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애 단 한 번 - 때론 아프게, 때론 불꽃같이
장영희 지음 / 샘터사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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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애 단 한 번》
□■저자: 장영희
□■출판사: 샘터

◇뭔가 유별나거나 기이하기까지 하지 않으면 주목을 받지 못하는 세상에서 글쓴이의 반듯함과 착함이 나에게는 더 믿음이 간다. 핸디캡을 숨기려고도, 그렇다고 드러내려고도 하지 않는 성숙함에서 오래된 문학의 향취가 배어난다. 기까이에서 보면 자투리 조각천이지만 만드는 사람의 정성과 안목에 따라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조각보가 되듯이.... 따뜻한 난롯가에서 이런 글을 읽는다면 더없이 마음이 훈훈해지리라.
<박완서 소설가>


☆ 저자는 서강대 영문과 교수이자 번역가, 칼럼니스트로 왕성한 활동을 했다. <문학의 숲을 거닐다>, <생일>, <축복>의 인기로 '문학 전도사'라는 별칭을 얻었으며, 한국문학번역상과 올해의 문장상을 수상했다.
암투병을 하면서도 희망과 용기를 주는 글들을 독자에게 전하던 그는 <살아온 기적 살아갈 기적>을 남기고 2009년 57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내 생애 단 한 번>은 저자의 삶과 생각들을 섬세하게 풀어놓은 에세이집이다. 어릴적 소아마비를 앓은 후 목발에 의지해 살아왔지만 감사안에서 삶의 가치와 희망을 찾고 당당하게 살아가는 저자의 삶이 아름답다.
평범한 일상과 제자들과의 에피소드 안에 담겨진 작가의 밝고 순수한 생각의 글들이 독자로 하여금 울고 웃게 만든다. 가진것에 감사하는 마음, 조금 부족함이 더 가치를 지닐수 있다는 깨달음을 얻게 된다. 읽으면 읽을수록 좋은 책... 빛이 나는 책이다.


☆책 속의 문장들

♡짝사랑이야말로 성숙의 첩경이고 사랑 연습의 으뜸이다. 학문의 길도 어쩌면 외롭고 고달픈 짝사랑의 길이다. 안타깝게 두드리며 파헤쳐도 대답 없는 벽 앞에서 끝없는 좌절감을 느끼지만, 그리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나아가는 자만이 마침내 그 벽을 허물고 좀 더 넓은 세계로 나갈 수 있는 승리자가 된다. 그러므로 젊은이들이여, 당당하고 열정적으로 짝사랑하라. 사람을 사랑하고, 신을 사랑하고, 학문을 사랑하고, 진리를 사랑하고, 저 푸른 나무 저 높은 하늘을 사랑하고, 그대들이 몸담고 있는 일상을 열렬히 사랑하라.
<아프게 짝사랑하라>중에서


♡나는 생각한다.바로 지금 이 순간이 축복받은 시간이고, 천국은 다름 아닌 바로 여기라고...
<천국 유감>


♡'사랑하다'와'살다'라는 동사는 어원을 좇아 올라가면 결국 같은 말에서 유래한다고 한다. 영어에서도
'살다 live'와 '사랑하다 love'는 철자 하나 차이일 뿐이다. 살아가는 일은 어쩌면 사랑하는 일의 연속인지도 모른다. 신을 사랑하고, 인간을 사랑하고, 나라를 사랑하고, 장미, 괴테, 모차르트, 커피를 사랑하고....우리들은 사랑하기 때문에 끝없이 아파하고 눈물 흘리기 일쑤지만, 살아가는 일에서 사랑하는 일을 뺀다면 삶은 허망한 그림자 쇼에 불과할 것이다.
<사랑합니다>중에서


♡ 어쩌면 우리 삶 자체가 시험인지 모른다.우리 모두 삶이라는 시험지를 앞에 두고 정답을 찾으려고 애쓴다. 그것은 용기의 시험이고, 인내와 사랑의 시험이다. 그리고 어떻게 시험을 보고 얼마만큼의 성적을 내는가는 우리들의 몫이다.
<실패 없는 시험>중에서


♡진정한 아름다움이란 무엇일까? 어쩌면 하느님의 필적은 우리 육체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 잉크로 쓰여서, 영혼의 아름다움을 찾는 이만 읽을 수 있는지도 모른다.
<하느님의 필적>

♡ 그 눈, 그 슬픈 눈을 나는 잊지 못한다. 그에게는 그녀를 사랑하는 것이 허락되지 않았다. 그가 인간이 아닌 커다랗고 흉측한 고릴라였기 때문에.. 그때 나는 전율처럼 깨달았다. 이 사회에서는 내가 바로 그 킹콩이라는 걸. 사람들은 단지 내가 그들과 다르게 생겼다는 이유만으로 나를 미워하고 짓밟고 죽이려고 한다. 기괴하고 흉측한 킹콩이 어떻게 박사 과정에 들어갈 수 있겠는가? 나 역시 내 운명을 잘 알고 있었다. 사회로부터 추방당하여 아무런 할 일 없이 남은 생을 보내야 하는 삶, 그것은 사형 선고와 다름없었다. 킹콩이 고통스럽게 마지막 숨을 몰아쉴 때쯤 나는 결정을 내렸다. 나는 살고 싶었다. 그래서 편견과 차별에 의해 죽어야 하는 괴물이 아닌 인간으로 존재할 수 있는 곳으로 가기로 결심했다.
<킹콩의 눈>



♡<샘터>출판사로부터 도서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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