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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골드 마음 세탁소
윤정은 지음 / 북로망스 / 2023년 3월
평점 :
품절
마음에 묻은 얼룩을 마법처럼 지워드립니다.
우리는 가끔 시간을 되돌려 과거로 돌아가 후회했던 일을 되돌리고 싶어 한다. 그런데 과연 그 일을 지워버리는 현명한 선택일까? 그리고 기 기억을 지웠을 때 지금의 내가 있을 수 있을까? 메리골드 마음 세탁소는 조금 수항하고도 신비로운 세탁소이다. 세탁소를 오가는 사람들의 각가지 사연과 속 깊은 대화, 상처를 털어내는 과정을 통해 마음의 얼룩을 돌아보는 힐링 판타지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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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마음은 조금만 다리면 펴지고, 어떤 마음에 진 얼룩은 지워지지 않고 간직하는 편이 더 좋을 텐데. 어떤 마음은 구멍이 너무 많이 나서 세탁도 하기 전에 잔뜩 기워야 하고, 어떤 마음은 아무리 세탁해도 구정물이 머물지 않을 테데.
“상처를 지울 수 있으면, 그럴 수 만 있다면 마침내 오고야 말 행복을 우리도 만날 수 있을까? 재하가 혼잣말을 중얼거리던 순간, 스르르 하고 세탁소로 들어가는 문이 저절로 열린다. 문이 열렸으니 선택은 이제 두 사람의 몫이다. 기이한 밤을 따라 흘러갈지, 이대로 뒤돌아 집으로 돌아갈지.
“... 세상에. 여기 뭐예요? 어떻게 여기 시냇물이 흐를 수 있죠?” “마음 세탁소니까.” “마법 같은 걸 쓰시는 거예요?” “마법사까지는 아니고, 그냥 그런 게 있어. 여기 멋지지. 예전에 내가 살던 마을이 이랬어.”
“이 물에 빨면 얼룩이 지워지나요?” “응, 지워질 수 있는 얼룩이면 빨래를 할수록 얼룩이 옅어질 거야. 그런데 지우고 싶지 않은 얼룩이라면 빨래를 하다가 멈추어도 돼. 본인 선택이야.”
“그러다가 거절당할 까 봐 두려워요.” “거절당하면 뭐 어때. 그 사람도 그 사람만의 사정이 있어서 거절하는 거겠지. 우정은 같이 보낸 시간이나 마음이 깊이만큼 생기는 거 같아. 충분한 시간과 마음과 노력을 들이며 진심을 다해봐. 내가 마음을 주지 않는데 상대방이 마음을 주기 바라면 그건 망상이지. 욕심이고, 용기 내서 휴대폰 너머의 사람들을 만나, 너를 위해서.”
마음이 겨울이 지날 때 우리가 견딜 수 있는 이유는 이 계절이 지나갈 거라는 희망이 있기 때문이다. 희망, 그것은 사람을 살게도 하고 죽게도 한다. 마음에 봄이 오고 때론 여름으로 불타고 그 뒤엔 서늘한 가을도 올 것이라는 희망이 사람을 살게 한다. 희망마저 없다면 우리는 이 삶을 어떻게 견뎌낼까.
살아 있길 잘했다. 태어났으니, 살아 있으니, 살아지고 숨을 쉬었다. 죽지 못해 살았다. 하지만 이제 살아 있으니 살고 싶어지고 살고 싶어지니 사는 게 행복하다. 행복한 삶을 만드는 건 타인이 아닌 나의 마음가짐이라는 걸 연자는 오랜 시간을 지나 와서야 깨닫는다. 행복도 연습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으려고 그 토록 긴 불행의 터널을 지나왔는지도 모른다. 살아 있는 한 모든 얼룩이 아름답다.
“매일 오후 지는 해를 향해 날아가는 꽃잎들은 사람들 마음의 얼룩에서 나온 상처예요. 잘 말라서 꽃이 된 상처를 해를 향해 보내세요. 뜨거운 태양빛이 타서 빛이 되고 밤에는 별이 되기도 해요.” “말도 안 돼요. 상처가... 어떻게 꽃잎이 되고 빛이 될 수 있나요?” “말이 안 되는 일을 되게 하는 게 마음 세탁소에요.”
삶의 마법을 풀로 싶다면 닫힌 문을 여는 용기를 내야한다. 아무리 힘껏 밀고 열고 두드려도 문이 잠겨 있을 수 있고, 문을 여는 열쇠를 잃어버릴 수도 있다.
“어쩌면 열쇠는 자신의 주머니 속에 있는 게 아닐까?”
“비밀은 바로, 오늘 지금 이 순간이야.”
행복은 내면의 빛이다. 손에 닿을 수 없는 하늘이 아니라 마음의 하늘에서 빛나고 있다. 행복은 이미 우리 마음 안에 있다. 행복은 지금 여기, 이곳에 있다. 과거는 돌이킬 수 없고 살아갈 미래는 아직 오지 않았으니 지금 살고 있는 오늘에 집중해야 한다. 한 걸음만 오른쪽으로 걸어도 이미 과거다. 한 걸음 앞으로 걸어도 미래가 아닌 현재다.
“오늘의 위로 차 특별 재료는... 진심으로 내가 행복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야지.”
그동안 마음 세탁소를 찾아온 사람들이 마신 위로 차의 비법은 바로 지은의 마음이었다. 이차를 마시고 마음을 치유할 이를 생각하며 정성 담는 것, 그것으로 위로를 주고 마음에 온기를 불어 넣어 주는 것이 지은이의 특별한 능력이었다.
어쩌면 꿈꾸는 일을 현실로 만드는 능력은 굳이 마법을 쓰지 않아도 우리 모두의 삶에서 가능한 능력일지도 모른다. 삶을 원하는 대로 만들어가는 힘은 실수하고 얼룩지더라도 자신을 있는 그대로 사랑하는 사람에게 주어지는 용기와 특권 같은 게 아닐까. 그렇다면 이 마법은 선택받은 특별한 이에게만 허락된 것이 아니라 당신도 나도 가질 수 있는 능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