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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후가 브랜드에게 - 숫자나 통계로 설명되지 않는 팬덤 공략법
편은지 PD 지음 / 투래빗 / 2024년 7월
평점 :
“불황의 시대, 고객은 떠나도 팬은 떠나지 않는다”
3대 연예기획사부터 지상파 예능 프로그램까지
현직 덕후 PD의 과학적 통계로는 설명이 불가능한 팬덤 공략법
3대 연예기획사부터 KBS 최초 팬덤 프로그램인 「주접이 풍년」을 연출한 편은지 PD의 첫 책으로, 숫자나 과학적 통계로는 결코 설명이 불가능한 팬덤의 작동원리를 담았다. N년 차 덕후로도 유명한 편은지 PD는 “팬 감수성을 읽지 못하면 수익도, 성공도 없다”고 주장하며, 브랜딩은 거창한 공식이 아니라 ‘팬 감수성’을 이해하는 데서부터 출발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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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피 불가능한 업계 최강 프로 마케터 집단=팬덤
장기적 수익으로 직결되는 이들의 노하우가 탐난다면, 이들만의 특별한 움직임을 일단 지켜보라.
아이돌 그룹 NCT의 맴버 태용의 팬이었는데, 태용의 신곡을 홍보하고 싶은 마음에 지하철역을 누볐다고 한다. 모두의 시선을 사로잡은 이 행동으로 트위터에는 각종 목격담이 올라왔다.
이러한 게시물들이 강력한 바이럴이되어 SM 엔터테인먼트는 물론 NCT 태용 본인도 이 팬의 정체에 대해 궁금해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거대 자본을 갖고 있는 SM 엔터테인먼트의 각종 홍보보다 더 큰 파급력을 가진 최저가 진심 마케팅이었던 것이다. 그 마케팅의 동력은 단 하나, NCT를 사랑하는 마음, ‘팬심’이었다.
팬들은 더 이상 기획사나 아티스트 아래에 있지 않다. 위에서 아래로 흘러 보내는 모든 형태의 접근이 부작용을 낳는 이유다.
적극적으로 관여하는 팬슈머
내가 배 아파 낳고 기른 건 아니지만, 내 손가락 끝에서 국민 스타가 탄생했다. 이런 상황이 되면 설령 그 누구도 인정하지 않더라도 확고한 나의 세계 속에서 그 스타나 대상에 명확한 나의 지분이 생긴다. 설사 나만 인정하는 지분이더라도 중요한 건 그 안에 ‘내 몫이 있다’는 점이다.
MZ세대가 열광하는 팝업 스토어는 쉽게 말해 예쁜 사진을 찍어 업로드하기 최적의 공간이다. 특히 명품 브랜드 팝업 스토어의 인테리어는 더욱 그렇다. 특히 명품 브랜드 팝업 스토어의 인테리어는 더욱 그렇다. 선망하던 명품 브랜드를 가까이서 만져보고 느껴볼 수 있는 공간인 것이다. 심지어 인증 사진까지 남길 수 있고 말이다.
팬덤의 열띤 총공의 목표도 곧 아티스트의 건강하고 행복한 활동이다. 스타의 무탈한 활동을 위해 팬들은 기꺼이 시간과 비용을 투자하는 것이다. 그것이 곧 팬덤의 행복이자 최종 목표이기 때문이다.
가성비도다 가심비
“연예인이 밥 먹어주냐?”
팬심을 이해 못하는 사람들이 흔히 하는 말이다. 논리적으로 따져 보면 맞는 말이다.
“최애가 밥을 먹여주진 않지만 밥을 먹을 힘을 준다”고 항변한다.
특정 대상에 애정을 느끼는 팬들의 감정의 영역은 쉽게 수치로 재단되거나 측정되는 것이 아니다. 실레로 팬들은 꽤 많은 시간과 비용을 투자하며 사력을 다해 애정을 담아 팬 활동을 한다.
아티스트를 양성하는 회사 입장에서도 수억을 들인 쇼케이스 한 번 보다 병아리 시절부터 성장기를 진솔하게 노출하면 차곡차곡 스토리텔링을 쌓는 것이 더 막강한 사전 홍보 수단이 된다.
실제로 방탄소년단을 만든 하이브와 CJ ENM이 공통투자해서 만든 프로그램인 <아이랜드 (I-LAND)>에서 데뷔한 그룹인 엔하이픈은 이미 데뷔 전에 선 예약만 30만장을 올리는 성과를 거뒀다. 실제로 데뷔 앨범이 나오지 않았음에도 서바이벌 프로그램만 보고 전 세계적으로 팬덤이 형성된 것이다.
임영웅의 팬들은 늘 ‘건행(건강하고 행복하라는 뜻의 임영웅 팬덤 인사)’라는 인사를 건넨다. 임영웅이 신인시절부터 해온 인사를 팬들도 유행처럼 따라 하게 된 것이다. 만나면 실제로 건강하고 행복하라는 손 모양도 함께 건넨다.
그는 어쩌면 행동의 힘을 이미 앞서서 깨우쳤던 것은 아닐까. 살려 깊은 임영웅과 영웅시대의 영원한 ‘건행을’을 기원한다.
틈만 나면 스타에게 이혼하자고 조르는 팬덤이 있다.
바로 몬스타엑스의 팬덤 ‘몬베베’다. 몬베베는 아티스트의이름 몬스타엑스의 BEBE라는 애칭과, 프랑스어로 mon(나의) bebe(연인)이라는 뜻을 가진 이름이다.
이왕 할 거라면 평범한 결혼보다는 격렬한 이혼으로 얽혀 서로에게 지워지지 않는 흔적이 되고 싶다는 귀엽고 창의적인 팬들의 속내인 것이다. 이러한 속내를 대중의 시선이 주목되도록 재치 있게 표현하는 것 또한 팬덤 몬베베의 센스이자 특장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