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 샤베트
백희나 글.그림 / Storybowl(스토리보울) / 2010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달 샤베트, 구름빵 만큼이나 달콤하고 시원한 상상이다.

가장 최근작이 최고작이라는 평을 듣는 작가답게 내용은 전작보다 훨씬 깊어 졌다.


 너무너무 더워서 잠도 오지 않는 여름밤,  모든 창문을 꼭꼭 닫고 에어컨을 쌩쌩, 선풍기를 씽씽 틀며 잠을 청하던 밤, 반장 할머니가 녹아 내린 달로 샤베트를 만드는 것으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지구 온난화, 환경오염, 자원고갈... 심각한 현실의 문제를 상상의 프리즘을 통해 다시 보니 새롭다.  자연 바람은 철저히 차단하고 에어컨을 켜고 햇빛 대신 비타민D를 복용하고, 달빛 보다 형광등 불빛에 더 익숙한 우리에게 잠시 자연에 온전히 몸을 맡겨 보라 말하는 듯 하다.  하고 싶은 이야기를 머리가 아니라 가슴이 먼저 느끼게 하는 작가의 역량이 놀랍다.


달샤베트에 담긴 나눔의 가치도 의미심장하다.

‘뭔가 좋은 일이 생기거나 좋은 것을 손에 넣으면 무엇보다 먼저 이웃과 함께 나누도록 해야 한다. 그렇게 하다보면 말로는 갈 수 없는 곳까지도 그 좋은 것이 퍼지게 된다. 그것은 좋은 일이다.’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에 담긴 인디언들의 지혜이기도 하다.


 지구의 내일을 위해 콩기름 인쇄를 하였고 비닐 코팅을 하지 않았다는 작가의 말에서 작품안의 이야기와  작품밖의 자신의 생각을 일치시키고자 하는 작가의 진정성을 본다.  장면 하나하나에 담긴 지극한 정성은 작가가 책 만드는 일을 정말 좋아하는 구나 느끼게 한다. 이 작품을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이유이다.

올 여름은 창문을 활짝 열고 바람을 맞으며 대기의 기운으로 충만한 잠을 청해 보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