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추리 아이들 사계절 아동문고 74
김정희 지음, 홍정선 그림 / 사계절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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뚝아, 이 책 한번 읽어 볼래?

몇 년전이었나 보다.  우리 가족들이 어딘가로 가던 길에 경찰 아저씨들이 막고 있어서, 되돌아 왔던 적이 있었지?  그 때 네가 “ 경찰 아저씨들이 왜 우리를 못 가게 해요?” 라고 물었던 걸 기억하니?  그 곳이 바로 대추리를 지나는 길목이었고,  이 책은  그 때의 대추리 에 관한 이야기란다. 너와 같은 또래의 평범한 소년 한솔이가 살던 대추리 마을은 몇 년전까지만해도 평화롭던 농촌 마을이었지.  미군부지 확장으로 마을 주민들이 모두 떠나야 했기 전까지는 말이야. 그 때부터  대추리 사람들의 고향을 지키기 위한 처절한 싸움이 시작되었단다.  그들에게  그 땅은 할아버지의 할아버지의 할아버지때부터 갯벌을 막아 일구어낸 삶의 역사가 고스란히 담긴 소중한 땅이었다는 구나.

함께 고향을 지키자고 약속했던 친구 은우네가 정부보상금을 받고 밤에 몰래 도망치듯 이사 간 후 한솔이는 더욱  외롭고 힘들어 해. 예전에 뚝이도 친구 오준이랑 영찬이가 이사갔을 때 많이 속상해하고 보고 싶어 했잖아.  하물며, 한솔이는 친구들 모두와 뿔뿔이 헤어져야 했고,  게다가 자신들의 의지와 상관없이 삶의 터전을 송두리째 빼앗겨야 했으니, 그 심정이 어떠했을까? 




한 쪽에서는 삶의 터전을 지키겠다고 몸부림치고 또, 한쪽에서는 미군이 빨리 들어와야 장사가 잘된다고,  빨리 떠나라고 시위를 하고, 함께 어울려 이웃으로 살던 사람들이 서로 등을 돌리게 되는 상황들을 네가 어떻게 받아들일까?  누구의 입장에서 옳은 지 그른지를 판단하는 눈이 바로 역사관인데, 이런 책들이 네가 바른 역사관을 갖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해. 지금 이 순간의 역사에 대해서, 또 우리가 사는 고장에 대해서 이야기해주는 책이기 때문이지. 요즘 우리 고장 평택이 대추리, 쌍용자동차등으로 부쩍 자주 뉴스에 등장하다 보니, 뚝이도 자연스레 지역 문제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 같더구나. 이런 일이 있을 때마다 네가 물어오는 질문 ‘누가 착한 편인지, 누가 나쁜 편인지’는 결국 네 스스로 판단해 가야 할 몫이고, 이런 책들이 네가 해답을 찾아가는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생각한단다.  언젠가 네가 했던  질문 - 새만금 때문에 왜 지율스님이 단식을 했는지-도 결국은 같은 문제라는 생각이 드는 구나.  모든 역사와 지역문제는 서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지.

그래서, 이 책을 읽어보길 권하면서도, 조금 염려스러운 것은 네가 이 책을 재미없다고 느끼지 않을까? 하는 점이다.  인물설정의 현실감이 다소 약하고, 너무 당위적인 이야기 전개가 재미를 반감시키는 요소이긴 하지만, 아마도 작가가 우리에게 하고 싶었던 이야기가 너무 많았던 게 아닌가 귀 기울여 보자꾸나.  작가는 누군가는 그 역사의 현장을 기억해 주기를 바랬던 것 같아. 역사의 현장을 기억하는 사람들이 있는 한 이 세상은 조금씩 더 나은 세상을 향해서 나아갈 수 있으니까.  대추분교가 무너질 때 한솔이가 무섭고 두려웠지만 결코 고개를 돌리거나 눈을 감지 않고, 똑똑히 기억해  두겠다고 한 것처럼.... 한솔이 마음 속에 나무 할아버지가 살아있는 한, 솔부엉이들이 마지막 숲을 지키고 있는 한, 언젠가는 한솔이가 다시 마음의 고향을 다시 찾을 수 있는 날이 올 꺼라고 믿어. 그 때 우리 뚝이도 한솔이에게 힘이 되어주는 그런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구나. 뚝아, 여름방학이 다 가기 전에 꼭 읽고 함께 이야기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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