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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널
소재원 지음 / 작가와비평 / 2016년 8월
평점 :
영화와 원작 소설 두 가지를 모두 즐기는 것은 너무 매력적이다. 칼의 노래를 읽고 본 명량이 그랬고 영화 화장을 보고 난 후에 읽었던 소설 화장도 그랬다. 또 에쿠니 가오리의 도쿄타워도 그랬다. 무엇을 먼저 접하느냐의 우선순위보다는 그 두 가지를 시간차를 두고 모두 즐기면서 각각의 전달 수단으로부터 전해지는 감정을 더 오롯이 느낄 수 있는 것 같고, 그 느낌의 비교를 통해 작품에 대한 이해를 더 높아지는 것 같다. 이 소설도 원작이 있는 줄은 이번에야 알게 됐지만 내가 워낙 하정우를 좋아하기에 개봉하면 꼭 보리라 다짐했던 영화이기도 하다.
요 몇 년 간은 참 사고가 많다. 당장 우리나라만 보더라도 수련원 붕괴, 세월호 참사 등 많은 비극이 있었고 시선을 해외로 돌리면 아직까지도 자행되고 있는 무장세력의 폭탄 테러와 총기 난동 등이 그렇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정말 비상식적으로 여겨졌던 이런 상황들이 수면 위로 올라오게 되면서 우리는 늘 그렇듯 주변 국가의 폭탄 테러로 인한 사망 속보보다는 지난 스포츠 경기의 결과나 드라마의 뒷이야기를 나열한 가벼운 기사에 더 몰두하게 된다.
당장 112나 119를 부르는 것이 아니라 보험사를 찾는 정수처럼, 우리에게 죽음이라는 것은 굉장히 먼 곳에 있는 것 같지만 주변에서 일어나는 많은 사건들을 보면 마치 삶의 양면이 죽음인 것처럼 그저 몇 마디의 단어로 수많은 삶이었던 것을 죽음으로 바꾸어 놓을 수 있다. 마치 안전불감증처럼 이 시대의 모두가 우리의 생명을 헛되이 버리고 있는 것일까.
책을 읽으며 지난 4월, 꽃다운 나이의 소중한 생명들을 떠나보냈던 일들이 계속 머릿속에서 맴돌았다. 그 소중한 아이들에게 어른들은 색을 씌워 선동하고, 대차대조표를 들이밀며 실익을 따졌다. 삶이 있기에 지금의 모든 것을 누릴 수 있는 것인데 타인의 생명을 경외시 한다면 어찌 나라와 가정을 다스리고 부귀영화를 누릴 수 있단 말인가... 방관자인 나 또한 잘한 것은 없다. 반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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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
- 소재원
- 출판
- 작가와비평
- 발매
- 2016.08.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