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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받지 못한 어글리
콘스턴스 브리스코 지음, 전미영 옮김 / 오픈하우스 / 2010년 1월
평점 :
품절
어느 날 우연히 형사 25시라는 프로그램을 본 적이 있다. 거기서 나오는 한편의 내용이 나를 경악하게 만들었다. 아버지와 사는 딸을 엄마가 데려오게 되었고 그 딸을 식모처럼 일을 시키다가 갑자기 나빠진 형편 때문에 돈을 받고 딸을 술집에 판 이야기였다. 어떻게 친엄마가 자신의 딸을 그곳에 팔 수가 있는지 너무 무섭고 놀라웠는데 오늘 이 책은 나를 더 놀라게 하였다. 그 사건의 어머니보다도 더 심한 엄마가 있었다.
이 책의 주인공인 클레이는 위로 언니가 두 명 있고 밑으로 동생이 4명 있다. 그러나 엄마에게는 자신은 없는 사람이다. 오히려 무관심했으면 그녀의 삶이 더 행복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클레이의 엄마는 무관심보다 더 심한 것을 그녀에게 한다. 밤에 오줌을 싼다는 이유로 발길질에 구타는 상습적이고 더욱 심한 것은 여자로서 예쁘게 보이고 싶은 고민이 많은 부분인 가슴을 때리고 비트는 것이다. 그것마저도 감당하기 어려운 그녀에게 그녀의 어머니는 열세 살인 그녀를 두고 다른 곳으로 이사하게 된다. 혼자 남겨진 그녀는 겨우 아르바이트로 먹고살지만, 갑자기 전기료와 집세를 내라는 어머니의 등쌀에도 K 선생님의 다정함을 생각하며 꿋꿋하게 이겨내 영국에서 최초의 흑인 여성 판사가 된다.
자신의 딸에게 넌 쓸모가 없다, 못생겼다고 이야기는 하는 엄마가 세상에서 어디 있을까? 그러나 여기 클레이의 엄마가 있다. 더럽다니, 못생겼다니, 넌 쓸모가 없다는 말로 그녀를 기죽게 하려고 했지만, 오히려 그녀는 그 말로 더욱더 자신을 밀어붙이며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 나간다. 그런 그녀를 보면서 만약 나 자신이 그녀와 같은 삶을 살았다면 난 아마도 그녀처럼 그렇게 꿋꿋하게 살아갈 수 없을 것만 같았다. 이미 훨씬 오래전에 그 집을 뛰쳐나왔을 것이고 그럼 아마도 정말 그녀의 어머니가 바라는 데로 쓸모없는 아이가 되어 있을지도 모른다. 그런 나를 보면서 분명히 클레이의 어머니는 웃으며 내가 뭐라고 했니 하는 말을 할 것만 같다.
그러나 클레이는 내가 아니다. 그래서 그런 어머니의 말과 학대를 어렵게 어렵게 버티고 대학에 합격해서 당당하게 그녀에게 그 사실을 알리러 찾으러 갔을 때 내가 더 통쾌했다. 오히려 그녀보다 내가 그녀의 어머니에게 소리쳐 말하고 싶었다. 당신이 쓸모없다고 여긴 딸이 대학에 붙었다고 이제는 어떻게 하겠냐고 말이다. 하지만, 그녀는 그곳을 그저 조용히 걸어나올 뿐이다. 그리고 새로운 곳으로 새로운 삶을 위해 떠나면서 그녀의 자전적인 이야기는 끝을 맺는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의 마음은 이상했다. 분명히 이야기는 나의 가슴을 아프게 만들었지만, 눈물은 나오지 않았고 어머니의 학대에 분노하고 짜증이 났지만, 그것뿐이었다. 처음 책을 잡았던 마음 그대로 차분하게 이 책을 읽고 있는 나를 보며 작가의 의도를 알 것 같았다. 자신의 삶은 어머니로 말미암아 힘들고 어려웠지만, 희망 하나로 모든 것을 이겨 낼 수 있었다고 만약 삶이 힘들면 포기하지 말고 희망 하나로 이겨 내라고 말이다. 중간마다 의붓아버지와 싸움과 그를 법정까지 불러냈을 때는 정말이지 당찬 그녀의 모습에 박수를 쳐주고 싶었다. 자신이 아이를 낳았다고 그 아이의 전부가 자신의 것이라는 권리는 부모에게 없다. 아이를 학대하는 부모가 더는 이 세상에 없기를 이 책을 덮으며 간절히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