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죄
미나토 카나에 지음, 김미령 옮김 / 북홀릭(bookholic)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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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내가 미나토 가나에라는 작가를 알게 된 것은 <고백>이라는 그녀의 첫 데뷔작을 읽어서였다. <고백>은 그녀의 첫 데뷔작이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탄탄한 구성과 반전으로 나를 충격 속으로 밀어 넣었던 작품이라 그녀의 차기작이 나왔을 때 다시 한 번 더 그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 같아 읽어보고 싶었다. 그러나 몇몇 사람의 입에서는 <고백>을 읽고 읽으면 그 느낌이 덜 하다는 말을 들어서 책을 잡기 전 조금 망설여졌다. 그러나 책을 손에 잡는 순간부터 책을 덮을 때까지 난 한시도 책에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솔직히 전편과 비슷한 구조라서 처음 보는 <고백>보다는 덜하지만, 그렇다고 책이 주는 충격은 전혀 줄어들지 않았다.

공기가 좋은 시골 마을에 갑자기 들어선 공장으로 도시에서 온 사람들이 이곳으로 이사 오게 된다. 그중에 에미리도 포함되어 있었다. 우리나라에 추석과 같은 일본의 오봉의 날, 시골에 사는 아이들은 조부모와 함께 사는 관계로 그날은 그렇게 대단한 날이 아니었다. 오히려 밖에서 나가 놀아야 하는 상황에 부닥친 사에, 마키, 아키코, 유카와 전학 온 에미리는 학교 운동장에서 배구를 하게 된다. 패스를 하면서 100번까지 떨어트리지 않는 게임을 하던 중 어느 낯선 작업복을 입은 남자가 도와 달라며 한 학생을 데리고 간다. 아무 의심 없는 4명의 아이는 6시 종이 울리면서 탈의실로 따라간 에미리가 돌아오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되고 그녀를 찾으러 탈의실로 간다. 탈의실에 도착한 그곳에는 에미리가 움직이지 않고 누워있는 것을 보게 되고 그렇게 그들의 인생은 어긋나기 시작한다.

편지 형식으로 되어 있는 이야기는 꼭 나에게 주인공이 직접 이야기하는 것 같아 많이 버거우면서 가슴이 아팠다. 그 사건으로 4명의 아이에게는 분명히 외상 후 스트레스가 있을 것이다. 그런 소녀들에게 3년 후 범인이 잡히지 않아 답답하던 에미리의 어머니인 아사코가 그녀들을 불러 살인자라고 말하며 공소시효까지 범인을 잡지 못한다면 속죄를 하라고 그렇지 않으며 복수를 하겠다는 엄청난 협박을 하게 된다. 그녀의 그 한마디 때문일까? 4명의 소녀의 삶은 아사코가 퍼부은 악담대로 불행으로 항해 달려간다.

책을 덮고 생각을 해 보았다. 속죄란 무엇인지. 누가 속죄해야 하는지. 아마도 모든 사건의 발단이 된 에미리의 어머니 아사코가 속죄를 해야만 할 것 같다. 4명의 소녀의 인생과 자신의 딸과 친구의 인생까지 그녀가 망쳐버린 것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사람을 죽인 범인이 잘했다는 것은 아니다. 아무리 힘들었어도 그 어린것이 무슨 잘못이 있는지 아직 채 피어보지도 못한 소녀를 짓밟고 죽였으니 말이다. 그러나 그 범인도 끝에 벌을 받는 모습을 보며 역시 그녀의 소설이라고 느꼈다. 또다시 나에게 충격과 함께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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