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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들 (여름 한정 에디션) - 모마 미술관 도슨트북
SUN 도슨트 지음 / 나무의마음 / 2022년 3월
평점 :
품절

저자는 미국 현지에서 미술관 도슨트로 일하고 있다.
이 책은 도슨트인 저자가 뉴욕 현대 미술관(별칭 모마 미술관)에 전시된 그림들에 대해 친절하게 알려주는 도슨트북이라 할 수 있다. 대표작품 16편을 소개하였는데, 미술관에 전시된 그림은 아니지만 연관된 다른 작품도 함께 실어 이해를 도왔다.
우리가 아는 유명한 그림,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 모네의 〈수련〉, 피카소의 〈아비뇽의 처녀들〉 등을 포함하여 근현대 미술 작품들을 두루 살펴볼 수 있다. 작가 소개에서부터 미술관이 작품을 소장하게 된 계기 혹은 동기, 그리고 작품에 대한 설명이 수록되어 있다. 이 책의 장점은 마치 미술관에서 도슨트에게 직접 해설을 듣는 것처럼 꾸며졌다는 점이다. 깔끔하고 명료한 설명이 돋보인다. 직접 작품을 봤을 때, 관람객이 가장 듣고 싶은 이야기들로 선별하여 구성했다는 느낌이 든다.
모마 미술관을 제대로 즐기는 방법, 그리고 그림을 잘 감상할 수 있는 최적의 방법을 제시한 책. 읽는 동안 모마 미술관에 실제 방문한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또한 실제로 모마 미술관에 가게 된다면, 이 책이 큰 도움이 되리라 본다.
다음은 몇몇 작품에 대한 감상들.
1. 고흐 〈별이 빛나는 밤>

이 작품이 모마에 있었구나. 고흐의 작품들 중 가장 좋아하는 그림. ‘빛’이라는 주제를 낮보다 밤에 더 잘 표현할 수 있으리라 생각(p21)한 고흐의 발상은 역시 비범하다.
2. 모네 〈수련〉

〈수련〉이 이렇게 큰 줄은 몰랐다. 큰 패널 세 개를 연결한 초대형 작품. 전시실 하나를 가득 채우는 데다 굴곡진 형태로 전시되어 있다. 모네는 〈수련〉을 전시할 때 곡선 형태의 빙 둘러진 모습으로 전시할 것을 요구했다고 한다. 과연 모네의 의도에 따라, 그림을 보고 있으면 저자의 표현대로 정원이 나를 감싸고 있는 듯한 느낌(p48)을 줄 것 같다. 그 느낌을 실제로 보고 느끼고 싶다……!!
* 〈수련〉을 볼 때 세 가지 요소를 파악할 것. 물 위의 수련, 수련 아래에 보이는 물, 그리고 물 위에 비친 하늘.
* 〈수련〉은 이건희 컬렉션(〈수련이 있는 연못〉)에서도 감상할 수 있다.
3. 피카소 〈아비뇽의 처녀들〉 : 원래 피카소는 이 그림의 제목을 〈아비뇽의 창녀들〉이라 지으려고 했다고 한다. 벌거벗은 몸을 드러낸 채, 관람객을 직시하는 여인들의 도발적인 시선. 때문에 피카소가 친구들에게 이 그림을 공개했을 때 반응이 좋지 않았다고.
또한 피카소는 〈아비뇽의 처녀들〉 초기 구상에서는 남자 둘을 포함시키려고 했다. 남자 둘을 여자 다섯이 쳐다보는 구도를 생각했으나, 결국 남자들을 빼버리고 여자들만 남겼다. 여자들의 시선을 관객으로 배치함으로써, 〈아비뇽의 처녀들〉은 더 훌륭한 작품이 되었다는 사실.
4. 샤갈 〈나와 마을〉

따스한 색감으로 구성된 몽환적 이미지들의 입체적 조합. 색채와 표현과 상징 등 여러 가지 면에서 그림을 이해할 수 있는 작품이다. 샤갈의 그림을 보니, ‘색채의 마술사’, ‘색을 시처럼 쓰는 화가’, ‘색으로 따뜻한 이야기를 쓰는 동화작가’라는 명칭이 잘 어울린다고 생각한다.
5. 달리 〈기억의 지속〉

자그마한 크기의 액자에 담긴, 거대하고 웅장한 초현실의 세계. ‘흘러내리는 시계’를 통해 표현한, 시간의 무한한 속성이 놀랍다.
6. 마크 로스코 〈넘버5 / 넘버22〉

색들의 경계선에서 이뤄지는 오묘한 조화. 실제 감상에서 느껴보고 싶다.
7. 앤디 워홀 〈캠벨 수프 캔〉

언뜻 보면 똑같은 캔이지만 자세히 보면 조금씩 다른 32점의 캠벨 수프 캔. 무슨 맛인지 열심히 들여다볼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