력 외에도, 진행자로서 프로그램 시청자들과 공감대를 형성하는 능력이나 전문패널 및 게스트와 매끄럽게 대화를 이어갈 수 있는 유연한 커뮤니케이션 역량이 필요하다.
지금 생각해 보면 인생이란 큰 줄기 속에서 그때의 그 시간이 나의 많은 부분을 형성했다는 생각이 든다. 쉽게 얻지 못한 결과였기에 주어진 일 하나하나에 감사함을 느꼈다. 성취감이 무엇인지도 알게 되었다. 화면이라는 절제된 상황과 한정된 표현이라는 조건 속에서 나만의 매력을 적절하게 표현하려고 했다.
‘아나운서’가 되기 위한 이 모든 노력은 ‘아나운서가’ 되지 않았어도 정말 많은 도움을 됐을 것이라고 장담한다. 잘 할 수 있는지, 즐길 수 있는지, 이 두가지 질문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된다면, ‘할수 있다!’는 신념을 갖고 도전하길 바란다.
우리는 불안과 늘 마주한다. 지망생일 때는 아나운서가 될 수 있을까 불안하고, 되고나서는 첫 방송을 잘할 수 있을까 불안해한다. 불안이란 감정은 양날의 검과 같다. 자신을 더욱 발전시키는 원동력이 될 수 있고, 제자리에 주저앉힐 수도 있다. 결국 최종 합격으로 향하는 노하우는 본인가 가진 불안을 어떻게 다루느냐에 달렸다.
아나운서 시절의 일상을 거슬러 생각해보면 일상이 모든 스케줄이 방송을 위주로 흘러갔다. 기상과 동시에 ‘오늘의날씨’를 살폈다. 라이디오든 뉴스든 날씨는 꽤 중요하다. 날씨에 따라 방송의 톤과 무드가 달라지고 대본도 달라지기 때문이다.
여러 사람과 협업하며 감정절제를 요구받는 아나운서의 특성상 과한 스트레스에 노출되기 쉽다. 이를 다스리기 위한 나만의 휴식 기술을 연습하고 실천하는 것은 체력을 관리하는 것만큼이나 중요하다. 명상이나 요가 등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활동이나 스스로가 즐길 수 있는 취미를 찾자.
이름을 대면 알만한 진행자도 방송 울렁증에 대해 언급한 적이 있다. 그는 언젠가 카메라 울렁증이 너무 심해 방송을 관두려 했었다고 고백했다. 솔직히 말하면 방송 울렁증은 사라지지 않는다. 다만 그 환경에 익숙해져서 전보다 편할뿐이다.
경력이 아무리 많은 아나운서도 새로 프로그램을 맡게 되거나 방송환경이나 장소가 바뀌면 매번 긴장한다. 방송 울렁증은 적당한 긴장감을 동반한다.
아나운서는 다양한 주제로 다양한 환경에서 다양한 사람들과 방송을 하기 때문에 늘 공부해야 한다. 여가시간에도 늘 일에 대비한 관리에 투자해야 한다. 삶에 있어 아나운서들은 맡은 방송에 필요한 모든 부분과 연결되어 있다고 보면 된다. 스스로에 대한 엄격한 관리와 고강도의 업무 스트레스가 있지만, 그 모든 것을 감내하더라도 보람과 즐거움을 느끼는 이들도 있다. 그들이야 말로 진정한 아나운서가 아닐까 싶다.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한 방송은 정말 수많은 피드백이 쏟아진다. 긍정적인 피드백은 힘이 되지만 부정적인 피드백은 맥없이 무너지는 일도 있다. 나의 실수로 인한 피드백은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자신을 개선하고 발전시키는 매로 받아들인다. 물론 지극히 개인적인 선호도와 취향으로 평가 될 때는 기분이 썩 좋이 않고 위축되기도 한다.
개선해야 하는 객관적 사실만을 받아들이고 감정적인 부분에 대한 것들은 스스로 과감히 도려내려고 노력해야 한다.
어떤 직업이든 미래는 불투명하고 어둡다. 불투명한 창과 닫힌 커튼을 열고 어둠을 환히 밝힐 달빛은 내 쪽으로 끌어 오는 건 본인의 몫이다. 더 이상 아나운서를 뽑지 않는다는 기사가 심심치 않게 나오고, 정규직 채용 또한 예전만 못한 게 현실이다. 그러나 아나운서는 오히려 과거보다 넓은 바다를 갖게 됐다. 원한다면, 이제 배를 띄우고 노를 젖는 일만 남았다.
망설이는 지망생에게는 이런 이야기를 해줄 수 있을 것 같다. ‘결국에 아나운서가 되지 않더라도 준비하는 이 과정은 훗날 무엇을 하든 반드시 도움이 되는 귀한 경험으로 남을 것’이라고! 아나운서의 일은 타인에게 영향력을 행사하는 일이다. 나의 언어로 다른 사람이 변화되도록 하는 일이란 얼마나 숭고한가. 거기에 스스로 가치를 부여하고 의미를 만들어 간다면 인생이 다채로운 무지갯빛 인생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