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의 안녕 샘터어린이문고 71
박주혜 지음, 김승혜 그림 / 샘터사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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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존재의 안녕을 위해 시작된 여정, 그 끝에서 찾은 맛있는 행복감

 

화장품 연구원 모두, 자신이 실험하던 마지막 토끼 안녕이를 데리고 회사를 뛰쳐나오다! 난생 처음 바깥 구경 끝에 빵집을 여는 모두 씨와 안녕이. 그들 앞에 다양한 손님들이 등장한다.

행복감을 불러일으키는 맛있는 빵으로 표현되는 그 마음을 통해 우리는 다치고 흔들리는 마음에 위로를 보내는 법과 다른 존재들과 연대하는 법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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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씨는 까만 병이 가득 담긴 상자를 품에 안고 실험실 앞에 섰어. 상자에 작은 병들이 서로 부딪히며 달그락거리는 소리가 났지.

 

모두 씨는 화장품을 만드는 일을 해. 지금 만들고 있는 화장품은 속눈썹에 바르는 거야. 사람이 써도 괜찮을지 알아보기 위해서 먼저 동물들에게 실험을 하고 있지. 안전한 게 확실하지 않은 화장품을 사람에게 쓸 수 없잖아.

 

그래. 괜찮지 않지. 이건 아니잖아.”

모두 씨는 자기도 모르게 허겁지겁 실험장 문을 여는 버튼을 눌렀단다. 그리고 얼른 종이 상자 하나를 가져왔어. 누가 보면 안 되니까. 모두 씨는 종이 상자에 마지막 토기를 넣었어. 그러고는 도망쳤지.

 

버스는 한참 달리고, 또 달렸어. 눈앞에 도시와는 전혀 다른 풍경이 펼쳐졌지. 끝없는 바다, 넓은 들판, 높디높은 산, 무엇보다 싱그러운 풀 냄새가 모두 씨와 토끼의 콧구멍을 간질였어.

 

하지만 모두 씨는 너무나 어색했어. 어디 이런 풍경을 보고 살았어야지. 매일 자동차만 거리와 회색의 시멘트벽만 보고 살았잖아. 그래서 그랬구나...

 

한참을 밭에서 놀던 토기는 마치 길을 알고 있는 것처럼 앞서서 어딘가로 가기 시작했어. 모두 씨의 토끼의 뒤를 따라서 발걸음을 옮겼지. 토끼의 뒷모습이 무척 자유로워 보였거든. 모두 씨는 그게 참 좋았고.

네 마음껏 해 보렴.’

 

모두 씨는 빵집을 열었단다.

자네 미쳤어? 평생 화장품만 만들던 손으로 무슨 빵을 만들겠다고 그래?”

함께 회사에 다니던 동료가 모두 씨에게 말했어. 그러면서도 개업 축하 화분을 들고 왔지 뭐야.

워워, 흥분하지 마. 평생 남이 시키는 화장품만 만들었으니, 이제 내 방식대로 사람들을 이롭게 만들어 볼 생각이야.” 모두 씨가 안경을 추켜올리며 배시시 웃었지.

 

모두 씨는 채소 농장에서 온 신선한 채소들을 빵 반죽 위로 듬뿍 올렸어. 방울토마토를 반으로 잘라 올려놓고, 고소한 치즈를 쓱쓱 갈아 넣었지.

 

, 참 맛있다. 빵에서 햇볕이, 바람이, 자연이 느껴져.”

빵을 베어 문 모두 씨가 헤벌쭉 웃었어. 옆에서 모두 씨를 지켜보던 안녕이도 깡충깡충 뛰었지. 그 순간빵집 이름이 적힌 <모두의 안녕> 간판에도 반짝거리며 빛이 났어.

 

주인이 바쁘다고 밥도 안 먹고, 내 밥도 안 챙겨 준다!’

모두 씨의 귀에는 이상하게 개의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지. 모두 씨는 개에게 뜨거울 때 먹으면 행복해지는 빵하나를 건네주었어. 빵이 외로운 개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따뜻하게 할 수 있기를 바라면서 말이야.

 

나는 학원에 가기 싫은데 엄마는 자꾸 학원에 가래요. 속이 답답해요. 선생님도 말이 안 통하고, 엄마는 더 안 통해요.”

아이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던 모두 씨는 작은 정원에 핀 빨간 꽃 빵을 아이게 주었어.

이건 아저씨가 만든 빵이야. 아저씨 빵이 동물들에게 인기가 많은 건 봐서 알지? 아무나 안 주는 건데 오늘 너에게 필요해 보여서 특별히 주는 거야.

 

신기하게 다음 날도, 그 다음 날에도 <모두의 안녕>에는 손님이 많았어.

정말로 모두 씨가 적어 놓은 대로 방을 먹었더니 효과가 있었어요. 머리가 아플 때, ‘작은 정원에 핀 빨간 꽃 빵을 먹었더니 머리가 상쾌해졌어요. 진짜 신기해요.”

모두 씨가 배시시 웃었어. 늘 혼자 빵을 만들었지만, 하나도 외롭지 않았지. 농부 박 씨, 허브 농장 노 씨, 채소 농장 김 씨, 고구마와 단호박 농사를 짓는 정 씨 모두와 함께 빵을 만들고 있으니까. 물론 안녕이도 함께 말이야.

 

먹으면 마음이 지금보다 씩씩해지는 빵을 먹으러 <모두의 안녕>에 와 보지 않을래? 오늘도 모두 씨는 세상의 모든 존재의 안녕을 바라며 빵을 굽고 있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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