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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중고등학교 교과서에서 자주 볼 수 있었던 소설들을 한데 모아놓은 책이다. '운수좋은날'의 현진건을 비롯하여 '봄봄'의 김유정, '날개'의 이상과 '메밀꽃필무렵'의 이효석 등 우리나라 근대소설의 명작들을 이 책에서 볼 수 있고 9명에 작가의 총 13편의 단편소설로 이루어져 있다.
중고등학교 국어시간이 되면 이런 단편소설을 읽는 것이 즐거웠다. 선생님께서 한 단락씩 읽으라고 시키는 순번이 지나가고 나면 맘 편히 그 교과서 속의 소설을 읽곤 했다. 그때에는 잘 몰랐지만 이제 와서 다시 이 소설들을 읽어보니 인물들의 감정에 대한 섬세한 표현과 적절한 시대상의 반영을 통해 우리 문학의 수준이 굉장히 높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무라카미 하루키나 에쿠니 가오리로 대표되는 일본 문학이 인기를 끄는 이유는 일본의 시대상의 반영을 통한 상실감이나 허무함을 잘 표현하였고 작품 속 인물들의 감정 표현이 굉장히 섬세해서라고 생각한다. 나 또한 일본 소설을 즐겨 읽는데 일본 소설 특유의 서정적 분위기와 다 읽고 나면 무언가 공허함과 상실감을 느끼게 되어 다 읽고 나면 또 다른 일본 소설을 찾게 된다. 우리나라 신경숙 작가의 '어디선가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 나 양귀자의 '모순' 또한 그러한 좋은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가끔 시내의 대형서점을 가보면 우리나라의 책 시장은 굉장히 유행에 민감하다는 생각이 든다. 몸짱 열풍으로 인한 다이어트와 운동에 관한 도서가 서점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가도 어느새 자기 계발서 열풍으로 인해 바뀌기도 하고, 우리나라 작가들의 책보다는 번역서들이 더 많은 공간을 차지하고 있는 사실이 조금 아쉬운 부분이다. 이제 우리 작가들도 트렌디한 서적이 아닌 우리나라 특유의 문학으로 자리 잡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서 이러한 고전 작품들을 답습하는 자세가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개인적으로 굉장히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