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은 헤어질 때 왜 사요나라라고 말할까 - 사요나라에 깃든 일본인의 삶과 죽음, 이별과 운명에 대한 의식세계
다케우치 세이치 지음, 서미현 옮김 / 어문학사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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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생 때, 선택과목으로 일본어를 선탰했었다. 그러나, 일본어는 내게 재미있는 과목이 아니었다. 일본어 선생님께서 워낙 무서우신 분이라, 일본어는 내게 흥미로운 다른 나라 언어가 아니라, 무서운 선생님의 불호령을 어떻게 하면 잘 넘길 수 있는지를 고민하게 하는 과제 중에 하나였다. 그래서 재미있게 공부할 수 있었던 여지가 충분히 있었음에도, 지금 나에게 일본어는 좋지 않은 배경지식으로 남아 있을 뿐이다. 그러나, 최근 일본에 대한 문화를 접하게 되면서 언어를 뛰어넘어 일본을 이해할 필요가 있겠다 싶어 이 책을 읽게 되었으나, 좀 더 흥미를 가지고 공부를 해 볼걸 하는 후회와 아쉬움만 크게 들었다. '사요나라'의 어원과 뜻을 시작으로 일본인의 정서를 파악해 가는 내용인데, 일본어를 잘 모르는 이들에겐 다소 어려운 감이 있다. 특히 나처럼 두려운 일본어에 대한 배경지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에겐 더더욱. 일단 '사요나라'는 일본인들이 헤어질 때 쓰는 말이다. 우리나라에서 헤어질 때, '건강하십시오'라든지 '다음에 또 봐요' 혹은 '잘 가요' '안녕히 계십시오' 라며 상대의 평안과 다음을 기약하는 인사를 한다. 그러나 '사요나라'는 '지금 헤어지자'라는 이별 그 자체의 의미를 두고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이것은 죽음과도 연결된 사고의 체계 속 언어인데, 저자를 이를 두고 조금은 씁쓸한 감을 내비친다. 물론 사요나라는 다음에 이어질 것에 대한 기대와 연결의 의미도 포함된다고 하나, 이별과 죽음 그 자체에 집중하는 일본인의 문화와 성향에 대한 분석이 주로 나타난다. 이 책을 읽고나서 일본에 대해 더 공부하고, 더 알아야겠다는 숙제가 남았다. 언어만큼 그 나라를 잘 표현하고 있는 것도 없지만, 언어만으로 그 나라를 이해하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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