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가 보는 적은 그대 자신에 불과하다 - 불교적 관점에서 본 여성주의 인식론
고미송 지음 / 푸른사상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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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론은 불행의 수렁.. 매트릭스를 찢고 마침내 지혜의 바다로 간 지난한 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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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는 수직으로 서서 죽는다 솔시선(솔의 시인) 3
허만하 지음 / 솔출판사 / 2000년 10월
구판절판


내면의 바다



그 시인은 "나의 눈망울 뒤에는 바다가 있다 나는 그 바
다를 다 울어버리지 않으면 안 된다"고 했었지 이제사 나는
깨닫는다 사람은 아무도 자기의 바다를 다 울지 못하고 만
다는 사실을 엠덴 해연의 갈맷빛 깊이. 슬픔의 깊이를 견디
고 있는 하늘의 높이가 비친 바다의 물이랑 신록의 푸른 불
꽃처럼 타는 그리움 마지막처럼 잔잔히 불러보는 그리운
이름 이름. 그리움은 물빛이 아니다 뜨거운 이마 가뭄에 갈
라진 논밭처럼 튼 입술 그리움은 몸살이다 그리움은 슬픔
처럼 아프다 아프다 부풀어오르는 바다가 마지막 그리움처
럼 넘친다. 눈시울 안에 쌓인 지난 겨울 함박눈의 추억. 캄
캄한 밤의 부드러운 벼랑을 흘러내리는 바다의 물빛. 봄 여
름 가을 겨울의 바다. 사람은 고유한 자기의 바다를 가지고
이승의 슬픈 눈시울을 감는다



-6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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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는 수직으로 서서 죽는다 솔시선(솔의 시인) 3
허만하 지음 / 솔출판사 / 200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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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멸치등뼈에서도 우주를 보는 성숙하고 슬픈 눈.. 삼라만상에 바치는 겸허한 경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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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 발자국 창비시선 222
손택수 지음 / 창비 / 200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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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비


눈이 많이 내린 한겨울이면 새들에게 모이를 줘서
아들 내외에게 자주 잔소리를 듣던 함평쌀집 할머니

세상 버리던 날 새들은 오지 않았다 밥 달라고,
밥 달라고, 아침 일찍부터 찾아와 양철문을
바지런히 쪼아대던 새들

등쌀에 이놈의 장사도 집어치워야겠다, 그
아드님 허구헌 날 술만 푸고 있더니

쌀집 앞 평상마루에 앉아 소주잔을
기울이며 들려준다 장지의 소나무 위에서
울던 새울음 소리가 어째 영 낯설지만은 않더라고

울 어매가 주는 마지막 모이를 받으러 왔나 싶어
고수레 고수레 한 상 걸게 차려주었더니,
구성진 곡비 소리 해종일 끊이질 않더라고


-9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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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입이 없는 것들 문학과지성 시인선 275
이성복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0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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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밤에는 학이 날았다


많은 것들이 울고 가고,
더 많은 것들이 울고 가고
밤에는 학이 날았다

쭉 뻗은
젓가락 같은 다리가
또 한 번 경련했다

날으는 학이
달을 꿰뚫을 수 없듯이
그대 슬픔은 따지 못할 과일이었다

-7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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