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 혹은 그림자 - 호퍼의 그림에서 탄생한 빛과 어둠의 이야기
로런스 블록 외 지음, 로런스 블록 엮음, 이진 옮김 / 문학동네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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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분들의 심층적인 리뷰를 읽고나서
[바닷가 방]을 읽으니 머릿속에 내용이 차곡차곡
정리되어 쏙쏙 들어왔다. 이제 조금 난해하다
싶은 단편은 이렇게 해서 선 서평 감상, 후 독서를 해서라도 줄거리를 정리해야겠다는 스킬을 또 하나
익힌 순간.(ㅋㅋ대견하다.)

[바닷가 방] 이 소설이 풍기는 분위기가 몽환적
이고 신비로운데, 파비우스를 떠올리니 자연스레
그리스인 조르바가 떠오른다.

*113page
[파비우스는 어깨가 넓고,가슴이 떡 벌어진
남자였다. 예순여덟의 나이에도 근육질의
팔과 크고 평평한 손, 기다란 목의 조합 때문에
실제보다 키가 더 커 보였다.]


카먼은 파비우스와 자신의 어머니가 성적인
관계로 연관되어 있지 않을까 의심했다.
나는 파비우스와 칼레타(카먼의 엄마) 가 육체적인
관계로 연결되었다고 생각지는 않지만 둘은
사랑하는 사이였다고 이해한다.
오히려 육체적으로 결합된 것보다 더욱 그들은
정신적으로 많은 것을 공유했고, 또 서로를
이해하지 않았나 싶다.

*112page
[칼레타와 그는 주로 에우스케라어로 대화했고 그녀의 아버지 클라우스를 포함한 다른 가족들은 그들이 하는 얘기를 거의 알아듣지 못했다.]

*120page
[카먼은 파비우스가 자신의 감정을 격하게 표출
하는 것을 꼭 한번 보았다. 어머니의 장례식
때였다.]

128page
[“그게 무슨 소리에요?”
“어머니는 익사하지 않았어요. 화장한 게
아닙니다.”
“거짓말을 한 거였군요?”
“어머니는 당신이 장례식에 도착하기 전에
여길 떠났어요. 물속으로.”

카먼이 책을 한쪽으로 치우고 그를 향해 몸을 숙였
다. “일 년 전 일이잖아요.”

“네. 그러니까 어머니는 이제 정말 떠났어요. 이런
식으로 놀라게 해서 미안합니다. 때가 되면 말씀
드릴 생각이었어요.”]

그래서 방의 개수가 늘어나고, 내부 구조가 바뀌고
이런 것은 둘 사이(칼레타, 파비우스) 에 공유되는
비밀과 새로운 사실들이 차곡차곡 쌓여가는 과정
을 의미한다고 생각했다. 어떤 선택으로 인한
생의 전환점까지도.

칼레타는 딸인 카먼에게조차 파비우스와 관련된
그 어떤 것도 털어놓지 않고 그저 둘만의 이야기로
공유하고 싶었고, 그 둘만 아는 비밀통로가
되어버린 공간들. 그 소중한 공간을 파비우스는
지켜내고 싶었을 것이다.

마침내 파비우스도 물속으로 떠난다.
카먼에게 일부의 진실만을 남겨놓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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