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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즘, 왼쪽 날개를 펴다 - 사회주의 페미니스트 35인의 여성/노동/계급 이야기
낸시 홈스트롬 엮음, 유강은 옮김 / 메이데이 / 2012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비판하는 자세로 세상을 볼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내’가 누구인지를 아는 것이다. 자신이 누구인가를 인식해야 지금의 세상이 어떤 곳인지 알 수 있는 것 아닐까하는 고민의 결론인 것이다. 개인은 단편적인 존재가 아니다. 육체적으로는 1인의 개인이지만 그 안에는 수많은 역할들을 담당하고 있다. 그 역할들에 따라 어떤 때는 장밋빛 세상이 되기도 하고, 어떤 날에는 끔찍한 세상이 되기도 한다. 그렇다고 해서 어떤 ‘기준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생산관계에 따라 자본가계급-노동자계급의 설정된다. 그러나 자본주의라는 체제를 떠나서도 여전히 유효한 관계가 존재한다. 바로 여성과 남성이다. 여성과 남성이 담지한 것들을 너무나 복잡하다. 단순히 육체적 성별에 근거한 이분법부터 좀 더 복잡한 사회적 성별로 정의되는 젠더까지 여성과 남성을 설명하기 위한 정의들이 다양하게 존재한다. 고민은 바로 이 지점부터 시작된다.
<페미니즘, 왼쪽 날개를 펴다>에서는 총 35장에 이르는 방대한 사회주의 페미니즘을 기반으로하는 글쓴이들의 심도 깊은 이야기들이 담겨있다. 성, 섹슈얼리티, 재생산, 가족, 노동, 사회복지, 정치, 사회변혁, 자연, 사회, 지식 등 전부 열거할 수 없을 정도로 풍부한 내용들이다. 이렇게 풍부한 내용들이 존재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우리가 사회주의 페미니즘을 제대로 볼 필요가 있음을 역설해주는 것이기도 하다. 즉, ‘여성’이라는 존재가 제대로 설명되고 자본주의 사회에 올바른 질문을 던지기 위해서는 그 만큼 여러 갈래에서 출발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책의 여러 내용 중 ‘사회복지’에 관한 내용을 집중해서 보자면 미국이 여성을 대상으로 하는 복지 정책의 흐름을 알 수 있다. “정부의 예산 삭감론자들은 요부양아동가족부조 때문에 정부 원조를 받을 자격이 없는 여성들과 쓸데없이 몸집만 큰 관료 기구에 예산이 낭비된다고 주장했다. 또한 복지에 의존하는 여성들이 ‘떵떵거리며 살고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현실은 이들이 주장하는 것과 전혀 달랐다. 빈곤에서 전혀 벗어나지 못함에도 불구하고 강제로 저임금의 불안정한 일자리에 내몬 후 일할 능력이 있다는 이유로 계속해서 배제시켰다. 이처럼 여성들이 주요 대상이 되는 복지 프로그램의 경우 미혼모라는 도덕적 낙인을 찍으며 가족에 대한 책임을 더욱 지우며 불안정한 노동시장으로 내모는 것이다. 바로 이 부분에서 사회복지가 자본주의 국가의 이해관계와 맞아 떨어지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그 이해관계 속에서 여성은 특히 착취의 대상으로 적절함을 계속해서 확인 당하며 노동시장에서도 가족 안에서도 소외당하고 있다.
지금 우리도 고민해야할 점들이 있다. 보편적 복지가 이슈가 되고, 여성들을 대상으로 하는 돌봄 노동이 ‘사회화’되고 있는 현재 진보적인 방향으로 돌봄 노동이 구현될 수 있는 방안에 대해서 말이다. 여성이 가족에 대해 가지는 욕구와 실제 국가에 의해 사회화 되는 방식의 거리감에서 우리는 무엇을 놓치지 말아야 하는지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