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보니 나도 아줌마 - 아줌마가 어때서?
제인 슈 외 지음, 강은미 옮김 / 위즈플래닛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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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보니 나도 아줌마"

책 제목을 보고 '엇! 내 얘기인데?'라는 생각과 함께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아홉 명의 일본 유명작가들이 털어놓는 이야기를 저자인 제인 슈가 그들과 인터뷰를 하는 형식으로 이루어져 있다.

저자는 칼럼니스트 겸 작사가이고 라디오 진행자이다. '어쩌다 보니 나도 아줌마'에서 저자가 인터뷰를 한 작가들은 미츠우라 야스코, 야마우치 마리코, 나카노 노부코, 다나카 토시유키, 우미노 츠나미, 우타마루, 사카이 준코, 노마치 미네코 이렇게 9명의 작가들이 등장한다. 처음 이 책을 읽기 시작할때에는 나도다 먼저 살아간 언니들의 이야기를 들을수 있는 거구나?라는 생각이었다면 다 읽고 나서의 느낌은 내 생각보다는 그리 가벼운 이야기가 아니구나라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제목의 아줌마라는 것을 보고 작가들이 전부 여자일거라는 생각을 하고 책을 읽어서 중간에 혼선이 있었지만 인터뷰어중에는 아줌마가 아닌 아저씨도 끼어있었다.

한국에도 아줌마는 제3의성이라는 말이 있지 않나? 아니면 내가 일본유학중에 들었던 이야기였나? - 아줌마는 남성, 여성 이분법으로는 나눌 수 없는 또 다른 성별이라고들 하잖아요. 뻔뻔스러울 만큼 남의 시선 따위는 의식하지 않는 이미지이죠 - 어느나라나 아줌마는 그런 이미지인것인가? 예전에 유학에서 돌아와 엄마와 시간을 보내다 엄마한테 엄마도 아줌마 다 됐구나?라고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우리 엄마는 정말 곱고 조용한 일반적으로 말하는 그런 여성스러운 분이셨는데, 우리를 키우시면서 엄마는 그렇게 아줌마가 되셨다. 나는 그 또한 자랑스럽다. 엄마가 어린나이에 고향을 떠나 아무연고도 없는 타지에 시집을 와서 아이둘을 키우면서 아빠의 수입에만 의존하지 않고 경제활동에도 참여하며 정말 열심히 사신것을 나는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쓰이는 아줌마의 어감은 그리 유쾌하지는 않다. 나 역시 이제 결혼을 하고 어느덧 40이 가까워가고 있는 나이이기에 어디 나가서 아줌마라 불리우는 나이이기 때문이다.

책에 등장하는 일본유명작가들은 내가 아는 작가도 있고 모르는 분들도 있었지만 공통적으로 열심히 자신의 자리를 지키고 성장하다보니 지금의 위치에 있는 분들이었다. 일본작가들이다보니 인터뷰내용이 이해가 안가는 부분도 상당히 많았지만 또 상당부분은 한국과 다를 것이 없구나~라고 놀란 부분도 많았다.

나는 5년반정도 일본유학을 했어서 어느정도 공감을 하며 읽을 수 있었지만 시대가 달라서 이해가 안되는 내용들이 있어서 조금 아쉬웠지만 또 한편으로는 일본은 지금 이렇구나~하고 이해도 하게 되는 부분이 많았다.

예를들면 명예남성이라는 말이 일본에서 씌여지고 있다고 한다. 남성들이 여성에게 바라는 역할만을 충실히 수행하는, 그야말로 남성이 아닌데도 남성권력을 대변하는 듯한 사상을 가진 여성들을 일컫는 말이라고 하는데, 일본이나 한국이나 여성의 사회적 지위가 올라가게 된것이 얼마되지 않은 나라들에서는 볼 수 있는 현상들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나라도 지금은 많이 나아졌지만 아직도 그런 일들이 아무생각없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남자일, 여자일, 남자가 칼을 뽑았으면 무라도 썰어야지, 여성스러움, 솥뚜껑운전,기둥서방 등등 생각해보면 많은 부분을 우리들은 아무생각없이 즉, 무의식적으로 잘못된것을 느끼지도 못하고 지내고 있는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 위에도 적었지만 나 역시 엄마가 예전의 여성스러웠는데 지금은 아닌 아줌마가 되었다고 느꼈다는 것에 닭살이 돋았다. 나도 모르게 그렇게 나는 이 사회에 맞쳐서 잘못된것이라고 인식조차 못하고 지내고 있었던 것이다.

