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에 살고 있습니다
김혜지 지음 / SISO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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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여행을 떠나서 정말 마음에 드는 곳이 있다면... 혹은 여행을 직접 떠나지 않더라도 미디어 등을 통해서 그곳에서의 삶을 꿈꿔보기도 한다.

나의 경우에는 서른살 기념으로 떠났던 첫 유럽여행 이탈리아의 피렌체에서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많은 곳은 아니지만 여러나라를 여행했고 심지어 그 당시에는 일본 도쿄에서 유학생활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특별히 이 곳에서 살고 싶다라는 것을 생각해 본 적은 없었다. 그냥 가 보고싶다에서 가 봤다로 끝이났을 뿐...

하지만 피렌체는 달랐다. 마치 내가 동화책 속에 들어와 있는 듯한 착각을 일으키고 저자도 책에서 이야기를 했는데... 나는 피렌체에서 버스킹을 들으며 그 뒤로 지는 해를 보며 눈물을 훔쳤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지만 내가 왜 그때 눈물이 났는지는 모두지 알수가 없었다. 그냥... 아름다워보였거나 그 당시의 나의 상황이 그랬거나.. 그런데 책에서 "여행지에서의 노을이 더 아름답게 느껴지는 이유는 간절히 붙잡고 싶은 순간이기 때문이 아닐까." 라는 이야기를 본 순간. 그래! 그거였어. 라고 무릎을 탁! 쳤다. 나는 그 시간을, 그 아름다운 시간을 잡고 싶었던 것이다. 다음날이면 피렌체를 떠나야 한다는 아쉬움이 남아 있었기 때문에... 아무튼, 이 책의 제목을 보자마자 나는 꼭 읽어봐야겠다고 결심했다. 왜? 나의 첫 유럽 여행지 이탈리아에서 살고 있는 사람의 이야기이고 이 책을 읽으면 그때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를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책의 저자는 현재 이탈리아 베네치아에서 살고 있고 본업이 여행가이드인 남편이 코로나로 인해 실업상태가 됨으로써 지금은 예전부터 기록해왔던 블로그, 유튜브가 어쩌다 주업이 되어버렸다는 '이태리부부' 의 부인의 발자취(?)가 담긴 책이다.

그냥 장소를(?) 대면에서 비대면으로 바꿨을뿐... 그들이 전하고 싶은것은 이탈리아에서의 여행정보이니 시대(?)상황에 잘 적용해나가고 있는거라 말할 수 있지 않을까?

책은 chapter1. 이탈리아에서 살아간다는 것. chapter2. 무조건 살아남아야 한다. chapter3. 여행은 멈췄지만 삶은 남는다. chapter4. 베네치아를 200%즐기는 법으로 나누어 자신들의 이야기를 풀어주고 있다.

대학 졸업 후 영업일을 하던 저자가 어떻게 이탈리아로 가게 되었고 그곳에서 평생의 친구를 만나 결혼까지 했으며 로마에서 베네치아로 옮기게 된 이야기까지. 글로 읽으면서도 타지에서 외국인으로 살아가야 한다는 것에 대한 어려움을 이야기 하는 부분에서는 많은 공감을 하게 되었다. 심지어 같은 아시아도 아닌 유럽에서 인종차별이라던가 너무나도 생소한 문화에 상처도 많이 받고 이방인이라는 생각에 사람관계에 대한 어려움도 많았을것이다. 저자의 모든 것을 알지는 못하겠지만 어느 정도는 공감할 수가 있었다. 거기다 지금 코로나로 인해 이동이 자유롭지 못한 상황에서 엄마를 떠나보내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을때는 눈물이 멈추지를 않았다. 그 먼 곳에서 할 수 있는거라고는 기도밖에 없었다는 저자의 이야기에 마음이 너무 아팠다.

저자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자식들은 항상 자신의 인생을 살겠다고 떠나지만 부모님들은 항상 믿고 같은 자리에서 기다려 주시는 것 같다. 언제든 힘들면 돌아오라고... 그런데 가까이 있지 못하고 엄마를 떠나보내야 했던 저자는 얼마나 힘이 들었을까?

