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언제나 서툴다 - 시와 그림이 있는 이야기
나태주 지음 / 토담미디어(빵봉투)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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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나태주
출판
토담미디어
발매
2013.07.29

 

 

  사랑에 관한 어떤 이야기를 한다는 것은, 우리 인간의 본질적인 것들을 탐구하는 것 만큼이나 굉장히 심오하고 할 말이 많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생물학적으로 본다면 사랑이라는 감정은 종족의 번식을 위한 호르몬의 화학적 장난이라고 하는 이야기들도 있지만 우리 모두가 그 이상의 무언가가 사랑이라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감정속에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성별과 나이와 능력등 외적인 조건에 의해 사랑이라는 감정이 여럿으로 나뉘어져 있지만 실상 그 사랑이라는 것은 전부 같은 것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책의 도입부는 박범신 작가의 은교를 연상케하는 느낌을 받았다. 교단에서 정년퇴직 후 연구원의 원장으로 부임한 작가는 그곳에서 일하고 있는 슬이라는 여자를 만나게 된다. 평범한 인연으로 만나게 된 평범한 관계에서 작가는 점점 25살의 슬이에게 평범하지 않은 감정을 느끼게 되고, 이렇게 서툰 사랑이야기가 시작된다.

 

  글이라는 것은 글쓴이가 가슴속에 지니고 있는 많은 감정들을 뇌라고 부르는 필터를 거치지 않고 그 본연의 것들을 그대로 표현해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게때문에 작가들에게는 자신의 가슴과 뇌를 분리해내는 많은 사색의 시간들이 필요한 것인지도 모른다. 손녀딸뻘의 나이차이를 가진 여자에게 느끼는 감정을 사랑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은, 오롯이 마음에만 충실하지 않는다면 할 수 없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시는글보다 더욱더 함축적이고 정제되어 순도가 높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사랑이라는 감정을 표현할 때 시보다 더 좋은 표현의 수단은 없다고 생각한다.

 

  책을 다 읽고나면 아련한 마음이 든다. 명의가 환자의 아픈 부위를 정확히 짚어내듯이 작가는 누구나의 가슴속에 아플만한 부위를 잘 짚어낸다. 자신이 가장 많이 느껴봐서 인지도 모르겠다. 사랑에 빠지고 또 그 사랑에 아파하고 하는 일련의 행동들을 반복하는 것이 우리 인류가 가진 숙명인 이상, 사랑이라는 것에 대해 더 많은 생각을 가지고 또 그 생각을 행동하기에 이 책은 참 좋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슬이는 나에게 여자이며 어린 아기이며 어린 딸이기도 하다. 그가 아프면 나도 아프다. 그가 슬프면 나도 슬프다. 그가 기쁘고 행복하면 나도 기쁘고 행복하다. 이러한 나의 사랑을 어떤 사랑이라고 굳이 꼴을 지어서 규정하고 싶지는 않다. 그냥 나의 사랑이라고 말하고 싶다. 그냥 그런대로 놔두고 싶다.

 

                                                                                    - p.104  감사하는 이유 中 -

 

 

 

나태주 시인, 교사

출생 : 1945년 3월 16일 (충청남도 서천)

나이 : 69세 (만68세)

성별 : 남성

소속 : 공주문화원 (원장)

데뷔 : 1971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시 '대숲 아래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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