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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길산 3 ㅣ 황석영 대하소설 3
황석영 지음 / 창비 / 2004년 4월
평점 :
지금껏 대하소설을 읽으면서 특별한 글은 남기지 않았다. 내용 자체도 방대하고 긴 호흡으로 이야기를 풀어내기에 쉽사리 한 권씩 읽고 적어내려가기가 쉽지 않았다. 조정래 작가의 태백산맥과 한강도 그렇게 긴 호흡으로 읽어내려갔다. 그 책들을 읽은지 아직 채 1년이 되지 않았는데도 벌써부터 등장인물들의 이름조차 생각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이번에는 무언가 다른 방식으로 책을 읽어 보아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대하소설 [장길산]은 역사적지식, 간단한 줄거리, 등장인물에 대해서 간단히 정리하려고 한다. 그리고 소설이지만 등장인물들의 옮겨다니는 곳으로 나도 한 번 따라 가보려 한다. 고등학교 때 지리 수업부터 이 쪽에는 약했는데, 이제 이 길을 따라다니면 조금 나아지려나 하는 기대도 조금 해본다. 책을 읽어 가면서 조그마한 수첩(나만의 명칭 : Miracle Note)에 이런 저런 나만의 카드작업을 해놓고 이렇게 글을 쓸 때 조금씩 참고를 한다.
이미 장길산 1,2 권은 이런 생각을 하기 전에 읽어버렸기에 추후에 정리하는 방향으로 해야겠다.
장길산3권의 내용은 전체 12권 중의 3번째인 만큼 새로운 등장인물들을 소개하는 식으로 전개된다. 그리고 왠지 이들이 나중에 다같이 구월산의 패거리로 들어가지 않나 하는 지레짐작을 해본다. 이야기는 크게 두 흐름을 타고 진행된다. 길산이 구월산에서 풍열과 삶에 대한 고민을 이야기한 후 금강산에 있는 운부대사를 찾아가는 길에서 만난 사람들과의 이야기가 하나의 흐름이고, 다른 하나의 흐름은 길산과 인연을 맺었지만 길산이 처형된 줄 알고 제 발로 안성 사당패에 들어간 묘옥이 여러 사건을 거쳐 안성에서 한양의 송파나루 근처에 터를 잡아 주막을 차리게된 배경과 그러면서 만난 인연들의 이야기이다. 이렇게 앞으로 진행될 대서사시에 인물들이 하나씩 하나씩 서로서로 인연을 맺어간다.
잠시 3권에 등장하는 인물들에 대해서 살펴보고 가보자.
<길산> 봉순과 혼인을 맺고, 운부대사를 만나기 위해 금강산으로 떠남
<봉순> 길산과 혼인은 하였으나, 홀로 사랑을 하는 아픔을 지녔다. 그녀 역시 묘옥과 길산과의 사이를 알고 있다.
<갑송> 길산과 같은 날에 도화와 함께 혼인을 맺음
<도화> 갑송 몰래 다른 남자와 통함
<묘옥> 안성 사당패에서 직접 들어가 사당노릇을 하고 이경순과 여러 사건을 거친 후, 송파나루에 주막을 연다.
<백선, 홍련> 묘옥과 함께 있던 안성 사당들
<최만상, 정학> 정학이 최만상의 처남사이이다. 정학은 힘이 장사다. 길산과 해주에서 만남
<이경순> 사당 묘옥을 진심으로 좋아하는 여주 이도장, 자기를 잘 구워서 양인이지만 여주에 힘이 있음
<유필준> 철없는 양반 아들, 안성 사당패가 유필준의 집에서 재물 강탈, 이야기의 흐름을 제공
<고달근> 안성사당패 모가비(사당패 우두머리)
<도장댁> 이경순의 아내, 이경순과 함께 도망가다 죽음.
<전생이> 이경순 아래에서 자기를 굽는 이, 총포도 잘 만듬
<황회> 사당패 모가비 (어디지?)
<복만> 솔부리 왕초
<정원태> 예전 사당패 모가비였지만 절에서 중노릇을 함
<끝춘이> 길산의 봇짐을 훔쳐감
<오공랑=말득> 끝춘의 올아비, 표창, 빠른발
이야기의 두 줄기는 길산과 묘옥이 거취를 옮기면서 만나는 사람들과의 인연을 통해 전개된다. 우리 나라 지리도 익힐 겸해서 어떻게 그들이 이동했는지 살펴보자. 나름 이렇게 보니 재미도 있다.
우선 길산의 이동경로이다.
길산은 산채가 있는 구월산에서 현재 황해도 수도인 해주를 통해 토강, 평산, 금성을 거쳐서 금강산의 관문인 단발령에 이른다. 해주 근처에서 끝춘, 말득, 최만상, 정학과 인연을 맺으면서 운부도사를 만나기 위해 금강산으로 향한다.
이번엔 묘옥의 이동경로다.
묘옥은 고달근이 모가비로 있는 안성사당패에 두 발로 걸어들어가 사당노릇을 한다. 이경순이 묘옥을 너무 끔찍히 여겨 마음을 돌리려고 안성사당패의 사당길에도 따라 다닌다. 이때 유필준이라는 양반의 아들과 시비가 붙고 이로 인해 여러 사건이 발생하여 묘옥은 붙잡히는데~, 여기서 이경순이 묘옥을 데리고 그가 살고 있는 여주로 도망을 간다. 여주에 온 묘옥은 다시 도망을 가게되는데 여주에서 남한강 지류를 따라 송파나루로 가게된다.
이렇게 길산과 묘옥은 그들의 삶에 따라 옮겨 다닌다. 지도에 도로번호도 써있는 걸 보니 이상하지만 보는 이들에게 양해를 구할 뿐이다. 이렇게 길을 따라 가다보니 자연스럽게 지도도 한 번 더 쳐다보게 되니 나름 공부가 되겠다. 그럼 여기에 박차를 가해서 지리 공부 좀 하고 가자.
우선 송파나루는 서울과 광주를 잇는 중요한 나루로 조선시대 10대 상설 시장 중의 하나였다. 1925년 을축년 대홍수와 자동차 발달로 쇠퇴하고 1960년대 말 강남지역 개발이 시작되면서 샛강이 매립되고 교량이 세워지면서 나루터의 기능이 사라졌다.
책에서 설명하는 안성에 대해서 살펴보면...
안성(安城)은 삼남의 육로가 합치는 지점에 있는 대도회요, 위로는 수원, 과천에 닿고, 아래로는 천안, 청주에 통하며 서쫌으로 해로가 뚫렸는데 아산 앞바다를 거쳐 물길이 진위, 양성, 평택, 안성에 닿으니 사통팔달이다. 동으로는 남한강 지류가 광주를 지나 여주를 거쳐 충주, 청풍,단양에 까지 닿으니 실로 삼남과 경기의 장꾼들이라면 안성을 제 집 드나들듯 하지 않는 자가 없었다. 안성의 동촌은 연일 각처에서 모인 장사치들이 물건을 사고 파는데, 한양의 거간꾼들도 들끓었다.
아직 할 말은 많은데, 글을 길어져 장길산4 에 이어서 해야겠다. 장길산이 등장하던 시대는 숙종인데 이 때의 정치,경제 상황을 살펴보면서 장길산이 활동하던 시대도 한 번 쭉 훑어보아야 겠다.
그럼 장길산4 빨리 읽어야 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