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광인의 몽상 - 캔맨
김영권 지음 / 작가와비평 / 2013년 9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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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김영권
출판
작가와비평
발매
2013.09.10

 

 

  '성공'이라는 단어는 이세상을 살아가는 모든 이들이 자신의 가슴 속에 품고 있는 말이 아닐까 생각한다. 요즘 학교에서 초,중학생들에게 장래희망을 물으면 예전처럼 대통령, 과학자, 판사 등이 아닌 공무원, 연예인 등이 많이 나온다고 한다. 이렇게 부모의 그늘 아래에서 아직 사회에 발을 내딛지 않은 아이들조차도 안정적이거나 성공에 대한 키워드가 입력되어 있다는 것 자체가 지금 우리 사회가 지니고 있는 큰 문제점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제 사회구조는 성공, 특히 물질적인 성공을 빼놓고는 그 이후의 행복한 삶이라던지 자아실현 등의 문제는 부차적인 것이 되어버렸다. 이러한 상황이 너무도 당연시 되어 이 주제를 가지고 문제삼는것 자체가 무의미해질 정도로 우리에게 성공은 굉장히 중요한 것이 되어버렸다.

 

  책의 말머리에서 저자는 이런 상황을 '슬픈성공' 이라고 표현한다. 내가 하고싶은 것을 할 수 있고 많은 물질적인 것들을 얻었지만 정신은 빈곤한 그러한 상태를 '슬픈성공' 이라고 이야기한다. 자신이 하고싶은 일이나 자신의 적성에 맞는 일이 아닌 철저히 성공과 사회에 프레임이 맞춰진 일들을 해나가다 보면 우리의 정신은 고독해지고 점점 황폐해지게 되는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그리고 그 사회의 틀에조차 끼지못한 수많은 사람들은 더욱더 많은 고통을 받으며 살아가게 된다. 그런 성공에 대한 관점을 버리고 자신의 삶을 살으라고 조언하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자신이 부모로부터 물려받을 재산이 없다면 변변찮은 직장으로 생활을 꾸리며 자신이 좋아하는 취미생활을 하기에는 요즘 세상은 무리가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천편일률적인 자기개발서를 따라 자신을 바꾸어나가는 것이 아닌 자신의 개성과 강점을 유지하면서 보다 더 많은 사람들과 함께 잘 살수 있도록 사회의 시각과 사회적제도의 개선을 해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보다 더 많은 사람이 자신의 삶에 만족감을 느끼고 성공에 대한 끝없는 갈증이 해소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책을 다 읽고난 후의 뒷맛이 참 씁쓸하지만 우리가 한번쯤 읽고 고민해봐야 하는 명제임에는 틀림없다. 읽어보면 참 좋을 책이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아무리 욕을 해도 일단 성공한 사람들, 특히 돈이나 권력이나 명예를 얻은 사람들과 그 주위 사람들은 아무렇지도 않은가 봐요. 실제로 우리 아버지 같은 농투성이는 죽은 뒤 제사상 신위에 '학생부군'이라고 쓰지만, 대통령이나 국회의원이니 재벌이니 하는 훌륭한 분네들은 무슨 악독한 짓을 했든 세세생생 그 자손들에 의해 칭송되고 신위에도 자랑스럽게 쓰이겠죠. 그러니 안 그러겠어요. 아, 내일 또 일찍 일하러 나가야 해서 이만 실례할게요."

  강선호 씨는 엎드려서 방바닥을 치우기 시작했다. 큰 희망도 없이 세파에 시달하고 살면서도 낙망의 빛을 감춘 채 묵묵히 내일을 준비하는 그가 문득 황소처럼 느껴졌다.

 

                                                                                 - p.261 황금충 바이러스 中 -

 

 

 

저자 : 김영권

저자 김영권은 진주에서 태어나 인하대 사범대학에서 교육학을 전공하고 한국문학예술학교에서 소설을 공부했다.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소」가 당선되어 작품활동을 시작했으며 ‘작가와비평’의 원고모집에 장편소설 『성공광인의 몽상』이 채택되었다. 작품으로는 장편소설 『보리울의 달』이 있고, 1960~1970년대의 개발독재 시대에 사회에서 밀려나 외딴 선감도(仙甘島)에 강제수용된 부랑아들의 참혹상을 그린 장편소설 『청춘의 지옥』이 곧 출간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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