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는 그렇게 작아져간다 - 길고 느린 죽음의 여정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들
이상운 지음 / 문학동네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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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는 그렇게 작아져간다

작가
이상운
출판
문학동네
발매
2014.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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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하는 가족이 죽음에 가까워진다면, 남은 가족들의 고통은 어떠할까. 사람은 언젠간 죽는 것이 당연하지만 그 과정을 지켜보는 가족들과 그 당사자에게는 절대 당연하다고 생각되지 않은 일일 것이다. 얼마 전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라는 영화를 보게 되었는데, 굉장히 유쾌한 노부부가 주인공이었고 당시 98세였던 할아버지가 급격히 건강이 나빠지며 돌아가시는 순간까지를 담은 영화이다. 거기서 보면 할머니는 굉장히 슬퍼하면서도 덤덤하게 할아버지의 죽음을 준비한다. 평소 입으시던 옷가지와 이불을 태우고, 수의를 준비하고 하는 등의 준비를 하지만 그러면서도 할아버지가 조금 더 살아주었으면 좋겠다고 오열한다. 그리고 영화를 관람하던 많은 관객들이 화면의 할머니 울음에 맞춰 같이 오열하는 광경을 보게 되었다. 나와 동행 또한 많은 슬픔을 느끼며 그 장면을 봤지만 이상하게도 울음은 나지 않았다.


  정말 요즘 많은 악재들을 뉴스 보도로 접하게 된다. 지금 2015년이 불과 20여일밖에 지나지 않았음에도 벌써 많은 사망사고와 나쁜 소식들이 뉴스를 가득히 도배하고 있다. 그러면서 우리는
죽음에 약간 무뎌지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물론 나와 관계가 전혀 없는 타인의 죽음이라서 그렇기도 하지만, 그리고 아직 살아있는 우리들도 우리들만의 치열함 속에서 살고 있어서 그렇기도 하지만 분명 우리가 점점 죽음에 무뎌져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때 이 책을 보게 되었다.


  이야기의 흐름은 작가 아버지의 장례를 치르고 난 후의 시점을 시작으로 아버지가 아프게 된 과정과 이야기들을 풀어놓는다. 긴병에 효자 없다는 말처럼 내가 들어본, 내가 보아온 주위 사람들의 병간호로 인한 부담과 고통은 생각보다 크고 무거워 보였다. 사실 가장 큰 부분은 금전적인 부분일 것이다. 그런 많은 이야기들을 무덤덤하면서도 구체적이고 현실적으로 작가는 이야기한다.


  "항상 죽을 각오를 하고 있는 사람만이 참으로 자유로운 인간이다."라고 그리스의 철학자 디오게네스가 말했다고 한다. 이 말처럼 우리는 죽음을 경험할 수 없기에 죽음을 두려워하지만, 진정한 자유는 죽음과 가까이 있거나 죽음에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우리는 그러한 죽음에서 우리의 남은 삶을 더욱 보람되게 살아가게 하는 어떤 것들을 느낄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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