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날의 식탁 - 어쩌면 조금 지쳐 있을 당신에게 전하는 소박하고 아름다운 사계절 식탁 일기
한솔 지음 / 티라미수 더북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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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날의 식탁》
어쩌면 조금 지쳐 있을 당신에게 전하는
소박하고 아름다운 사계절 식탁 일기
□■저자:한솔
□■출판사:티라미수더북


☆푸드스타일리스트로 활동하던 저자는 도시 생활의 허기를 달래기 위해 충북에 있는 작은 시골 마을 오생리로 귀농한다.


《보통날의 식탁》은 귀농 생활에서 만나는 사계절을 사진과 글 그리고 간소한 레시피로 담아낸 에세이이다.


편리하고 풍요로운 도시 생활에서 문득 느끼던 불안과 헛헛함에 지쳤던 저자는 그곳에서 흙을 만지며, 계절마다 돋아나는 행복을 거둬 자신과 소중한 사람들을 위한 식탁을 차린다. 정갈하면서 자연의 싱그러움으로 풍성한 식탁을 통해 계절의 향기와 맛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잔잔한 감성으로 평온과 힐링을 안겨주는 포근한 책이다. 계절을 느끼고 싶다면, 계절을 맛보고 싶다면 사계절이 눈부시게 펼쳐지는 이 책을 추천한다.


<책 속 문장들>
☆ 맛있다.생각보다 훨씬 더.걱정이 무색하게 미소가 절로 나오는 깊고 진한 봄맛이었다. 달콤 짭짤한 된장 맛에 더해진 머위의 씁쓰름 함이 자꾸만 입맛을 돋운다. 여느 제철 푸성귀처럼 산뜻한 맛도 아니고 고운 빛깔도 아니지만, 분명 봄의 맛이었다. 곁들인 냉이 튀김도 한 입 먹는다. 바삭, 즐거운 소리가 들리고 싱그러운 봄 향기가 따라왔다. 소박한 밥상이지만 맛의 빈틈이 없다.



☆ 계절은 시각만이 아니라 후각으로도 찾아온다. 이때쯤이 되면 어쩐지 완두콩 찌는 향부터 떠오른다. 갓 딴 완두의 깍지를 까면 잘 영근 완두가 알알이 박혀 있다. 반질거리는 완두콩 형제들이 옹기종기 모여 풋내 스민 연둣빛을 뽐낸다. 봄이라기엔 짙고 여름이라기엔 연한, 딱 그 사이의 색이다.



☆ 오늘처럼 길이 보이지 않아 답답할 때, 내가 초라하고 작게만 느껴질 때, 이 사과 구이를 기억하고 싶다. 하나하나 정성 들이면서 '괜찮아, 괜찮아' 다독였던 시간을 떠올리고 싶다. 지금 당장 열매가 보이지 않아도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면서 묵묵히 한 걸음씩 걸어가면 그걸로 충분하다. 나무처럼 하루하루 꾸준히 살아내다 보면 언젠가 환하게 꽃피는 날이 오리라고 믿으면서.



☆ 따스한 뱅쇼가 담긴 컵을 꼭 붙잡고 마당 데크로 나갔다. 얼마나 조용한지 뱅쇼를 마시는 그 소리가 공간을 울린다. 조용히 컵을 내리고 번지는 향을 음미하며 눈 내리는 소리에 귀를 기울인다.정적 사이로 눈 알갱이가 내려앉는 소리가 선명하게 들린다. 다가오는 새해에는 눈 소리처럼 작은 것에도 귀 기울일 수 있는 사람이 되었으면, 여러 향을 품은 뱅쇼처럼 따스한 사람이 되었으면.....




♡출판사로부터 도서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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