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서울대생의 생각 읽기 - 서울대 커뮤니티를 통해 들여다보는
서울대 눈썹 의사 지음 / 체인지업 / 2023년 6월
평점 :
서울대 커뮤니티라는 특수한 공간을 통해 서울대생들의 고민과 생각, 일상을 들여다 본다. 그리고 수십 명에 달하는 서울대생 인터뷰를 통해서 서울대와 서울대생에 대한 학생들의 호기심과 궁금증을 완벽하게 해결해 준다.
---
서울대 의대 학제는 조금 독특합니다. 저는 분명히 서울대 의과대학에 합격했다고 생각했는데, 자연과학대학 의예과로 입학하여 관악 캠퍼스에서 2년을 보냈습니다. 의예과를 수료하고 나서야 비로소 의과대학 의학과로 옮겨 연건 캠퍼스에서 본격적으로 의학을 공부하기 시작했습니다.
학업으로 바쁜 시절이 지나 군의관이 되어서야 저는 다시 영화를 제대로 볼 수 있었습니다. 대중적인 영화부터 소위 예술 영화까지 닥치는 대로 봤습니다. 그때 본 영화 중에서는 의료인의 책임과 의무에 대해 고민하게 만들어 준 <나, 다니엘 블레이크>가 특히 기억이 남습니다.
시간이 많던 예과생 시절에는 게임 폐인이 되기도 했습니다. 밤새 헤드셋을 끼고 중얼거리며 게임을 하던 저를, 누나들은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쳐다보곤 했습니다.
요즘은 바빠서 주식 투자에 많은 시간을 쓰지 못하고 있습니다. 대신 지출을 줄여 시드 머니를 늘려가는 방식으로 다음 투자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다음투자는 부동산입니다. 물론 지난 10년과 같은 큰 폭의 가격 상승을 기대하고 부동산 투자를 시작하는 것은 아닙니다. 추후 보금자리를 구함과 동시에 최소한 손해를 보지 않을 투자를 하기 위해 이것저것 알아보고 있습니다.
우리가 공중 화장실의 좌변기를 사용하려 한다고 가정해 봅시다. 뚜껑이 닫힌 좌변기라면, 우리는 그 안이 깨끗한지 더러운 지 알 수 없습니다. 현실에서는 좌변기의 뚜껑을 여는 행동이 변기 내부에 영향을 미치지 않습니다. 하지만 양자의 세계에서는 뚜껑을 여는 행위가 오물의 존재 여부에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이것이 양자 역학의 확률성과 관계성입니다. 재미있지요?
법학 공부를 하면서 처음에 실수했던 부분은, 무엇이 이 학문의 근간을 이루고 있으며 무엇을 암기해야 하는 지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던 것입니다.
그러나 어느 순간 상기한 바를 깨닫고 나서부터 제 나름의 머릿속의 체계화 노력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이후부터 법학 공부가 훨씬 덜 힘들고 재미도 생겼으며 성적도 크게 향상 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서울대생에게도 취업 준비란 대입 이후의 큰 난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행히 저 같은 공학 분야 대학원에 진학한 한생들은 석박사 과정 동안 다양한 기업 또는 기관과 공동 연구를 진행할 기회가 많습니다.
바쁜 병원 생활 중에도 다양한 취미 활동을 유지한ㄴ 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열심히 일해서 환자들에게 도움을 주는 일은 늘 보람차고 즐겁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자 수년간 업무에만 몰두한 탓에 회의감이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다양한 취미 생활은 얼핏 무용해 보일지 모릅니다. 하지만 저는 이런 무용한 것이 주는 즐거움에 빠져 있습니다. 테니스 경기에서 파트너와 크게 파이팅을 외치는 순간, 독서 모임에서 다른 이의 식견에 감탄하며 경청하는 순간, 영화 속 장면에 몰입하여 심장이 쿵쾅대는 순간, 이런 장면들이 모여 저의 삶을 더 풍요롭게 만들어 줍니다.
우울증까지는 아니지만 한번 씩 무기력함이 찾아오는 편인데, 그런 날이면 대충 씻고 가까운 카페에서 산미 있는 시원한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잔 마십니다. 아니면 크림 빵빵한 도넛이나 초콜릿 잔뜩 넣은 르벵 쿠키 하나 베어 물고 동네 벤치에 누운 듯 앉은 듯 광합성을 하며 앉아 있습니다. 그러고 있으면 거창한 행복은 절대 오지 않지만, 그냥 오늘 하루를 다시 굴려 갈 수 있는 동력 정도는 얻게 되는 것 같습니다.
매일 진료를 보는 환자들에게도 그런 의사가 되고 싶습니다. 자주 가는 병원 내 카페의 직원분들께도 그런 손님이 되고 싶습니다. 평생 다시 마주치지 않을 누군가에게도 좋은 기분을 남겨드리고 싶습니다. 기분 좋은 이웃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싶습니다. 여러분은 이웃과 어떻게 지내시나요?
@changeup_books : 체인지업북스 출판사
#서울대 #서울대생의생각 #서울대커뮤니티 #서울대생의합격후기 #서울대생의하루 #서울대생의책 #북스타그램 #햄북 #함께읽어요 #haembo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