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은 탈영병 신세라 결혼은 꿈도 꿀수 없었다. 오장육부의 생명력을 되찾고 젊음을 연장해 "소음인 여자와 사랑"하는 것. 그것이 어르신의 꿈이었다. 소음인 여자만 자신을 사랑해준다면 살면서 겪은 모든 핍박과 괄시를 다 보상받을 수 있을 것 같다 하셨다. "왜 하필 소음인 여자예요?" 우리가 묻자 어른은 말씀하셨다. "얌전한 고양이, 그게 바로 소음인 여자다. 면서 나인지 승미인지 허공인지 모를 곳을 이러구, 이러구 쳐다보셨다. p. 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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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들의 이야기는 언제까지 슬퍼야만 하나. 모든 여자는 일생 동안 상처와 고통을 압축기로 꾹꾹 누르고 그 위에서 산다. 그러다 어느날 누르는 힘이 부족해지면 압축기는 터진다. 꾹꾹 눌러왔던 아픔과 슬픔은 누르기 위해 애쓴 만큼 거대한 질량으로 돌아와 생을 덮친다. 덮친 후 결말은 다 다르지만 하여간 비극이다. 근데 그거 말고 뭐가 있겠어. 단언하건데 지구 역사상 눈물 밖의 생을 산 여자는 없다. 그건 거짓말이거나, 여자가 아니라 사실은 남자이거나다. 젠더란 그런 거다. 어서 이 역사가 끝나기만을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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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한테는 고시 공부중이라고 거짓말을 했지만 사실 아무것도 안 해요. 청년이 말했다. 나는 그래도 된다고 말해주고 싶었다. 가만히 있는 것도 힘든 거라고. p.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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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력에 대한 남성 사회의 관심사는 피해자의 고통과 인권 침해, 심각성 등 피해자에 관한 것이 아니라 그 사건이 남성 사 회에 얼마나 타격을 주는가이다. p.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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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새로워지는 저이에게 익숙해질 수가 없었단다. 저녁에 집에 돌아올 때면 새 사람이 되어 있었지. 아침에 일을 하러 갈 때도 아주 새 사람이 되어 있었어. 오늘은 차에 치이지 않을 거라고나는 매일 아침 속으로 생각했단다. 저이를 마음속 깊이 외우고, 내 손가락이 저이의 몸에 있는 작은 주름 하나하나까지 모두 기억하고 있었지만, 그때도 저이는 새로웠어. 나보다 나이가 많았지. 이미 하나의 삶을 살았던 그였지만 그래도 여전히 새로웠던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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