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인간 - 제155회 아쿠타가와상 수상작
무라타 사야카 지음, 김석희 옮김 / 살림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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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인간으로 아쿠타가와 문학상을 수상하며 화려하게 데뷔한 무라타 사야카편의점 인간으로 문학계에 신선한 충격을 일으켰던 이후그 이후로도 무라타 사야카는 평범의 궤를 벗어난 전개와 서사를 통해 독자적인 행보를 계속하고 있다.

 

편의점 인간이 출간되었을 당시뜨거운 화제가 되며 베스트셀러에 올랐었다그때 읽었었지만 최근에 다시 읽게 되었다그 이유는 작가의 최신작 지구별인간을 읽었기 때문이다지구별인간의 신선하고 파괴적인(?) 결말이 잊히지가 않는다그래서 전작인 편의점 인간을 읽어보고 싶어졌다.

 


 

편의점 인간은 190여 쪽 남짓한 분량이다내용도 평이해서 금방 읽을 수 있는 책이다그러나 책에 나타난 캐릭터성과 사상은 결코 평범하지 않다주인공인 후루쿠라는 소시오패스로 분류될 수 있는데그녀는 세상에서 정하는 규범과 상식에 벗어나 있다어릴 때부터 자신이 다르다는 것을 깨닫고최대한 세상에 맞추기 위해 노력하는 후루쿠라그녀가 정상에 가깝기 위해 선택한 곳은 편의점이었다편의점에서 일함으로써 비로소 세상의 정상적인 부품이 될 수 있었던 후루쿠라. 18년 째 편의점에서 알바를 하며그녀는 그런 자신의 삶에 만족한다그녀는 보통 사람들과 다름을 자각하고 있다하지만 그 다름에 대해서 특별히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나이가 들면 통과의례로 여겨지는 것들취직하고 결혼하고 출산하고 육아하는, ‘일반적인’ 삶의 단계그 일반적인 단계를 따라야 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인지를편의점 인간은 묻고 있다아울러 편의점으로 상징화되는규격화된 현대사회의 모습을 강력하게 풍자하며 독자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분명 편의점 인간을 처음 읽었을 때에는 신선하게 다가왔겠지만(그때의 기억이 흐릿하다), 지금 다시 읽으니까 적응이 됐다내용을 알고 있어서 그럴 수 있겠지만무엇보다도 지구별인간의 기억이 매우 강렬하다지구별 인간을 읽고 나서 읽으니까 이땐 작가가 독자를 많이 배려(?)했구나란 생각이 들었다맛으로 구분하자면 편의점 인간은 순한 맛지구별 인간은 마라 맛제목도 같은 인간으로 끝나는데다가 표현과 주제의식이 비슷해서 두 책을 세트로 읽어도 될 듯싶다또한 부품’, ‘톱니바퀴’, ‘공장’, ‘세계’, ‘도구’, ‘세포’ 등의 표현은 무라타 사야카의 세계를 정의하는 개념어로써 정착될 듯한 느낌이다.

 

용기 있는 자들이여기이하고 충격적인 무라타 사야카 월드에 들어오시지 않으시렵니까신선한 모험이 될 것이라 약속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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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시라하의 자기모순적인쉽게 말해서 내로남불 태도와 행동을 보면서 허탈한 웃음을 짓게 되었다여성 동지들의 분노를 불러올그의 발언을 모아봤다.

 

첫눈에 반할 정도로 마음에 드는 여자가 있으면 자기 것으로 만든다이건 옛날부터 전해오는 남녀의 전통 아닌가요?” p103

당신 같은 여자는 처녀라도 중고예요너저분한.” p110

“(당신도 밑바닥 중의 밑바닥이고이제 자궁도 노화되었을 테고성욕 처리에 쓸 만한 외모도 아니고그렇다고 해서 남자 못지않게 돈을 벌고 있는 것도 아니고그러기는커녕 정식 사원도 아닌 알바생. (인간쓰레기죠.” p126

 

2. 여동생을 포함한 가족들이 대인배라는 생각이 든다.

 

3. 편의점에서 볼 때 후루쿠루는 모범적이고 유능한 인재다그야말로 편의점에 최적화된 인재라 할 수 있다열심히 일을 했으니까 점장으로 승진할 법도 한데편의점 본부는 왜 이런 인재를 점장으로 발탁하지 않은 건가?(불편한 편의점의 사례가 생각났다.)

 

인상깊은 구절

 

나는 세계의 부품이 되어 이 아침이라는 시간 속에서 계속 회전하고 있다. p9

편의점과 마찬가지로 우리는 교체되고 있을 뿐줄곧 같은 광경이 계속되고 있는지도 모른다. p109

하지만 제 인생이 강간당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남의 인생을 똑같이 공격하면 마음이 다소 개운해지는 지도 모른다. p110

시라하의 제수 제발 참아주세요알바와 백수가 아이를 낳아서 어떻게 하려고요정말 그만두세요당신들 같은 유전자는 남기지 말아주세요그게 가장 인류를 위하는 길이에요.” p1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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