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눈먼 기독교 - 위기에 처한 현대 기독교 영성의 실체 보고서
박태양 지음 / 국제제자훈련원(DMI.디엠출판유통) / 2013년 8월
평점 :
나는 선교사 지망생이었다. 남들 다 하는 취업 준비는 하지 않고, 하루 빨리 선교지로 파송되기만을 바랐다. 그러던 어느 순간 성경에 대해 무지하다는 판단을 하게 됐고, 전면 계획을 수정하여 선교사가 되는 것을 보류했다. 그때 떠올렸던 말씀이 “소경이 소경을 인도하면 둘 다 구덩이에 빠진다”는 부분이었다. 나는 선교사로서 그 나라 사람들에게 성경을 바르게 가르쳐야 할 의무가 있는데 이렇게 무지한 채로는 본분을 다 할 수 없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뿐 아니라 내가 다른 이들을 위험으로 이끌 가능성을 생각할 때 나의 자격이 없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 책 <눈먼 기독교>를 처음 접했을 때, 나를 멈춰 세웠던 기억이 호기심으로 작용하여 표지로 눈길을 끌었다. 그런데 ‘C. S. 루이스, 헨리 나우웬’ 등의 비성경적 사상을 파헤친다!, 라는 표지의 문구를 봤을 때 작은 불꽃이 튀는 것 같은 충격이 있었던 것 같다. 그들은 나와 내 주변 모든 기독교인들이 엄지손가락을 치켜 세우는 인물들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들은 우리 신앙의 모범이자 모델이었다. 그런데 그들에게 비성경적인 사상이 있다는 문구는 생전 처음 들어보는 소식이었다. 그래서 나는 이 책을 당장에 구입하여 읽기 시작했다. 영적 소경됨에 대한 콤플렉스와 같은 것이었다.
저자 박태양 목사는 상당히 많은 자료들을 근거로 인용하여 수많은 인물들, 우리가 신뢰하는 인물들의 비성경적 사상을 소개하고 있었다. ‘오 마이 갓.’ C. S. 루이스, 헨리 나우웬뿐만 아니라 릭워렌, 손기철 장로 같이 친근한 인물들도 있었다. 그리고 불교, 통일교, 신천지 같은 국내의 타 종교 및 유사 종교의 인물들도 다루고 있어서 이 한 권의 책을 다 읽고 나니 요즘 한국 교회가 사상적으로 어떤 흐름 가운데 있는지 꿰뚫어 볼 수 있었다. 동시에 뭔가 속고 있었구나 하는 놀라움도 일었다. 이제 어쩐다… 얼마 전에 봤던 영화 ‘마스터’의 포스터엔 이렇게 적혀 있었다. ‘당신은 누구를 믿고 따르고 있는가?’ 이제 나는 누구를 믿고 따라야 할 것인가?
이 책에서 말하는 바대로, 사상의 변질은 오늘날 교회의 위기가 발생한 근원이다. 우리는 다시 성경으로 돌아가 하나님이 무엇을 우리에게 가르치고 있는지에 귀 기울여야 할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지켜나가야 할 것이다. 그것이 이 위기에서 교회를 보호할 것이다. 저자의 판단이 다 옳은 것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저자의 지적은 명확했다. 진보적 사고를 통해 교회 내에서조차 가치관이 무너지고 있는 요즘, 저자의 외침은 마치 보수의 반격과 같다. 그럼에도 진보에게도 들어볼 부분이 있을 것이다. 그들에게 부분적으로 오류가 있다 하더라도 전부 틀린 것은 아닐 것이기 때문이다. 그들이 맞는 부분은 충분히 배울 수 있어야 한다. 이 책을 통해 바른 가치관을 향한 고민과 대화가 시작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