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내는 이, 빈센트 - 반 고흐가 남긴 편지로 다시 보는 그림들
이소라 지음 / 미술문화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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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센트가 동생 테오에게 보낸 수백통의 편지 그 안에서 길어 올린 사랑과 희망의 노랫말

고독 속에서 찬란을 꿈꿨던 화가 빈센트, 우리에게 전하는 단 한 번뿐인 삶에 대한 사랑의 찬가. 빈센트의 편지와 함께 읽어 내려간 그의 그림들은 단순히 그림만 보았을 때보다 한층 더 깊이 있게 그의 작품을 이해할 수 있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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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몰두하고 있는 어떤 분야에 좀 더 깊이 들어가기 위해서는 고독이 필요하단다. -1980622일과 24일 사이. 쿠스머에서 테오에게

 

빈센트는 어쩔 수 없이 고독한 삶을 살아야 했지만 동시에 예술을 위해 혼자 있는 시간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다른 사람이 이러쿵저러쿵하는 이야기는 별 도움이 되지 않았다. 결국 자신만의 화풍을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타인의 판단이 아닌 본인의 생각이 중요했다.

 

나를 믿으렴. 나는 기쁜 마음으로 일하고, 몸부림치고, 하루 종일 땀 흘리며 노력하고 있단다.

 

빈센트는 돈이 없었고 늘 그랬듯 동생에게 같은 부탁을 한다. 그림을 계속 그릴 수 있게 돈을 좀 보내다오. 얼마나 막막했을까?

그는 분명 굳센 의지를 가진 예술가였다. 하지만 어딘지 부러져버릴 것만 같은 연약한 심성 또한 숨길 수 없었다.

 

내가 미래에 성공할지 여부는 내 작품에 달려 있어. 나는 작은 창문을 통해 침착하게 자연을 관찰하고 충실하고 아름답게 그것들을 그릴거야. 그림은 내게 너무도 소중해서 그림 외에 어떤 것에도 주의를 빼앗기고 싶지 않아.

 

빈센트가 태오에게 쓴 편지에서 소로의 글과 비슷한 구절을 발견했을 때 나는 또 다시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자신의 분야에서 탁월한 성과를 거둔 사람들은 언제 어느 곳에 있든 비슷한 생각을 하고 비슷한 삶의 방식을 택한 다는 것을. 빈센트는 그림 외에 다른 것에는 신경 쓰고 싶지 않았다.

 

어떻게 좋은 작품을 그릴 수 있을까? 그것은 보이지 않는 철벽을 뚫고 나가는 것과 비슷해. 그 벽을 어떻게 통과할 수 있겠니? 망치로 두드리는 건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아. 인내심을 가지고 천천히 벽을 허물다 보면 철벽은 언젠가 뚫릴 거야. -18821022, 헤이그에서 테오에게

 

빈센트는 뒤이어 말한다.

위대한 것은 충동만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작은 것들이 모이고 모여 이루어지는 것이지.

 

많은 화가들이 빈 캔버스를 두려워하지. 하지만 용기 있는 화가는 캔버스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당신은 할 수 없다라는 주문을 깨고, 열정적으로 작업하는 화가는 무서울 게 없단다.

 

빈센트는 자신을 속이지 않았다. 화가를 꿈꾸는 이들은 많지만 그 꿈을 현실로 만드는 것은 다른 차원의 일이었다. 성과를 내려면 노력해야 했다. 결과가 기대했던 것에 미치지 못하더라도 일단은 그려봐야 했다.

 

사람들은 어떤 것에 대해 매우 별로라거나 아니면 아주 좋다는 식의 의견을 내세우지.

난 그들의 생각에 되도록 흔들리지 않으려고 한단다. 나는 나다워지기 위해 항상 노력하고 있어.

그는 누군가를 따라하거나 경쟁심을 갖고 따라잡기보다 나다워지기 위해노력했다. 질투는 우리를 갉아먹고 주변으로부터 고립시킨다. 대신 내가 잘하는 것이 무엇인지 발견하고 그것을 발전시켜 나간다면 긍정적인 결과가 올 것이라고 빈센트는 생각했다.

 

루앙으로 가기 위해 기차를 타는 것처럼. 별에 가기 위해서는 죽음을 감수해야 해.

그러니 살아 있는 동안 우리는 별에 갈 수 없지. 1888719일 혹은 10. 뉘넨에서 테오에게

 

하지만 우리는 살아 있기에 역경을 이겨내고 반드시 행복한 순간을 만끽한다. 그 순간이 드물게 찾아올지라도, 빈센트에게 인생은 깊고 짙은 밤하늘이었지만 그는 어둠 위에서 존재를 밝히는 작은 별과 같은 희망을 잃지 않았다.

 

나도 할 수 있을 만큼 노력하지만 항상 건강할 수 없다는 건 알고 있어.

이런 사실을 너에게 숨기고 싶지는 않단다. 내 병세가 다시 악화된다 해도 용서해 주겠니.

나는 여전히 예술과 삶을 무엇보다 사랑해.

 

빈센트가 살아 있는 동안 주고받은 902통의 편지 중 896번째 편지에 쓴 글이다. 그는 1890729일 세상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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