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는 수직으로 서서 죽는다 솔시선(솔의 시인) 3
허만하 지음 / 솔출판사 / 2000년 10월
구판절판


내면의 바다



그 시인은 "나의 눈망울 뒤에는 바다가 있다 나는 그 바
다를 다 울어버리지 않으면 안 된다"고 했었지 이제사 나는
깨닫는다 사람은 아무도 자기의 바다를 다 울지 못하고 만
다는 사실을 엠덴 해연의 갈맷빛 깊이. 슬픔의 깊이를 견디
고 있는 하늘의 높이가 비친 바다의 물이랑 신록의 푸른 불
꽃처럼 타는 그리움 마지막처럼 잔잔히 불러보는 그리운
이름 이름. 그리움은 물빛이 아니다 뜨거운 이마 가뭄에 갈
라진 논밭처럼 튼 입술 그리움은 몸살이다 그리움은 슬픔
처럼 아프다 아프다 부풀어오르는 바다가 마지막 그리움처
럼 넘친다. 눈시울 안에 쌓인 지난 겨울 함박눈의 추억. 캄
캄한 밤의 부드러운 벼랑을 흘러내리는 바다의 물빛. 봄 여
름 가을 겨울의 바다. 사람은 고유한 자기의 바다를 가지고
이승의 슬픈 눈시울을 감는다



-64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