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지의 두 여자
강영숙 지음 / 은행나무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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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에는 주인공이 세 명 나옵니다. 청소 일을 하는 민준, 지방대학 교수인 진영, 식당 일을 하던 샤오. 

민준은 새벽에 청소 일을 하던 중 버려진 아기를 발견해 병원으로 데려가게 되고, 진영은 한순간에 딸을 잃고 대리모가 되기로 하였으며, 샤오는 조류인플루엔자로 다니던 삼계탕집이 문을 닫아 대리모가 되기로 결심합니다. 책 소개에서 대리모에 관한 내용이 나와서 상당히 흥미롭다고 생각했고, 도입부부터 민준이 버려진 아기를 발견하는 데서 이야기가 시작되는데, 사실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저는 조금 혼란스러웠습니다. 그러니까 작가님이 무엇을 이야기하고 싶은지 모르겠더군요. 생명의 탄생과 대리모에 대하여 이야기하고 싶은 건 알겠는데, 왜 민준의 이야기를 넣었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차라리 민준의 이야기는 배제하고 진영과 샤오에만 초점을 맞춰서 쓰셨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작가의 말'에도 대리모에 초점을 맞추었다는 취지였고, 소설 제목도 '분지의 두 여자'지 않습니까. 작가님이 분지의 한 도시를 배경으로 버려지는 생명, 그리고 그 반대로 새롭게 태어나는 생명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싶어 하신 것 같은데, 한 소설 안에 너무 많은 이야기를 담으려 해서 오히려 전체적인 주제를 흐려놓은 것 같아 저에게는 다소 아쉬웠습니다. 다 쓰고 싶었다면 민준의 이야기를 따로 분리하여 새롭게 쓰시는 것은 더 어떨까 생각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대리모에 대한 윤리적인 접근의 시도였다는 점에선 생각할 면들이 많아지는 시간이 되기도 하였습니다. 작가님의 붓끝이 언제나 반짝이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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