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심풀이로 가볍게 읽을 수 있다복잡한 지식을 너무나도 재밌고 자연스럽게 풀어낸다무엇보다 제일 좋은 것은 약한 것의 아무런 의도 없는 순수한 행동이 큰 것을 쥐고 흔드는 통쾌함이다..
이 책을 읽고나서, 세상을 굴러가는데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것은 대개 소수인데나머지 사람들은 그들이 한참을 굴리고 만지작거리며 가지고 놀다 필요없어 버려놓은 그 세상찌끄레기를 가지고거기서 한조각이라도 내것을 만들기 위해 부단히 애를 쓰는 것 같다는, 몹쓸 생각을 했다. 이런 생각을 하게 만드는 것이 싫다.온갖 반민족적인 행위를 하는자와 웃음과 미소를 파는 여자와 폭력과 돈이 힘을 가지는 듯 보여지는 것이 싫다.결국 사고에서 살아남은 것은 소시민인 백화점 직원이지만, 그것은 소설적 허구의 일부일뿐. 또한 소시민이라 살아남은 게 아니라 그저 우연의 일치에 의한 것일뿐을 잘 알기에, `결국 목숨 건진 것은 소시민이야`라는 이 변명같은 결론은 독자를 기만하는 것처럼 느껴지기까지 하다.
요즘 소설을 읽어내려가는 것이 힘들다.소설 속에 담긴 삶의 비애가 너무 마음이 아프다.그 중에서도 가장 괴로운 건 부모의 귀천 , 그 이후 남겨진 자의 모습이다.다른 부분은 애써 피식피식 웃으면서 지나가도그 부분만큼은 가슴을 쥐어뜯지 않을 수가 없다.
지극히 소시민인 나로서는 이 소시민의 이야기가 눈물날만큼 감동적이다.시대와 세대의 차이에 아랑곳없이 철저히 동화시키는날카롭고 풍성한 표현.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