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수 같은 이웃집 탐정 이카가와 시 시리즈
히가시가와 도쿠야 지음, 신주혜 옮김 / 지식여행 / 2014년 1월
평점 :
절판


작가
히가시가와 도쿠야
출판
지식여행
발매
2014.01.10

 

 

  미스터리 스릴러 물을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편식하지 않는 독서 취향 덕분에 가끔은 다른 종류의 책들도 읽고 싶어질 때가 있고 그래서 찾던 중에 이 책을 선택하게 되었다. 위의 사진은 일본 드라마 '야베 켄조 경감'의 주인공인 야베 켄조의 한 장면을 인터넷에서 다운로드한 것인데, 책을 읽고 상상되는 우카이 탐정의 이미지와 딱 맞아떨어진다는 생각이 들어 올렸다.

 

  약간은 미스터리 한 이카 가와 시의 재개발 예정인 거리, 그 거리에 자리 잡고 있는 빌딩인 여명 빌딩을 부모에게 상속받아 살고 있는 20대 중반의 젊은 여자 주인공인 아케미와 그녀의 건물 4층에서 탐정사무소를 하고 있는 남자 주인공 우카이는 서로 티격태격하면서도 자신들 주변에서 일어나는 기묘한 사건들을 하나씩 풀어나간다. 건물을 향해 돌진하여 자살을 시도한 남자를 통해 살인 사건을 알아내고 의뢰인의 부탁으로 찍은 불륜 사진으로 다른 살인 사건의 단서를 찾아낸다. 알아채기 쉽지 않도록 잘 만들어져 있는 트릭을 우카이 탐정과 아케미, 그리고 그의 조수 류헤이와 함께 재미있게 풀어나가고 있다.

 

  대략적인 줄거리(추리소설이기에 줄거리의 노출이 조심스럽다..)는 이렇다. 위의 사진 같은 뭔가 허당스럽고 익살맞은 캐릭터인 우카이 탐정은 수수께끼 같은 많은 사건들을 해결해나간다. 정신없이 책을 읽다가 한 사건이 끝나갈 즈음에 드는 아쉬움이라고 한다면 조금 사건의 개연성이 부족하지 않나 싶다. 우리들에게 많이 알려진 히가시노 게이고나 미야베 미유키의 소설들을 읽어보진 않았지만 그들의 작품 중에서 영화화된 백야행이나 용의자 X, 화차 등은 참 재밌게 봤던 기억이 있다. 그들의 이야기는 조금 무겁고 어둡고 상당한 집중력을 요하지만 그 주인공들이 그렇게 될 수밖에 없었던 이유와 그 숨겨진 사건들을 풀어나가는 과정은 정말 손에 땀을 쥐게 할 만큼 긴장된다. 이런 미스터리 스릴러에 길들여진 탓인지 '웬수 같은 이웃집 탐정' 의 '뭔가 이유가 있겠지' 식의 사건 뒤풀이는 약간 아쉬움이 남게 된다.

 

  이 작가의 다른 작품들을 읽어보지는 못했지만 이 책은 캐주얼한 미스터리물이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살인 사건의 끔찍함보다는 주인공들의 기지와 재치가 더 돋보이고 극의 흐름이 너무 진지해지지 않도록 곳곳에 숨겨놓은 유머러스함으로 읽는 사람들로 하여금 조금 더 가벼운 마음을 갖게 만드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우리 사회에서 흔히 벌어지는 불륜, 재산을 노린 살인, 채무관계로 인한 살인 등 우리가 자주 접하게 되는 사건들이 소개되어 있다. 가벼운 이야기이지만 한 번쯤 다시 생각해보게 만드는 재미있는 책이다. 이 책을 다 읽고 나면 처음에는 웬수 같던 이웃집의 탐정이 듬직하게 느껴질 수 있을 것이다.

 

 

 

  "저, 당신이 들은 탐정에 대한 이야기는 어떤 거였나요?"

  치바 사토미는 미안한 듯 몸을 움츠리며 이렇게 말했다.

  "실은.....'이카가와 시에서 가장 멍청한 탐정'이라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 계획의 목격자로 딱이라고 생각했던 겁니다."

  무례한 경우를 봤나! 아케미 옆에서 우카이가 부루퉁한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그런 우카이에게 치바 사토미는 옅은 미소를 지어 보였다.

  "하지만 탐정님. 의외로 예리하세요. 아무래도 제 판단 착오였던 것 같아요."

 

 

                                                              - p.299 204호는 불타고 있는가? 中 -

 

 

 

히가시가와 도쿠야 (ひがしがわとくや | Higashigawa Tokuya)

 

저자 히가시가와 도쿠야는 1968년 히로시마 현 오노미치 시에서 태어났으며 오카야마대학교에서 법학을 전공했다. 그의 데뷔작인 『밀실의 열쇠를 빌려 드립니다』는 많은 독자들에게 완성도 높은 수작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저서로는『밀실의 열쇠를 빌려 드립니다』『밀실을 향해 쏴라』『빨리 명탐정이 되고 싶어』『여기에 시체를 버리지 마세요』『교환살인에는 어울리지 않는 밤』『수수께끼 풀이는 저녁식사 후에』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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