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레는 오브제 》 Romancing Objects:사물의 이면에는 저마다의 사연과 궁리가 있다○●저자: 이재경○●출판사: 갈매나무□■《설레는 오브제》는 번역가인 저자가 번역 텍스트에서 만난 끌림이 있는 사물들에 담긴 사연과 자신의 생각을 기록한 책이다. 수집이라도 하면 소유를 의미하지만 저자는 사물의 물성 대신 감성을 수집한다. 저자의 아주 사적인 취향으로 수집한 30개의 사물들의 문화적.언어적 배경을 이야기하고 동시에 사물과 인문학적으로 연결한다. 사물 하나하나에 담겨있는 풍성한 이야기들이 흥미롭고 재미있다. 특히나 저자의 사물에 대한 통찰력이 돋보인다. 일상을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게 해주는 특별함이 묻어나는 책이다.◇컴퍼스 로즈에는 지구의 바람들이 담겨 있다.목적지까지 데려다줄 바람.거기까지 무사히 가고자 하는 바람.바람마다 방향이 있다.무한한 방향들이 모여 땅의 장미와 하늘의 별을 만들었다.◇메리제인 슈즈는 이중적이다.아동의 외출복과 노동계급의 유니폼이 맞물려 있다.정신해방을 말하면서 계급의식은 버리지 못했던19세 '순수의 시대'가 느껴진다.아이의 귀여움이 여성성으로 확대됐다.훈련된 순수함도 여성에게 귀속됐다.그래서인지 메리제인 슈즈에는자유분방과 내숭이 공존한다.천방지축과 다소곳함이 함께한다.어쩌면 그런 이중성이 메리제인 슈즈가 인기 있는 이유인지도 모른다.◇차통에는 차나무를 키우고 찻잎을 말린 하늘과 바람과 흙과 땀이 담겨 있다.특히 시간이 향미로 변해 담겨 있다.차가 다 떨어진 후에도 통에 차향이 남는다.시간이 사람을 조금 더 기다려준다.거기 담았던 것이 시간이라서 그럴까.차통은 원래의 용도를 다한 후에도녹을 훈장처럼 달고 추억과 앞날을 모아두는 용도로 쓰인다.담아둘 수 없는 것들을 담아두려는인간의 노력 가운데 차통은 꽤 성공한 케이스다.◇드림캐처는 꿈을 거른다.드림캐처를 만들어 창에 거는 것은 무의식에서 일어나는 기억의 선별 작업이 성공적이기를 바라는 일종의 의식이다.오늘 밤 내 속에서 마법의 호르몬이 슬픔을 많이 녹여주기를.두고두고 위로가 될 순간들은 무사히 잡아주기를.어쩌면 우리는 꿈에서 깨는 것이 아니라매일 다른 사람으로 일어나는 것이다.매일 조금씩 다른 사람으로.그래서 매일 조금씩 다른 세상을 보고,매일 조금씩 다른 꿈을 만든다.♡출판사로부터 도서지원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