그렇다고 이 책이 여성의 권리와 평등만을 말하고 있지 않다.

다나카 토시유키님과의 인터뷰를 통해 알게된 남성학. 일본내에서도 남성학은 인지도가 낮다고 한다. 일본에서는 자살율의 비율이 남성이 많다고 하는데 성별뿐만 아니라 나이대도 궁금하기도 하다. 성차별은 어느쪽하나 유리할수가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야마우치 마리코님의 '그 아이는 귀족'이라는 책이 참 궁금하다.

- 잘 나가는 놈일 수록 자기영역을 절대 벗어나지 않는다. 인간이란 자신이 계속해서 우위에 있을 수 있는 곳에서만 살고 싶어하는 존재라고 생각해요 -

인간은 누구나 인정을 받고 싶어한다. 타인에게 인정을 받지 못하더라도 인간은 혼자서는 살아갈수 없다. 환경의 연쇄작용이 인생에 미치는 영향력은 엄청나다.

그리고 여성성차별문제는 그 문제만 똑 떼어내서 해결할 수 있는게 아니다. 여성성차별이 일어난 문제에서 남성차별과 지역갈등등 많은 사회적 갈등들이 같이 섞여서 일어나는 것이다. 우리는 자신의 생각을 분명히 갖고 행동하여야 사회의 차별들을 줄여나갈 수 있을것이다.

내가 많이 공감했던 부분중에 하나는 나이를 어느정도 먹으면 결혼을 하고 결혼을 하면 애기를 낳고 그렇지 않으면 비정상적인이라는 사회적 시선이 없어져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되었다. 일본은 동거부터 많이 시작을 하지만 한국에서 동거는 아직 받아들이기 힘든 부분이 많다. 나 역시 일본 유학중 친구들이 결혼도 안했는데 동거를 하는것을 보고 깜짝 놀랐었으니까...저자인 제인슈 역시 남자친구와 동거를 하고 같이 살고 있지만 결혼은 생각이 없다고 하는 부분에 처음에는 이해가 가지 않고 이기적이라고 생각까지 했었다. 그런데 가볍게 생각해보면 결혼을 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무엇인가? 이 사람과 평생을 같이 함께하고 싶어서가 우선이 아닌가? 그래서 너랑나랑 같이 사는데 꼭 그것을 서류로 증명해야만 사랑하는 것은 아니잖아? 그렇게 얘기하면 또 할말이 없다. 그리고 아이를 낳고 낳지 않고도 그것은 개인의 자유인데 저출산문제를 결혼해서 아이 낳지 않은 부부들에게 화살이 가는 것도 문제가 있다.

결혼했으면 당연히 아이를 낳는게 당연한게 아닌가? 라는 시선과 행동은 당하는 사람에게는 폭력이기 때문이다. 그들만의 사정이 있을수 있는데 말이다.

어느 사회에서나 남들과 다른 소수는 다수들의 공격을 받기 쉽다.하지만 그렇게 모두 같은 것, 일반적인 것이 정답은 아니다. 이 책의 작가들은 모두 자신들의 자리에서 자신들의 생각을 목소리 내는 것으로 이런 생각도 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듯 했다. 그래서 어떤면에서는 용기를 얻은 부분도 있고 다시 나를 돌아보게 되는 부분도 있었다.

'어쩌다 보니 나도 아줌마'라고 책을 지은 이유가 무엇일까? 생각을 해보았다.

소위 아줌마라고 불리우는 나이대가 되면 당연히 떠올리는 사회생활 어느정도하다가 결혼해서 아이낳은 그런 일반적인 상황이 떠오르게 된다. 하지만 여기의 작가들은 다른 모습의 아줌마들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자신의 자리에서 맡은 일을 열심히하고 결혼이 아닌 연애를, 결혼을 해도 아이없는 삶을, 연애를 안하더라도 자신의 미래를 꿈꾸는 그런 아줌마말이다. 모두다 같을 수 없고 정답이라는 것은 없다.

소수를 인정하는 것이야말로 다양성을 인정하는것이다. 다양성이 있다고 하는 것은 개인의 자유를 선택을 인정해주는 사회가 아닐까? 제목만 읽고 쉽게 집어든 책이었지만 지금의 나는 어떤가를 생각하게 된 좋은 계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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