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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학의 쓸모 - 인류의 과거, 현재, 미래를 읽는 21세기 시스템의 언어 ㅣ 쓸모 시리즈 3
김응빈 지음 / 더퀘스트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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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학교 김응빈 교수는 30년 넘는 기간 동안 국제 SCI에 미생물 관련 논문 70여 편을 발표했다.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세계가 어떻게 인간을 비롯한 전 지구적 생태계를 움직이는 지 알수 있으며, 더불어 노화, 감염병, 기후위기등과 과련하여 미래를 바꾸기 위한 많은 노력을 엿볼 수 있다. 생물학의 기초지식과 최전선의 움직임을 살펴봄으로써 궁극적으로 현실 속 과학의 쓸모를 깨닫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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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포는 생명현상을 나타내는 최소 단위다. 그 첫 발견은 1665년에 이루어졌다. 손수 제작한 현미경으로 얇은 코르크조각을 관찰하던 영국의 과학자 로버트 훅은 마치 벌집처럼 작은 빈칸인 따닥따닥 붙어 있는 모양을 보고 그 각각을 ‘세포’라고 불렀다.
생물 이름에 비호감을 더해주는 글자라면 단연 ‘균’일 텐데, 이에 못지않게 비호감인 글자가 바로 ‘혐’이다. 이 글자가 붙으면 자연스레 협오스럽다는 느낌이 든다. 그런데 산소를 피해 살아보겠다고 나름대로 최손을 다하는 미생물에게 이 비호감 두 글자를 동시에 붙여서 ‘혐기성세균’이라고 부르는 게 영 편치 않다. 단순히 어감의 문제가 아니라 혐기성세균이라는 용어가 과학적인 오해를 낳기 때문이다.
우리 속담에 이르기를 흐르는 물은 썩지 않는다고 했다. 항상 자기계발에 힘써야 시대에 뒤떨어지지 않고 변질되지 않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ㅁ라이다. 그런데 생물학적으로 보면 이 속담의 주인공은 단연코 미생물이다. 썩지 않는다는 것은 미생물이 물에 있는 유기물을 깨끗이 먹어치워 완전히 분해한 상태, 다시 말해 여러 미생물이 세포호흡을 완벽하게 수행한 결과라는 뜻이다.
인류는 17세기 중반에 미생물의 존재를 처음 알게 되었고, 19세기 후반에 이르러 그 영향력을 파악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미생물학 선구자들은 미생물을 생명체가 아닌 병원체로 다뤘다. 미생물은 동식물처럼 인간과 함께 할 수 있는 존재가 아니라 인간의 목숨을 호시탐탐 노리는 악마 같은 존재였고, 박멸의 대상이었다. 미생물학은 미생물과의 전쟁을 통해 발전해온 학문이었다.
유전정보의 흐름, 곧 유전자발현의 결과로 물질대사가 일어난다. 유전자발현과 물질대사는 서로 통합되어 있으며 상호의존적으로 일어난다. 세포 안에서는 엄청나게 많은 대사반응이 끊임없이 이루어지고 있다. 모든 대사반응은 효소의 촉매작용으로 일어난다. 따라서 효소소의 기능을 조절하면 반응을 통제할 수 있다. 거의 모든 효소는 단백질이다.
미생물이라고 하면 보통은 정감보다 반감이 든다. 특히 요즘처럼 각종 감염병이 자꾸 나타나는 상황에서는 더욱 그렇다. 이런 사실 자체를 부정할 생각은 없다. 다만 우리가 여전히 알지 못하는 미생물이 너무나 많고, 우리에게 피해를 주는 미생물은 그 가운데 극히 일부라는 사실만은 꼭 밝히고 싶다. 실제로 미생물은 우리가 도저히 함께할 수 없고 박멸해야 하는 공공의 적 아니라 늘 곁에 두고 함께 살아야하는 동반자다.
사실 생태학과 진화학은 불가분의 관계다. 생물종은 진화의 결과물이며, 각 생명체는 서식지 환경에서 진화하며 적응해간다. 환경조건, 곧 생태학적 상황이 바뀌면 해당 생명체에 적용하는 선택압력을 역시 달라진다. 따라서 생물학적 변화는 진화의 방향에 큰 영향을 미친다.
자칫하다 배보다 배꼽이 커질 수도 있는 상황이지만 ‘생물학적 응집’이 이러한 장벽을 넘어설 기대주로 떠오르고 있다. 이는 인공화합물 대신에 미생물 유래 물질이나 미생물 자체를 미세조류에 붙여 함께 가라앉히는 방법이다. 효율이 높을 뿐 아니라. 산업 폐기물 따위를 이용해 응집제용 미생물을 대량 배양할 수 있기 때문에 운용비용이 크게 절감된다.
미생물은 모든 천연물질을 분해할 수 있다. 그러나 플라스틱처럼 본래 자연에 존재하지 않는 인공 합성물질의 경우에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미생물은 플라스틱을 접해본 적이 없어서 어떻게 다루어야 할지 모른다. 학술적으로 말하면 플라스틱을 분해할 수 있는 대사 경로나 효소가 없거나 있더라도 활성이 낮다. 그나마 플라스틱을 분해하더라도 그 속도가 너무 느리다.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이 되지 않게 하려면 전 지구인이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생태학에서는 해당 환경이 부양 할 수 있는 개체군의 크기, 곧 지속해서 생존 가능한 개체수를 환경수용력이라고 정의한다.
결국 생태발자국을 줄이기 위해 생각을 전환해야 한다. 다행히 플라스틱 쓰레기를 범지구적 차원의 위협으로 보는 대중의 인식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산업현장에서 가정에 이르기까지 폐플라스틱 배출을 최대한 줄이고, 재사용과 재활용은 최대한 늘리려는 ‘3R 전략’이 전 세계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생분해가 잘 되는, 쉽게 말해서 잘 썩는 플라스틱 원료를 생산하는 미생물과 플라스틱 분해능력이 뛰어난 미생물을 각각 개발하려는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