코로나 사태를 겪으며 느낀 것이 있다면... 우리나라가 살기 좋은 나라구나라고 생각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아니 외국에 나가서 살다보면 우리나라가 살기 좋은 나라구나 라고 느끼게 된다. 책을 보고 놀랬던 것은 이탈리아의 행정업무 속도에 대한 이야기를 읽었을 때이다. 나 역시 일본에 있을때 한국은 하루만에 끝날일을 몇일이나 걸려서 해결한적이 많고 외국인의 신분이기에 해야하는 일들이 있기 때문에 시간을 내야하는 등 배달은 물론이고 병원 문제 여러모로 처리 속도는 한국을 따라갈 곳이 없는 것 같다. 그래서 코로나 사태도 잘 이겨내가고 있는 것 같기도 하고...

하지만 저자는 처음에 불편하다고 느끼던 그것을 이탈리아답다로 인정해버리고 그래서 지켜지는 그들의 문화와 도시들에 매력에 빠졌으니 이탈리아에서 오래 즐기면서 살 수 있는게 아닐까?라고 생각이 들었다.

서른 살이 된 기념으로 유럽여행을 계획했던 나는 그 당시 레오나르도 다빈치에 빠져서 망설임 없이 여행지를 이탈리아로 정했다. 원래 이탈리아와 프랑스를 같이 볼 계획이었는데 이탈리아에서 프랑스를 열차를 타고 이동하고 싶었지만 파업때문에 비행기밖에 안된다는 여행사 직원의 말을 듣고 그럼 이탈리아만 여행을 하기로 결정했다. 왜? 이탈리아 도시들의 매력이 다 다르기 때문이다. 우리의 코스는 로마, 폼페이, 피렌체, 베네치아, 밀라노 였다. 로마에 첫 발을 내딛었을때 박물관안에 들어온 듯 했다. 그만큼 도시 전체가 잘 보존되어 있다는 뜻이겠지. 밀라노는 단지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최후의만찬을 직접 보고 싶어서 코스에 넣었다. 폼페이는 초등학교때 선생님이 이야기를 듣고 충격을 받아 그 도시의 이름은 잊지 않고 기억을 하고 있었다. 폼페이. 화산으로인해 도시 전체가 사라졌다가 찾았다는 이야기. 그 이외에도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살았다던 빈치마을을 가보고 싶었지만... 일반적인 관광지도 아니고 혼자만의 여행도 아니어서.. 실행에 옮기지는 못했다. 도시들을 돌아다니면서 정말 한 나라라고 느낄 수 없을만큼 각각의 매력이 있는 도시들이었다.

책에서도 "실제로 각 도시국가 체제에서 이탈리아라는 하나의 나라로 통일된지 불과 각 도시국가 체제에서 이탈리아라는 하나의 나라로 통일된지 불과 한 세기밖에 지나지 않았기 때문에 각 도시가 마치 각 나라인 것 처럼 다양한 모습과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라고 저자가 이야기 하고 있다. 그랬구나... 그래서 내가 그렇게 느꼈구나... 내가 느낀게 맞았구나.. 라고 호응을 해가며 책을 읽어나갔다.

코로나 일일발생율이 제일 높다고 보도되던 이탈리아에서 그들은 어떻게 그 곳에서 버티기로 결정을 한걸까? 그럼에도 우리는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코로나가 지구를 멈췄다고 해도 우리는 살아가야하니까...코로나지만 결혼을 하고 아기를 낳고 그렇게 우리의 일상은 계속 되니까..비록 예전과 똑같은 삶은 아니더라도 우리의 삶은 그렇게 계속되기 때문에 그들은 하늘길이 막혀 언제 돌아갈 수 있을지 모르게 되더라도 그들의 삶의 터전에 남았던게 아닐까? 생각한다.

"내 삶에 만족한다는 것은 어쩌면 스스로를 기어코 궁지에 내몰아야 누릴 수 있는 호사인지도 모르겠다."

지금의 이 책을 읽으며 지금의 나는 내 삶에 만족을 하고 있나? 생각해 본다. 내가 살아보고 싶었던 나라 이탈리아에서 살고 있는 저자의 이야기를 읽으며 여행자로써가 아니라 나의 삶의 터전이 된다면 나는 이탈리아를 어떻게 받아들이게 될까? 내가 알고 있던 이탈리아 뿐만 아니라 새로운 모습의 이탈리아를 알게 되었다.

역시 이탈리아는 정말 매력적인 나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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