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협찬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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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신의 시대, 믿음직한 저널리즘을 꿈꾸다
- <bkjn 매거진 30호: 사법 불신의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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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먼저, 단점부터 말하자면 이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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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kjn 매거진>은 때때로 ‘너무 신중하다’. 저자는 자신의 의견을 숨기지 않으면서도 어느 한쪽으로 기울지 않으려 애쓴다. 그런데 그 균형이 너무 잘 맞는 탓에, 독자가 강한 감정을 느끼고 반응하게 되는 순간이 오히려 줄어드는 경향이 있다. 특히 정치와 사법이라는 뜨거운 주제를 다루면서도 극단없이 ‘중간‘을 지키는 일은 양날의 검처럼 다가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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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 태도가 ’신뢰‘를 만든다고 느꼈다.
중립을 가장한 무관심이 아닌, 중립을 지키기 위해 기울인 노력이 페이지마다 스며 있다. “이건 저널리즘이다”라고 말하는 듯한 단단한 태도. 요즘 같은 믿을 수 없는 시대, 어쩌면 우리가 가장 절실하게 원하는 미디어의 모습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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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30호: 사법 불신의 시대>는 제목 그대로 현재 한국 사회가 처한 신뢰의 위기를 중심에 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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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재판소와 검찰, 사법부를 둘러싼 불신은 이제 상수가 되었고, 그 균열은 정치, 사회, 개인의 신념 위까지 번졌다. 특히 ‘책 표지를 보며 생각한 것’이라는 짧은 에세이는 표면적인 정치 논쟁을 넘어 우리 사회가 왜 자꾸 양분의 길을 걷는지 사유하게 한다. 정당에 따라 나뉘는 국가, 거듭되는 탄핵, 뉴스가 아니라 감정으로 싸우는 시민들. 익숙하지만 결코 무뎌지지 않아야 할 풍경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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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이슈에서 출발해 국제 정치로 이어지는 흐름도 자연스럽다. 트럼프의 복귀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의 미국 외교 정책, 먼로주의의 부활. 그 안에는 “이게 우리와 무슨 상관이지?”라는 독자의 물음까지 고려한, 간결한 역사와 개념 설명이 담겨 있다. 국제 정서에 문외한인 독자라도 자연스럽게 맥락을 따라갈 수 있도록 구성된 점은 이 ‘잡지’가 가진 가장 큰 미덕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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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불확실한 시대에 믿을 만한 언어를 찾으려는 사람들’을 위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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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린트라는, 이제 낡는 것만 남은 매체를 택해 디지털 시대에 저항하려는 태도도 인상적이다. <bkjn 매거진>이 ‘뉴 올드 미디어’를 자처하는 이유는 단순히 멋이나 감성 때문이 아니다. 정보의 속도가 아닌 해석의 깊이로 승부하겠다는 선언이다. 이 줏대, 이 낭만. 어떻게 거부하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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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마지막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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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매거진을 읽으며 나는 ‘품위 있는 위기 대응’이라는 말을 떠올렸다. 세계가, 사회가, 내가 어디에 있고 어디로 가는지 알 수 없는 이 시대에ー불신을 감지하고 그것을 선명하게 해석하면서도 희망의 언어를 놓지 않으려는 어떤 품위. <bkjn 매거진>은 그걸 보여주는 드문 잡지다. 비판은 하되, 포기하지는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