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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팝니다, T마켓 - 5분의 자유를 단돈 $1.99에!
페르난도 트리아스 데 베스 지음, 권상미 옮김 / 앵글북스 / 2024년 5월
평점 :
“당신의 꿈과 가족, 연인, 인생을 되찾을 시간을 단돈 $1.99에 판매합니다!”
500만 부 이상 판매된 세계적 베스트셀러 작가의‘최고의 경제 소설’
독자들의 끊임없는 요청에 20년 만에 특별판 출간!
글로벌 경제학자들이 최고의 소설로 뽑은 〈시간을 팝니다, T마켓〉은 11개국에서 출간되며 20년 가까이 전 세계 독자들에게 ‘경제 소설 베스트셀러’로서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
20년 전에도 그리고 지금도 대부분은 여전히 시간을 팔고 있고 삶의 통제권 또한 되찾아오지 못했기 때문이다. 왜 그 긴 시간 동안 세상은 변하지 않았을까? 앞으로의 20년도 똑같은 모습일까? 이 소설은 이 질문에 대한 해답이 멀지 않음을 기발하고 놀라운 제안을 통해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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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므로 지금부터 나는 ‘시간’이라는 단어 대신 ‘T’라는 약자를 쓰겠다. 돈의 경우에는 ‘$’ 기호를 쓰겠다.
‘T는 $다.’
TC는 열심히, 장시간 일을 했다. 늦게 퇴근하기 위해서 사무실에 일찍 도착하곤 했다. 차를 가져 오지 않은 날은 기차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으며, 기차로 출근하지 않은 날은 차에서 시간을 많이 보냈다.
그런데 그 토록 바보 같은 업무를 하면서 왜 그렇게 종일 일했을까? 자발적으로 그렇게 헌신하고 몸 바쳐 일을 한 이유가 무엇일까? TC가 IBN에 그토록 의존했던 가장 큰 이유는 10년 전 은행에서 ‘너그럽게도’ 빌려줬던 어마어마한 주택 융자 상환금을 매달 갚아야 하기 때문있었다.
TC는 5분의 가격에 대한 생각으로 돌아갔다. 사람들이 5분동안 노동하는 대가로 받는 것과 같은 금액을 5분의 T에도 지불하는 게 이상적이었다. 왜 그럴까? 이게 어떤 의미에서는 소자의 기회비용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문제는 각 개인의 급여가 천차만별이라는 점이다.
“이 T는 끝내줍니다.”
“양질의 T”
“낭비할 T가 없습니다.”
“값싸고 자유로운 T”
“우리를 살게 하는 T”
“죽은 T”
“팝니다. 5분에 $1.99”
“이 상품을 어떻게 쓰는지 설명해 주시겠습니까?”
DVD는 멋들어지게 설명을 했다..
“설명해 드리지요. 이 한통을 제 가게에서 삽니다. 용기를 열면 5분의 T를 갖게 되는 겁니다. 물론 훤하실 때 5분을 소비하실 수 있지요. 이 5분은 바로 구매자의 것이며 다른 누구의 T도 아니라는 점 을 이해하시는 게 중요합니다.”
DVD는 TC에게 약 $2250를 주었다. 오늘 판 제품의 대금이었다.
TC의 심장이 흥분으로 방망이질했다. 머릿속의 구상이 갑자기 모두 실현된 듯 했다. 아무도 이해하지 못했던 게 눈 깜짝할 새에 구체적인 현실이 되었다.
수요는 매우 많았고, 아직도 잠재 고객이 많았다. 이렇게 유지만 된다면 TC는 몇 달 안에 백만장자가 될 터였다. 달리 말하면 적두개미는 이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었다.
이에 대한 기업의 반응은 각기 달랐다. 직원이 T를 사서 소비한다면 그 T는 물론 해당 직원의 것이지만 그 T는 직장에서 약속한 것이기도 했다. 그럼 우선순위는 어디에 있는가? 그 T는 개인이 구매한 것이므로 재산권을 인정해야 했고, 그건 어떤 경우에도 부정할 수 없는 권리였다. 어떻게 보면 구매한 T는 회사에 약속한 T가 아니라 다른 T라고 주장할수도 있었다.
하지만 미친 짓이 아니었다. 이미 T의 소비에 훈련된 어떤 나라의 국민들은 서로 압다퉈 매달 1주일짜리 큐브를 사러 갔다. 수요는 매일 급증했고 자유주식회사는 기대치를 넘어선 주문 속도를 따라잡느라 애를 먹었다.
35년 짜리 신상품은 5분짜리 플라스크, 두 시간짜리 상자, 1주일짜리 큐브와 마찬가지로 다시 한번 성공을 거뒀다.
사람들은 35년의 T를 사기 위해 아파트며, 온갖 종류의 부동산 문서를 자유주식회사에 바쳤다. 막상 누릴 수 있는 시간이 되었을 때 인생의 T가 남아 있지 않다면, 35년 동안 $를 절약하면 뭘 하는가? 자유로워지기 위해서는 가진 걸 모두 자유주식회사에 주어야 했다.
“은행들은 T 대신에 $를 빌려줬지요. 화폐가 분 단위이니 $를 잃지 않았을 겁니다. T를 잃었겠지요. 하지만 결국 생각해 보면 이 T는 아직 흐르지 않은 T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